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아픈 역사지, 부끄러운 역사는 아니잖아요. 한국 콘텐츠가 힘이 강해졌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가 '경성크리처'를 통해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공개했다.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이번 작품에서 박서준은 경성 최고의 전당포 대주 장태상을 맡았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박서준 [사진=넷플릭스] 2024.01.12 alice09@newspim.com |
"시대극을 경험해보고 싶었어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시대극과 크리처의 조합이라는 것도 신선했고,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야기인 점도 작품에 끌렸던 하나의 포인트가 됐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역할을 선택할 때 어떻게 하면 새로운 걸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하거든요. 그랬을 때 시대극이 매력적인 배경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작품은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인 장태상과 윤채옥(한소희)이 인간의 탐욕으로 탄생한 괴물과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이다. 작품의 큰 줄기는 일제가 경성의 한 병원에서 조선인을 대상으로 생체 실험을 통해 괴물을 만들어내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이런 이야기도 해볼 수 있음에 감사했죠. 이런 작품에 참여해서 팬들은 걱정을 하셨을 수도 있지만 그런 부분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해본 적이 없어요. 공개가 되기 전에 편집본을 봤는데 어떻게 본편이 나올지 기대가 되더라고요. 본편을 보기 전에 제작진의 노고가 많이 들어갔다고 느꼈어요. 지난 것들에 대해 후회를 하진 않지만, 시청자들이 저희의 노고를 잘 알고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박서준 [사진=넷플릭스] 2024.01.12 alice09@newspim.com |
박서준이 맡은 장태상은 맨손으로 경성 최고 전당포인 금옥당을 일궈냈고 본인보다 돈을 중요하게 여기는 인물이다. 그러다 경성 경무국의 경무관 이시카와(김도현)의 협박으로 원치 않는 일에 휘말리게 된다. 시대적 배경이 있다 보니 작품은 어둡지만, 이를 환기시키는 역할이 바로 장태상이기도 하다.
"첫 촬영이 전기고문을 당하는 장면이었는데 촬영 통틀어 재촬영한 장면이었어요. 고문을 받는다 생각하면 막연하게 떠오르는 게 있으니 무겁게 다가갔거든요. 그런데 감독님과 작가님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태상이의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는 연기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장태상이란 인물에 대한 중심이 잡힌 것 같았어요. 초반에 태상이의 위트 있고 자유로운 모습이 나와야 후반으로 갈 때 변화의 폭이 커질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정도의 차이를 두기 위해 정말 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많이 썼어요. 또 태상이가 무거운 상황에서 그나마 호흡기를 달아준 사람이 아닐까 싶어요. 한 시간의 러닝 타임에서 모든 시간이 무거우면 재미가 떨어질 수 있잖아요. 그래서 위트 있는 장면이 나오면 그걸 더 재미있게 살려보고자 노력했죠. 그런 장면 덕분에 저 역시 숨 쉴 수 있는 포인트가 됐던 것 같아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는 전 세계에 공개가 된다. '경성크리처'의 경우 일제강점기와 생체실험을 했던 731부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배우들에겐 예민할 수 있다. 하지만 박서준은 "걱정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박서준 [사진=넷플릭스] 2024.01.12 alice09@newspim.com |
"이런 이야기도 해볼 수 있음에 감사했던 것 같아요. 저는 인기를 쫓아서 살아온 사람도 아니고, 제가 하는 일을 좋게 봐주시는 분들께 감사함이 크죠. 걱정이 되셨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런 부분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전혀 없어요. 우리는 다 아는 역사고, 아픈 역사지 부끄러운 역사가 아니잖아요. 모르는 사람들에겐 알려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고, 잊고 있는 사람에겐 경각심을 줄 수도 있고요. 한국 콘텐츠가 힘이 강해졌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도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작품 선택에 있어서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죠. 저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아는 역사를 연기했기 때문에 무게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거든요."
파트 1, 2로 나뉘어 공개됐던 '경성크리처'는 시즌2로 돌아온다. 시즌1의 1945년이 배경이었다면 시즌2는 2024년 서울이다. 태상과 모든 것이 닮은 호재와 경성의 봄을 살아낸 채옥의 끝나지 않은 인연과 운명, 악연을 파헤친다.
"개인적으로 시즌1에서 속도감이 아쉽다는 이야기를 봤는데, 시즌2에서는 확실히 속도감이 빨라졌다고 이야기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다른 건 예상외의 것들이 많아요. 새로운 배우들이 출연하기도 하고, 굳이 따지면 다른 맛의 작품이지 않을까 싶어요. 하하."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