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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2024-미국] 바이든·트럼프 리턴매치 예상...고령·트럼피즘 변수

기사입력 : 2024년01월04일 09:30

최종수정 : 2024년01월04일 09:43

2024년 올해는 '글로벌 선택 2024'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전 세계 40개가 넘는 국가에서 대선 및 총선이 치러진다. 현직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전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리턴 매치가 예상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대만, 러시아, 인도, 이란,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선거가 예정돼 있다. 결과에 따라 글로벌 정치 지형이 재편되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글로벌 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에서는 그중에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미국 대선, 대만 총통 선거, 러시아 대선, 인도 총선에 대한 시리즈 기사를 연재한다.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4년마다 치러지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매번 국제사회에서 최대 관심사가 된다. 초강대국 미국의 권력 지형 변화는 지구촌의 정치는 물론 경제, 외교, 안보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해는 재임시 '미국 우선주의'와 포퓰리즘을 내세워 숱한 논란을 일으켰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 재입성에 도전하고 있다. 그의 권좌 복귀가 유력하다는 관측도 많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앞으로 11개월간 뜨겁게 펼쳐질 2024 미국 대선의 대장정을 촉각을 곤두세우며 지켜보게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좌)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막 오르는 경선 레이스...민주 바이든 vs 공화 트럼프

올해 미국 대선은 11월 5일 치러진다. 백악관의 주인을 판가름할 미 대선의 공식 레이스는 1월 초에 열리는 당내 경선 대회부터 막이 오른다.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은 각 주별로 당원들만 참여하는 코커스(당원대회) 또는 일반 유권자도 참여할 수 있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통해 결정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속된 공화당은 오는 15일 아이오와주 코커스로 시작으로 경선 일정에 들어간다. 이어서 23일에는 뉴햄프셔주에서 프라이머리가 열린다.

민주당은 2월 3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를 통해 공식적인 당내 경선 절차를 시작한다.

미국 대선 경선 레이스의 1차 분수령은 3월 5일이 될 전망이다. 선거인단이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와 텍사스주 등 15개 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진행되기 때문에 통상 '슈퍼 화요일'이라고 불린다.

슈퍼 화요일에서 승기를 잡은 후보는 대세론을 앞세워 이후 치러지는 경선도 손쉽게 치를 수 있다.

이후 공화당은 7월에, 민주당은 8월에 각각 전당대회를 열어 대선 후보를 최종 확정하게 된다.

현재 미국 내 관심은 공화당 경선에 쏠려있다. 민주당의 경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자진 사퇴하지 않는 이상 경선이 무의미하다는 평가다.

바이든은 현직 대통령이라는 프리미엄 덕분에 조직과 자금 면에서 타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게다가 민주당에선 경선 과정에서 파란을 일으킬 다크호스와 같은 인물도 찾아 보기 힘들다는 것이 중론이다.

공화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독주를 이어갈지, 아니면 대항마로부터 제동이 걸릴 지가 관전 포인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층 50~60%의 지지를 받으면서 대세론을 굳혀왔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2일 그동안 신중했던 공화당의 상원 의원들조차 속속 트럼프 지지 대열에 합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방 상원의 공화당 의원 49명 중에서 18명(약 37%)의 지지를 이미 확보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측은 코커스 방식으로 열리는 첫 경선지인 아이오와주에서부터 압승을 거둔 뒤 여세를 몰아 3월 5일 슈퍼 화요일에서 사실상 경선 레이스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구상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런 시나리오대로라면 민주당과 공화당에선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일찌감치 대선 후보로 확정되고 11월 대선을 겨냥한 치열한 선거전이 조기에 불붙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헤일리 돌풍과 제3 후보, 대선판을 흔들까

현재 미국 대선 레이스의 최대 변수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다. 헤일리 전 대사는 공화당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협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로 손꼽힌다. 

당초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식 극단주의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세력들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대항마로 밀었다. 지난해 중반까지의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드샌티스 주지사는 공화당에서 트럼프를 추격할 수 있는 유일한 2위 후보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하지만 디샌티스 주지사는 트럼프와 확실한 차별성도, 대안도 제시하지 못했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진행된 공화당 후보 TV토론에서도 디샌티스는 유권자들에게 눈도장을 찍는데 실패했다.

