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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보 몸값 2조도 비싸"...'롯데그룹 연금'도 불확실

기사입력 : 2024년04월29일 16:48

최종수정 : 2024년05월03일 14:13

지급여력비율 등 건전성 아쉬워…"1조 초중반대 예상"
보험료 수입 절반 이상 퇴직연금…롯데그룹이 대부분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롯데손해보험 몸값을 놓고 눈치싸움이 시작됐다. 롯데손해보험 인수가격이 최대 3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2조원도 비싸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롯데손해보험 보험료 수입 중에서 퇴직연금 비중이 높다는 점이 롯데손해보험 몸값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롯데손해보험 보유 지분(77%)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매각 주관사인 JP모건은 인수 후보군을 대상으로 인수의향서를 받고 있다. 오는 6월쯤 본입찰이 예상된다. 롯데손해보험 시가총액은 약 1조2000억원이다. JKL파트너스는 지분 77%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고려해 희망 매각가를 2조원 이상으로 잡고 있다고 알려졌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몸값 2조원은 비싼 가격이라고 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롯데손보 인수를 검토한다고 하면서도, 시장에서 알려진 몸값은 지나치게 높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이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지만 수익성이 높고 재무적으로 탄탄한 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보험사 건전성 지표 중 하나로 꼽히는 지급여력비율(K-ICS)은 롯데손해보험이 경쟁 보험사 대비 낮은 축에 속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롯데손해보험 지급여력비율은 208.45%다. 이는 K-ICS 도입 혼선을 줄이기 위해 감독 당국이 유예 기간을 주는 경과 조치를 적용한 수치다. 경과 조치를 적용하지 않은 비율은 148.9%로 금융당국 권고(150%)를 소폭 밑돈다. 경과 조치 전 한화손해보험 지급여력비율은 190.4%이고 흥국화재는 160.73% 등이다.

계약서비스마진(CSM)에 대한 의구심도 지속된다. CSM은 보험계약 미실현으로 보험 계약 기간에 배분돼 수익으로 반영된다. 신용평가사는 CSM 금액을 통해 보험사의 상대적인 수익성 등을 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직관적이라고 보면서도 CSM의 절대적 규모에 대한 정량적 분석으로서 신뢰도는 아직 높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를 종합 감안해 오버페이에 대한 경계심이 있다. 우리금융지주도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에서 롯데손해보험 인수 관련 "과도한 가격은 지불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롯데손해보험 사옥 [사진=롯데손해보험] 2024.04.03 ace@newspim.com

채영서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K-ICS 대응력은 양호한 수준으로 판단한다"면서도 "손해보험업계 평균 대비 안전자산 비중이 낮고 지급여력금액 중 자본성 증권 비중이 높아 K-ICS 대응력이 peer(동종기업) 대비 열위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송미정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도 롯데손해보험 자본 관리 부담이 지속된다고 평가하며 "은 손해율과 위험자산 비중이 요구자본 증가로 이어지며 K-ICS 대응에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 특별계정 퇴직연금 주목…롯데그룹 물량 많아

금융권 안팎에서는 롯데손해보험이 퇴직연금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채영서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특별계정 운용자산 6조7000억원 중 현금성 자산 및 국내 채권이 약 3조2000억원을 구성하고 있고 퇴직연금 중 롯데그룹 및 JKL 물량이 약 3조원"이라고 말했다.

롯데손해보험은 원수보험료(보험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에서 퇴직연금 등이 들어가는 특별계정 비중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 원수보험료 7조6041억원 중 67.4%에 해당하는 5조1277억원이 퇴직보험 및 퇴직연금이다. 이 퇴직연금에는 과거 롯데그룹 계열사 시절 들어온 롯데그룹 퇴직연금 물량이 포함돼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이 물량이 퇴직연금에서 30% 이상 차지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롯데라는 간판을 뗄 경우 상황에 따라서 이 퇴직연금이 다른 보험사나 금융기관으로 빠져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지난해 경쟁력 있는 DC, IRP 상품을 신장에 선보이고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바탕으로 퇴직연금 사업을 영위했다"며 "퇴직연금 사업에서의 역마진을 최소화하고 고객 자산 증대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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