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라이브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로맨스 스캠]② 희화화된 '로맨스'…'섀도우 스캠' 대체어 될까

기사입력 : 2024년04월24일 06:00

최종수정 : 2024년04월24일 06:00

피해자와 돈독한 관계 만들어
심리적 지배로 사기 자행
깊은 관계일수록 더 위험
'로맨스'라는 명명 붙어 사안 가벼워져
다른 단어 필요…'신뢰 이용한 온라인 사기', '섀도우 스캠' 등

'로맨스 스캠'은 상대에게 접근해 친분을 쌓은 뒤 돈을 요구하는 사기 행각이다. 범죄자는 사칭 계정과 가짜 범죄 사이트를 이용해 자신의 신분을 감춰 피해자들이 대처하기 힘들다. 뉴스핌은 로맨스 스캠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담고, 범죄 피해를 줄이기 위한 수사·법적 제도를 소개한다.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로맨스 스캠의 핵심이 '돈독한 관계'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심리적 지배'라는 진단이 나오면서 단어 자체를 재정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간관계를 이용한 '온라인 사기' 등 넓은 범주로 포괄하거나, '섀도우 스캠' 등 새로운 단어를 도입하는 식이다.  

24일 수사기관과 전문가 등에 따르면 로맨스 스캠 범죄는 그루밍 범죄와 비슷한 수법을 보인다. 그루밍이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호감을 얻거나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 가해자를 잘 따르도록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심리적 메커니즘은 로맨스 스캠의 다양한 형태(친구, '썸'을 타는 상황, 연인, 전문 영역에서 도움을 주고받는 사이, 유명인과 팬)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됐다. 

김지은 상담공간 서로오롯 대표상담사는 이 같은 심리 상태가 사회심리학의 '문 안에 발 들여놓기' 개념과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단 한 발만 들여놓으면 사람들이 문을 열어준다는 데서 유래된 말"이라며 "처음에 무해해 보이는 걸 요구해서 이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후에 무리한 요구까지 들어주게 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상대방의 요청에 점점 둔감해진다는 것이다. 

이어 "인터넷에서 만난 사람이기 때문에 성인이 그만큼 다른 사람을 신뢰하지 않아야 한다는 걸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며 "하지만 얘기를 나누며 피해자의 약점을 이용하거나 도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사기범이) '나는 진솔한 사람을 좋아한다. 나에 대해서 다 얘기했으니 당신도 솔직하게 말해달라'며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도록 한다"고 했다. 

로맨스 스캠 범죄자와 피해자가 맺는 관계 중에서도 '연인 관계'가 가장 치명적인 이유다. 가장 친밀한 관계에서는 내밀한 대화나 개인 정보까지도 주고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사기범의 압박에 꼼짝없이 당하게 된다. 김지은 상담사는 "(사기범은) 피상적인 대화만 원하는 거라면 대화방을 나가겠다, 연인 사이에 너무 조심스러운 게 아니냐며 협박하는데 듣는 사람은 내가 관계에 대해 진지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범죄의 심각성에도 피해자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높다. 언론 보도가 여러 차례 이어지고 있지만 '당하는 사람은 이유가 있다' '사리분별이 안 된다'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들이 전형적인 피해자의 모습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피해자에 대한 편견을 갖고 매도하는 것"이라고 했다. 

'로맨스 스캠'이라는 단어가 사안을 가볍게 한다는 문제도 나온다. 비슷한 예로 '데이트 폭력' 역시 용어에 '데이트'가 붙어 심각성을 축소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로맨스 스캠 역시 '로맨스'처럼 비교적 가벼운 단어가 포함됐는데, 다양한 단어를 활용해 범죄를 다시 명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수정 교수는 로맨스 스캠을 '피해자와의 신뢰 관계를 악용하는 온라인 사기' 라고 표현했다.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로맨스 스캠을 '섀도우(그림자) 스캠' 이라는 단어로 대체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피해자는 "범죄자들이 우리의 사례를 듣고 적극적으로 공감해주는 척 하면서 거울처럼 스며든다"며 "당사자가 우리를 따라하면서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연기를 한다는 점에서 섀도우 스캠이라는 용어가 맞는 거 같다"고 말했다.