디샌티스 주지사에 대한 실망감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진 것과 대조적으로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율은 지난해 10월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공화당 TV 경선후보 토론때마다 미국 매체들부터 '승자'로 선정될 만큼 주목을 받았다. 그는 공화당의 전통 보수 가치를 확고히 강조하면서도 트럼프식 일방적인 외교 정책과 독선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사진=로이터 뉴스핌] 

더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물론 바이든 대통령까지 공략할 수 있는 '새대교체' 이슈를 선점한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공화당 내 '킹 메이커' 또는 '큰 손'으로 불리는 억만장자 코크 형제는 지난해 11월 차기 대선 후보로 헤일리 전 대사를 지원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들이 이끄는 정치후원단체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AFP)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는 할 수 없는 핵심적인 온건 무당파 유권자들의 지지를 헤일리는 이끌어낼 것"이라며 지지 이유를 밝혔다.

성명은 또 헤일리가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기고, 나아가 대선에서도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에 승리할 수 있는 후보라면서 막대한 자금과 광범위한 풀뿌리 운동 네트워크를 쏟아 붓겠다고 공언했다.

헤일리 전 대사 측은 중도 성향이 두드러지고, 일반 유권자도 참여할 수 있는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를 계기로 트럼프 전 대통령 추격에 시동을 걸겠다는 선거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18~19일 앤셀렘 칼리지 서베이 센터가 뉴햄프셔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헤일리 전 대사는 3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44%의 지지율을 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차이를 14%포인트(p)까지 좁히며 맹추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9월 조사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45%)과 헤일리 전 대사(15%)의 지지율 격차는 30%p였다.

헤일리 전 대사는 뉴햄프셔주 선전의 여세를 몰아 다음달 24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프라이머리에서 '트럼프 대세론'을 흔들리며 경선판을 뒤집겠다는 구상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인도계 이민자 부모 밑에서 태어난 헤일리 전 대사의 고향이고, 그가 여성 최초 주지사로 선출됐던 곳이기도 하다.

◆ 헤일리 부상=케네디 주니어 대안론

한편 헤일리 전 대사의 의도대로 트럼프 독주 구도가 깨질 경우 바이든 대통령도 후폭풍에 휘말리게 될 전망이다.

51세의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해 대선 출마를 발표하면서 "75세 이상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정신 감정을 실시해야 한다"며 세대교체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지난달 '새로운 세대'라는 제목의 선거 캠페인 영상을 통해서도 "바이든은 너무 늙었다"면서 "새로운 세대와 새로운 보수 대통령이 등장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고하게 버틸 수 있는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로선 민주당 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서 낙승할 수 있는 대안 카드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나마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를 꺽은 바 있고, 올해도 양자 대결 구도로 갈 경우 접전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공화당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닌 헤일리 전 대사와 같은 새로운 후보 등장할 경우 민주당에서도 후보 교체 여론이 비등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주목을 받는 인물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다. 민주당의 명문가 케네디 집안 출신인 그는 당내 경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도전장조차 내밀 수 없다고 판단, 무소속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퀴피니엑 대학이 지난 달 14~1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그는 바이든 대통령,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3자 대결에서도 22%라는 지지율을 기록해 주목을 받았다.  

이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각각 38%와 36%였다.

케네디 후보는 특히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층인 40대 이하의 젊은 유권자로부터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내 대세론이 흔들릴 경우 대안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한편 초당파 중도 성향 정치단체인 '노레이블스'도 극심한 양당 구도 폐해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대선에 독자 후보를 내겠다고 공언해왔다.

지난해 11월 USA투데이의 설문조사에선 전체 유권자 26%가 노레이블스의 초당파 후보를 지지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노레이블스의 대선 후보로는 '민주당 내 야당'으로 불리며 올해 상원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조 맨친 의원과 공화당 소속이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섰던 래리 호건 전 매릴랜드 주지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펜실바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서울=로이터 뉴스핌]

◆ 바이든, 고령·건강 리스크 떨쳐내야

큰 이변이 없다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다시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워싱턴 정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격돌이 성사되면 미국에선 지난 1956년 이후 68년만에 전·현직 대통령 사이의 대결이 된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의 여론조사에선 호각을 이뤘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향세를 보이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위를 보이는 조사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17일 폭스뉴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 50%를 기록, 바이든 대통령(46%)에 4%p 앞섰다고 보도했다. 

12월 6~10일 실시된 라스무센 리포트 여론조사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48%)과 바이든 대통령(38%)의 격차는 무려 10%p나 됐다.  

