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채용 인턴 임용 거부
'핵심 인력' 전임의 재계약 의사 없어
교수들 체력 2~3주면 바닥나
정부 "29일까지 돌아와라"…마지막 회유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정부와 의료계가 의과대학 증원을 놓고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면서 3월 의료대란이 현실이 될 전망이다.
지난 20일부터 본격적으로 파업에 들어간 전공의(인턴·레지던트)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전임의(펠로)는 계약이 만료되는 3월에 병원을 떠나겠다는 입장이다. 또 신입 인턴은 임용을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 파업에 들어간 '빅5' 병원(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의 신입 인턴 의사 일부는 임용 포기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4.02.23 mironj19@newspim.com |
서울대학교병원은 올해 본원을 포함해 보라매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 모자병원에서 총 166명의 신입 인턴을 채용할 예정이었다.
채용 일정표를 보면 지난 22일까지 채용을 위한 모든 교육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지만, 채용된 의사들이 임용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실제로 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할 인원은 이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병원 측은 정확한 숫자는 확인해주지 않았지만, 임용 포기 의사를 밝힌 이들이 있다고 전했다.
신촌 세브란스도 이달 말부터 근무를 시작할 151명의 신입 인턴 의사를 채용한 상태지만, 이들 중 일부가 임용 포기 의사를 밝혔다.
지방 대학병원에선 이미 신입 인턴 의사들의 임용 포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전남대·조선대·제주대·순천향대 천안 등에 출근 예정이었던 인턴 의사는 많게는 전원이 적게는 80%가량이 임용 포기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새로 들어올 의사뿐 아니라 기존에 병원에서 전공의 공백을 메우던 전임의들마저 떠난다는 것이다. 전공의의 선배 격인 전임의는 수련의 과정을 마치고 전문의 자격을 갖춘 이들을 말한다.
전임의는 전공의가 떠난 병원에서 교수와 함께 핵심 인력으로 일하고 있어 이탈 시 의료공백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전임의 계약은 일반적으로 1년 단위로 진행되는데 보통 인턴 의사 채용 시점과 맞물린다. 전국 수련병원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 비율이 80%에 육박한 상황에서 기존 전공의의 전임의 전환, 기존 전임의의 재계약 거부가 맞물리면 의료대란이 현실화될 수 있다.
전임의 전환 없이 상급 종합병원을 떠날 예정인 전공의 A씨는 "이미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전임의 입장에선 계약을 연장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재계약 거부에는) 후배들의 파업을 지지한다는 의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는 전공의가 빠진 상황에서 교수와 전임의가 버틸 수 있는 시간이 길어야 2~3주라고 보고 있다.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교수들이 체력적으로 버틸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9일 세브란스 병원을 시작으로 시작된 전공의 사직은 2주 차에 접어들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10시 기준 94개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 8897명(78.5%)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정부는 의대정원 2000명 확대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못박으면서도 오는 29일까지 돌아오는 전공의는 문제 삼지 않겠다며 마지막 회유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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