hell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LH, 올 매입·전세임대 9만가구 공급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총 19만가구 이상의 공공주택과 2만8000가구 규모 공공택지 공급에 나선다. 또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21조6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하고 재원조달 방식 등을 다양화해 재무여건 체질을 개선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21만 8000+α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에 나선다. 사진은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5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서계동 복합문화단지 조성사업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DB] 2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핵심 업무인 주택 공급에 집중한다. 10만가구 사업승인과 매입·전세임대 9만가구 등 총 19만가구 이상의 공공주택을 공급한다. 동시에 민간 주택건설 활성화를 위해 2만8000가구 규모의 공공택지를 조성한다. 주택 착공물량은 지난해(5만가구) 대비 20% 증가한 6만가구를 추진하고 지난해 8·8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에 포함된 서울서리풀 등 5만가구 규모의 사업지구 역시 인허가 일정을 최대한 단축해 안정적 공급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도심 내 신속한 주택공급과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를 위해 신축매입임대 5만가구 이상을 공급하고 전세사기 피해자 회복 지원을 위해 피해 주택 7500가구를 매입한다. 올해 주택 승인물량의 37%를 청년·신혼·고령자에게 공급하고 출산가구 우선공급(통합공임)과 실버스테이 등 새로운 유형의 시니어 주택을 통해 가속화되는 저출산·고령화 문제에도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아울러 쪽방·고시원·반지하 거주자의 주거 상향 지원을 지속하고 예술인 등 다양한 수요층에 부응한 특화형 매입임대도 확대한다. 공공주택은 합리적 가격의 고품질을 보장한다. 무엇보다 최근 급등한 주택 분양가격을 낮춰 국민들의 내 집 마련을 돕는다. 이를 위해 사업지구별 목표 원가를 설정해 관리와 검증을 강화하고 가처분면적 확대와 사업일정 단축으로 조성원가를 인하해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공공주도의 기술개발을 통해 민간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모듈러주택 표준평면 개발 등 OSC 공법을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고도화하고 LH가 개발한 층간소음 1등급 설계기준과 국내 최대규모의 층간소음 시험시설(데시벨35랩)을 활용해 주택 품질 혁신을 추진한다. 관련 예산은 조기 집행한다. 전체 공공기관 투자계획(66조원)의 33% 수준인 21조6000억원을 차질 없이 집행할 계획이다. 특히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인 57% 이상의 투자를 집행한다. 지역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3000가구를 매입하고 1기 신도시 특별정비계획 수립,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 등도 차질없이 추진한다. 손실 최소화 등 재무여건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재원조달 방식도 개선한다. 광명시흥 등 대규모 사업지구에 LH와 기금이 함께 출자하는 신도시 리츠를 설립해 사업에 따른 재무부담을 완화한다. 또 토지 패키지형 공모 등 지구별 특성과 시장 여건에 맞춘 다양한 매각 방식을 도입해 판매여건 개선과 대금 회수를 촉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임금 직접지급 관리를 강화하고 설게 등 공모에 참여하는 외부 심사위원의 정성평가 비중을 축소해 업체 선정의 공정성을 제고한다. 이한준 LH 사장은 "국민의 삶과 국가 경제가 어려운 만큼, 올해도 신속한 주택공급과 투자집행 등 LH가 맡은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선도적인 공적 역할을 통해 확실한 정책성과를 창출하여 국민 주거안정을 지원하고 국가 경제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2025-02-23 20:07
사진
헌법재판관들 "공정" 49.3% "불공정" 44.9%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맡은 헌법재판관들의 공정성을 묻는 질문에 '공정하다' 49.3%, '공정하지 않다' 44.9%로 팽팽했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20일 발표한 ARS(자동응답 시스템) 조사에서 윤 대통령 탄핵 심판 헌법재판관들의 공정성을 묻는 질문에 49.3%가 '공정하다'고 응답했다. '불공정하다'는 답변은 44.9%로 오차범위 내였다. 5.8%는 '잘모름'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30·40·50대는 '공정'이 우세했고, 만18세~29세·60대·70대 이상은 '불공정' 응답이 많았다. 만18세~29세는 공정하다 44.7%, 불공정하다 47.8%, 잘모름은 7.5%였다. 30대는 공정하다 52.2%, 불공정하다 40.4%, 잘모름 7.3%였다. 40대는 공정하다 61.3%, 불공정하다 34.8%, 잘모름 3.9%였다. 50대는 공정하다 61.3%, 불공정하다 35.2%, 잘모름 3.6%였다. 60대는 공정하다 40.7%, 불공정하다 53.8%, 잘모름 5.5%였다. 70대 이상은 공정하다 31.6%, 불공정하다 60.4%, 잘모름은 8.0%였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경기·인천, 광주·전남·전북은 '공정'으로 기울었다. 대전·충청·세종과 강원·제주,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은 '불공정'하다고 봤다. 서울은 공정하다 52.9%, 불공정하다 41.5%, 잘모름 5.6%였다. 경기·인천은 공정하다 50.8%, 불공정하다 44.0%, 잘모름 5.1%였다. 대전·충청·세종은 공정하다 41.8%, 불공정하다 50.7%, 잘모름은 7.4%였다. 강원·제주는 공정하다 44.6%, 불공정하다 48.6%, 잘모름 6.8%였다. 부산·울산·경남은 공정하다 43.8%, 불공정하다 49.3%, 잘모름 6.9%였다. 대구·경북은 공정하다 37.7%, 불공정하다 56.4%, 잘모름은 5.9%였다. 광주·전남·전북은 공정하다 28.2%, 불공정하다 67.6%, 잘모름 4.2%였다. 지지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88.7%가 공정하다고 답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90.0%가 불공정하다고 응답했다. 조국혁신당 지지자들은 84.4%가 공정하다고 봤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공정하다 48.0%, 불공정하다 46.9%로 팽팽했다. 진보당 지지자들은 59.5%가 공정하다, 잘모름 27.0%, 불공정하다는 13.5%였다. 무당층은 51.8%가 공정하다, 32.9%는 불공정하다. 잘모름은 15.3%였다. 성별로는 남성 53.6%는 공정하다, 42.1%는 불공정하다였다. 여성은 45.1%가 공정하다, 47.7%는 불공정하다고 답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우리사회의 마지막 성역이었던 헌법재판관의 양심까지도 공격하는 시대"라며 "대통령 탄핵 인용 또는 기각 이후 다음 정권에도 이러한 갈등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지지층에 따라 서로 상반된 입장이 나오고 있어 향후 헌재에서 대통령 탄핵 기각과 인용중 어떠한 판결을 내리더라도 상당한 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무선 RDD(무작위 전화 걸기)를 활용한 ARS를 통해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7.2%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ight@newspim.com 2025-02-20 11: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