지난 달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전국적으로 실시된 497개 여론 조사의 평균을 집계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의 평균 지지율은 41.8%로, 트럼프 전 대통령(43.7%)보다 1.9%p 뒤떨어져 있다.  

최근 갤럽 등의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40%를 넘기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추수감사절 전날 백악관에서 핵심 참모들에게 "여론조사 수치가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낮다"며 불만을 터뜨렸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나 측근들은 현재의 여론조사가 "잘못됐다"거나 "본격 선거전에 들어가면 달라질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이런 주장을 할만한 근거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 집권 이후 실업률이 안정되고 해외 기업의 투자도 늘어난 성과가 있었지만, 장기간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로 인해 민주당 핵심 지지층인 젊은이들과 흑인 등 유색인종 그룹이 직접 피해를 입었고 이는 지지율 정체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최근엔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초기에 대규모 군사작전을 지지하면서 젊은층과 이슬람교 유권자들이 등을 돌리면서 지지율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더구나 민주당 지지층들조차도 올해 82세로 이미 최고령 대통령인 바이든이 대선에 다시 도전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CNN 방송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성향의 유권자 67%는 바이든이 아닌 다른 인물이 민주당 후보가 나서는 것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바이든 선거 캠프는 올해 경선 과정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양자대결 구도가 확정되면 지지율이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등을 돌렸던 지지층과 중도 성향의 무당층도 결국 극단적인 '트럼피즘 정책'에 반발해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로 복귀하게 될 것이란 기대다. 

그럼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최대 약점인 건강과 고령 리스크를 스스로 떨쳐내기 어렵기 때문에 올해 선거 운동 과정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사법리스크 최대 약점...트럼피즘 부활도 변수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대 약점은 사법 리스크다. 그는 이미 내란 선동과 대선 결과 조작 혐의를 비롯해 91개 혐의로 기소돼 4개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한창 선거 유세에 나설 시기에 재판에 불러다녀야 할 처지다. 

지난달 말 콜로라도주 대법원에 이어 메인주 정부는 트럼프가 1·6 의회 폭동에 연루된 점이 인정된다면서 대통령 후보로서 자격이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보수파가 우세한 연방 대법원에 즉각 항소 뜻을 밝혔다. 그러나 현재 이와 유사한 소송이나 판결이 캘리포니아주 등 여러 곳에서 대기 중이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는 점차 불거질 전망이다. 

헤일리 전 대사나 디샌티스 주지사 등 공화당의 경선 후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로 투옥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자신들이 대선에 승리해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사면해줄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사법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을 지렛대 삼아 트럼프 지지층을 흡수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취임할 경우 바이든 정부의 모든 정책을 뒤집고 더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를 부활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는 최근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백악관에 다시 들어가는 첫 날, 이민자들에게 국경을 개방하는 등 바이든 정부의 모든 정책을 끝낼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독재자가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밖에 재집권시 이전 정부 인사들에 대한 보복도 다짐하고 있다. 

