벤츠, 전기차 EQS 23%·최대 4200만원 할인
수입차 수요 감소에 순위 경쟁 점화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수입차 판매량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를 필두로 공격적인 가격 할인이 이뤄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벤츠는 연말을 맞아 20%가 넘는 할인율로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 준대형 전기 세단인 EQS 450+는 기존 가격인 1억6390만원에서 23% 할인한 1억2590만원에 판매한다. EQS 450 4MATIC은 22% 할인한 1억4800만원이다.
벤츠 럭셔리 전기세단 '더 뉴 EQS. [사진=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
할인폭은 EQS 450+가 3800만원, EQS 450 4MATIC이 4200만원으로 웬만한 중형차 가격에 달한다.
올해 수입자동차 모델 중 가장 많이 판매된 E클래스도 공격적으로 할인 중이다. 벤츠는 8600만원대의 E클래스를 16% 할인한 7240만원에 판매한다. E450 4MATIC의 경우 1억1570만원에서 15% 할인해 9834만원에 판매 중이다.
올해 10월까지 수입차 판매 1위에 올라있는 BMW는 320i 모델을 1000만원 정도 할인하고 있으며 1시리즈는 25% 이상 할인하기도 한다. 아우디도 주력 모델인 A6를 20% 이상 할인하고 있다.
이러한 공격적인 할인은 올해 수입차 판매가 전반적으로 이전보다 부진하기 때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수입차 판매량은 10월까지 21만9071대로 전년 동기 대비 2.9% 줄었다.
지난해 1위를 차지한 벤츠가 6만988대, BMW가 6만2514대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4%, 3.1% 줄었다. 수입차 3위인 아우디의 경우 10월까지 1만5258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7% 판매량이 감소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의 수입 승용차 점유율도 하락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수입 승용차는 22만6602대다.
올해 10월까지 판매된 신규 승용차는 125만8089대로 수입 승용차의 비율은 18%다. 지난해 최종 20.1%로 20%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하지만 올해 두 달이 남은 시점에서 20% 점유율 돌파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금리의 영향과 제네시스 등 국내 고급차 브랜드의 선전의 영향으로 수입차 수요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끝나면서 이제 수입차 브랜드도 제품 자체의 가격 경쟁력과 상품성으로 승부해야 한다"며 "연말에 가격 할인으로 돌파구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공격적인 가격 할인이 결국 수입차의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입차가 연말 연시에 할인을 하면 그 브랜드는 결국 그 가격에 판매되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강해진다"며 "가격 할인 전략이 결국 수입차 브랜드의 제 살 깎아 먹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벤츠의 경우 지난해까지 BMW에 뒤처지다 연말에 대대적인 할인으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올해도 연말 대량 할인에 나서고 있다"며 "순위 경쟁에 대대적인 할인으로 생태계가 파괴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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