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현금지원 아닌 영구채 인수에 꼬리 자르기?...'사면초가' 빠진 태영건설

기사입력 : 2024년01월05일 20:00

최종수정 : 2024년01월08일 15:56

채권단 "영구채 발행, 지주사 연대보증채무 상환용"
정부·건설업계 비판 목소리 높여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구순(九旬)의 창업회장이 눈물이 보이며 지원을 호소했던 태영건설이 불과 하루 만에 정부와 업계의 질타를 받으며 사면초가 상태에 놓였다. 

지난 4일 태영건설 측의 자구안에 대해 "남의 뼈를 깎는다"는 금융당국의 지적이 나온 후 태영은 즉각 사재출연 계획을 발표했지만 턱없이 적은 금액이란 논란이 일었다. 이어 5일에는 태영그룹의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가 현금 지원을 약속했던 416억원에 대해 영구채 발행과 인수 방식으로 '우회 지원'키로 하자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영구채 인수는 지주사의 연대보증채무를 상환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되며 결국 부실 계열사에 대한 '꼬리 자르기'가 시작된 것이 아닌가하는 진단이 나온다. 

이에 따라 오는 11일 결정될 워크아웃 개시가 불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많아지고 있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 [사진=태영그룹]

5일 건설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태영그룹 오너 일가의 자구안에 대해 전 업계의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선 채권단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태영그룹 오너 일가의 자구안이 부실하다는 점이다. 티와이홀딩스는 이날 오전 원격 화상 이사회를 열고 영구채 발행의 건을 처리했다. 인수자는 윤석민 사내이사(회장)이고 발행인은 티와이홀딩스다. 사채 종류는 무기명 무보증 사모사채(영구채)로 총액은 416억원이다. 만기는 30년 이지만 만기는 무기한 연기도 가능하다. 이번 사채 발행 목적은 그룹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사채(영구채)는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무증권이다. 영구채를 매입한 돈은 태영인더스트리 지분 매각 대금이다. 전날 태영그룹측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416억원을 전액 태영건설에 지원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이 자금은 태영건설로 들어갈 전망이다. 다만 윤세영 회장 일가는 사재인 매각대금을 티와이홀딩스에 출연해 지분을 지키면서 태영건설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셈이 됐다. 

업계에서는 채권단이 현금 출연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음에도 우회지원을 택한 태영그룹 측에 의구심을 표현하고 있다. 윤 회장 일가가 태영건설에 직접 현금 지원을 한 후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실패해 회생절차를 밟거나 태영건설의 부실이 드러날 경우 지원한 돈을 상환하지 못할 수 있는 만큼 이를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하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먼저 채권단은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 주관으로 국민·기업·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 부행장 회의를 열고 태영그룹을 강하게 압박했다. 

산은은 태영그룹이 워크아웃을 신청할 때 확약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 미이행분 890억원을 즉시 지원할 것을 촉구했다. 또 에코비트 매각 및 매각대금 지원, 블루원 담보 제공 및 매각, 평택싸이로 담보 제공  3가지 자구안도 확약하고 즉각적으로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태영그룹측의 연대보증 채무액을 포함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전액을 태영건설에 지원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산은은 "태영그룹의 이러한 주장은 경영권 유지를 목적으로 티와이홀딩스의 연대보증 채무에 사용한 자금을 태영건설 지원으로 왜곡하는 것"이라며 "티와이홀딩스가 연대보증 채무를 상환해 리스크를 경감하는 것은 티와이홀딩스의 이익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윤세영 창업회장이 요청한 5대 금융지주 회장과의 개별 면담도 이루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윤 창업회장은 11일 전까지 직접 각 금융지주 회장들을 만나 설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이런 자구안을 갖고 지주 회장들을 만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금융지주사들도 각자 다른 이유로 윤 창업회장 면담을 피하고 있는 상태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통실까지 태영그룹의 무성의한 자구안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또 동종업계인 건설업계에서도 오너 일가의 꼬리 자르기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태영그룹의 현 모습은 꼬리 자르기가 아니라고 주장해도 먹혀들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총선까지 경제상황 악화 현상이 나타나지 않게 할 것이란 예상이 이같은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