이런 극단주의 행보는 지지층 결집 효과는 있지만 대선 승패의 승부처가 될 무당파 중도층 유권자들에겐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지적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재집권시 모든 수입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매기는 한편 해외 주둔 미군 철수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탈퇴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국제사회도 긴장시키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올해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은 트럼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kckim1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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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재점화 '위약금 면제' 논의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SK텔레콤(SKT) 해킹 사고로 유출된 정보가 당초 예상보다 더 많았던 것으로 밝혀지자, 유심 해킹 피해 고객 위약금 면제 논의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SKT 유심 해킹 사고 민·관 합동 조사단(민관합동조사단)'의 2차 조사 결과 브리핑에 따르면, 조사단은 SKT 서버에서 총 25종의 악성코드와 23대의 감염 서버를 추가로 확인했다. 조사단은 이번 사고로 약 2695만건 이상의 유심 정보(전화번호, 국제 이동 가입자 식별번호인 IMSI 등 약 9.82GB 규모) 유출을 확인했다.  조사단은 리눅스 서버 3만여대를 포함한 전체 서버로 점검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조사단은 일부 서버에서 개인정보(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이메일 등)와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 약 29만건이 포함된 파일을 발견해, 해당 정보의 유출 여부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한다. 류정환 SKT 네트워크인프라센터장이 19일 데일리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정승원 기자] SKT를 이용하며 '2년 약정' 계약을 맺은 고객 김모(35)씨는 이날 통신사 변경 상담을 신청했다. 김씨는 "유심 정보 해킹 피해를 당한 피해자의 입장이지만, 약정 기간이 약 1년 3개월 남았다는 이유로 10만원을 내야 한다고 통보받았다"며 "SKT가 고객 신뢰를 회복하려면, 고객의 위약금 지불 부담부터 덜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비슷한 처지의 박모(27)씨도 약정(2년 약정) 만료를 약 1년 앞두고, 위약금 8만원을 안내받은 상황이다. 박씨는 "일 때문에 바빠서 전화 상담을 받았는데, 자세한 위약금 도출 과정은 물어보지 못했다"며 "해킹 피해로 금융 범죄 피해는 당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위약금 부담에 통신사 변경도 마음대로 하지 못해 억울하다"고 말했다.  SKT는 전날 이 같은 고객 의견을 이사회에 전달하기 위해 SKT 고객신뢰위원회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고객신뢰위원회는 최근 해킹 사고로 손상된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장기적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출범한 외부 전문가 중심의 독립 기구다.  홍승태 SKT고객가치혁신실장은 "위약금 면제와 관련해 고객의 생각을 정리해 회사에 전달하는 등 고객 시각을 반영하는 역할을 위원회가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SKT 측은 위원회가 직접 위약금 면제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 위약금 면제의 쟁점은 'SKT 귀책사유'…정부·법조계도 주목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LTE·5G 이동전화 서비스 등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한 SKT 이용약관 제 43조(위약금 면제)에 따르면 '회사의 귀책 사유로 (고객이) 계약을 해지할 경우'가 위약금 면제 조건으로 명시돼 있다. [사진=SKT 약관 캡처] 2025.05.19 yek105@newspim.com 위약금 면제 여부를 결정할 핵심 기준은 'SKT의 귀책사유 여부'가 될 전망이다. LTE·5G 이동전화 서비스 등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한 SKT 이용약관 제 43조(위약금 면제)에 따르면 '회사의 귀책사유로 (고객이) 계약을 해지할 경우'가 위약금 면제 조건으로 명시돼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조항이 현실화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약관에서 말하는 귀책 사유란 계약상 급부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경우를 의미한다"며 "SKT는 통화나 데이터 등 통신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제공한 만큼, 이번 사건이 위약금 면제 조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관합동조사단은 현재 회사의 귀책사유를 가리는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조사단은 현재 유심 해킹 사고의 원인 및 경위, 피해 규모, 사내 보안 관리 실태, 사고 대응 과정의 적정성 등을 조사 중이다.  정부는 최종 조사 결과에 따라 위약금 면제 등 책임의 경중을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월례 브리핑에서 "4개 법무법인에 의뢰한 검토 결과를 받아봤지만 아직은 명확하게 답하기 어렵다"며 "결국은 조사단의 결과를 보고 나서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법인은 SKT의 ▲고의 또는 과실 여부 ▲정보보호 기술 수준 ▲보안조치의 적정성 등을 기준으로 귀책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 정부는 이 같은 기준과 조사단 결과를 고려해, 행정 행위 수준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 "6개월 내 분쟁조정 결과 나올 것"…소비자 집단행동은 '속도'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SKT 유심 정보 유출 사태 한국소비자원 집단분쟁조정신청서 [사진=이철우 변호사] 2025.05.19 yek105@newspim.com 정부 조사가 길어지는 사이, 일부 고객은 집단으로 행동에 나서고 있다. SKT 이용 고객 59명은 지난 9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통신사 이동 시 위약금 면제 및 1인당 30만원 배상을 골자로 하는 집단 분쟁 조정을 신청했다.  대표 신청자인 이철우 문화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이날 "현재 집단분쟁조정 신청이 접수돼 사건 번호가 부여됐으며, 전체 절차는 6개월 이내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 소비자에게 위약금 면제를 비롯한 어떤 보상안이 마련된다는 전제하에 신청 금액의 일부가 지급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변호사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법) 제5조 제2항("약관의 조항이 명확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조항은 작성자에게 불리하게 해석한다")에 따라 소비자분쟁조정위가 SKT에 불리하게 약관을 해석해 위약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SKT의 약관에는 '회사의 귀책사유로 (고객이) 계약을 해지할 경우'만 명시돼 있을 뿐, 귀책사유가 구체적으로 규정돼있지 않다.  이 변호사는 "핵심은 '회사 귀책사유'에 대한 해석이다"라며 "SKT 측은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할 정도의 장애'가 있어야 회사의 귀책사유가 성립한다고 주장하겠지만, '약관법 제5조 제2항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에 따라, 귀책사유에 대한 부연 설명이 없을 때는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국회입법조사처 "SKT 정보 유출 계기로 '위약금 면제' 제도화해야"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통신사 해킹 사고 사후대응의 문제점과 입법과제 [사진=국회입법조사처 캡처] 2025.05.19 yek105@newspim.com 국회입법조사처는 'SKT의 귀책사유'가 인정되기만 한다면 약관을 근거로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이동통신사 스스로 위약금을 면제하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한지'를 묻는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더불어민주당)의 질문에 "SKT가 가입 약관에서 '회사의 귀책사유로 인해 고객의 계약을 해지할 경우' 위약금 납부 의무를 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번 해킹사태가 SKT 귀책사유로 인한 서비스 문제라면 이 조항을 근거로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통신사 해킹 사고 사후대응의 문제점과 입법과제' 보고서를 통해 통신사 해킹 사고와 관련해 피해 소비자를 위한 위약금 면제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입법조사처는 "(유심 해킹 사태 이후) SKT가 뒤늦게 유심 무상 교환 조치를 발표하고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자에게 피해가 발생할 경우 보상하겠다는 모호한 입장을 취한 것도 전기통신사업법, 개인정보 보호법, 정보통신망법에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 구제 조치가 미흡한 현실을 보여준다"며 "피해자가 통신사 이동을 원할 경우, 위약금을 면제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소영 변호사는 이날 "구체적으로는 정보통신망법의 '침해 사고 대응' 부분, 혹은 전기통신사업법상 '이용자 보호'나 '사업자 의무' 조항에 위약금 면제 내용을 추가할 수 있다"며 "또, 보고서에는 없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소비자 보호 지침도 다시 검토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2차 조사 결과 브리핑을 마친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SKT 유심 해킹 사태 대응에 있어 철저한 조사, 투명한 절차, 그리고 국민 우선의 정보 공개라는 세 가지 원칙으로 임하고 있다"며 "절대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단은 오는 6월 말까지 IMEI 등 민감정보 유출 여부, 전체 서버 추가 점검, 해킹 경위와 사내 보안 실태, 회사 귀책사유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yek105@newspim.com 2025-05-19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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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용의자 "돈 갚지 않아 범행" [수원=뉴스핌] 노호근 기자 = 경기 시흥시 정왕동 일대에서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숨지게 하고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차철남(56·중국 국적)이 경찰에 붙잡혔다. 범행 동기에 대해 그는 "돈을 빌려준 뒤 갚지 않아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기 시흥시 정왕동 일대에서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숨지게 하고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차철남(56·중국 국적)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독자제공] 경기남부경찰청은 19일 오후 7시 24분께 안산시 신길동 노상에서 차 씨를 긴급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이날 오후 6시 20분경 차 씨를 공개수배한 지 약 1시간 만이다. 체포 당시 차 씨는 남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흰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상태였으며, 오후 8시 33분쯤 시흥경찰서로 압송됐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경제적인 거래가 있었는데, 저한테 돈을 꿨다가 갚지 않았다"고 말했으며, 혐의 인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사람이 죽은 건 죽은 거잖아요"라고 답했다. 차 씨는 이날 오전 9시 34분께 정왕동의 한 편의점에서 60대 여성 점주를 흉기로 찌른 뒤 도주했다. 이어 오후 1시 21분께는 편의점에서 2km가량 떨어진 체육공원 주차장에서 70대 남성을 또다시 흉기로 찔렀다. 두 피해자 모두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경찰은 사건 초기 CCTV 분석을 통해 용의자를 특정한 뒤 자택을 수색해 중국 국적의 남성 시신 1구를 발견했고, 오후 2시께 편의점 인근 주택에서도 또 다른 남성 시신 1구를 추가로 발견했다. 이들 사망자는 모두 자상 흔적이 있었으며, 사망 후 수일이 지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차 씨와 피해자들 간에 금전적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으며, 계획 범행 여부와 정신병력 유무, 피해자들과의 구체적 관계 등에 대해 본격 조사에 착수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수사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구성, 시흥경찰서와 형사기동대, 기동순찰대 등 가용 인력을 투입해 추적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동기와 경위는 아직 수사 중이지만, 혐의가 중대한 만큼 신속히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정확한 범행 경로와 공범 여부 등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eraro@newspim.com 2025-05-19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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