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국가유산 자연·무형·정신가치 포함"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국가차원에서 인구감소 및 지방소멸이 최대 화두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의 국가유산을 활용해 지역의 매력과 활력을 높이는 사업과 이를 통한 적극적인 국가유산 활용이 최선의 보존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응천 청장은 18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가진 뉴스핌과의 단독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89개 시군구를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했고, 인구 3만명 이하 기초지자체가 2000년 6개에서 현재 21개로 늘어났다. 인구감소는 지방에 산재한 국가유산 활용과 관리에도 영향을 직접 받고 있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가까운 미래에는 국가유산 관리와 활용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는 우려가 크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2024.07.18 mironj19@newspim.com |
그는 "국가유산청은 개청하면서 범부처 협업에 부응하기 위해 지방소멸위기유산대응단을 새롭게 출범시켜 지역공동체와 연계하고 대안을 마련함으써 국가유산 가치를 후손이 계속해서 느끼고 향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또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을 활용해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행정안전부 등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특히 지역에서 활동하는 무형유산 전승자 작품 등을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만드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며 "이것이 계획대로 된다면 기부자, 무형유산 전승자, 지역 등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오랜 기간 사용해온 '문화재'란 용어를 '국가유산'으로 대체한 이유에 대해선 "그동안 사용돼 왔던 '문화재' 용어는 1950년 제정된 일본의 문화재보호법에서 가져온 것으로, '문화재'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국가는 일본과 우리나라뿐"이라며 "문화재의 '재' 자는 한자로 '재화 재(財)'를 쓰는데, 예전 분류체계상 천연기념물과 무형문화재(인간문화재) 등 자연물과 사람을 재화적 성격이 강한 문화재로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가유산청은 1962년 제정된 '문화재보호법'에 근간해 정책을 펼쳐왔으나, 지난 60여 년간 변화된 정책환경과 확장된 정책범위를 문화재라는 용어가 포괄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며 "'유산'(heritage)은 사물뿐만 아니라 자연, 무형 그리고 정신적 가치까지도 아우르는 미래지향적 의미를 갖고 있으며, 확장된 정책범위를 포괄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국가유산' 용어를 채택했으며, 국가유산 분류체계를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으로 재편해 유네스코 등 국제기준과의 연계성도 높였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응천 청장과의 일문일답.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2024.07.18 mironj19@newspim.com |
◆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인터뷰 일문일답
-국가유산청 출범은 과거지향적이고 재화중심적이었던 문화재란 개념에서 벗어나 국가유산이 미래가치를 창출하고 국가와 지역 발전의 동력으로 역할을 확장하겠다는 취지라고 했는데 출범 이전과 이후의 변화를 설명한다면?
▲국가유산청이 출범하면서 '국가유산기본법' 제7조의 기본원칙에 따라 정책을 추진하게 되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 그동안은 '원형보존' 원칙을 준수하기 위해 규제가 수반된 보존위주의 정책을 추진했다면, 앞으로는 규제를 합리적으로 조정함과 동시에 국가유산을 활용한 가치창출, 국민들의 참여, 국민의 사회경제적 활동과의 조화, 지역발전까지 고려하는 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대표적으로 올해부터 추진하는 '국가유산 경관개선사업'은 국가유산 주변의 정주·생활환경을 정비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사업이다. 국가유산이 지역에 불편을 끼치는 존재가 아니라, 주민들과 상생하고 지역 발전 자원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현재 남원읍성, 나주읍성, 완도 청해진 유적, 태안 안흥진성, 예천 회룡표 5개소를 선정해 각 유산과 지역적 특성에 맞는 국가유산 경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아직 지정·등록되지 않은 국가유산까지 포괄적으로 보호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변화다. 만들어진 지 50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높은 미래 가치를 보유한 문화유산을 발굴해 보존·관리하는 '예비문화유산' 제도를 오는 9월에 시행한다. 지난 5월 개인·기업·기관 등이 소장하고 있는 목록을 파악하기 위해 공모를 추진했고, 361건을 접수받았다. 앞으로 선정된 예비문화유산에 대한 기록화와 실태조사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내부적으로는 조직을 국가유산 유형에 따라 본청을 문화유산국·자연유산국·무형유산국으로 개편했다. 각 유산별 특징에 맞게 보존·관리·활용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추진하려는 것으로, 각 국 단위에서 보다 전문성 있는 업무 추진을 할 수 있게 됐다.
-문화재청이 국가유산청으로 바뀌면서 국민들에게 익숙했던 '문화재'라는 용어가 '국가유산'으로 변경됐다. 국가유산이란 용어가 문화재보다 경직된 느낌이 든다는 지적도 있는데 이를 바꾸게 된 결정적인 배경과 의미가 있다면?
▲그동안 사용되어 왔던 '문화재' 용어는 1950년 제정된 일본의 문화재보호법에서 가져온 것으로, '문화재'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국가는 일본과 우리나라뿐이다. 문화재의 '재' 자는 한자로 '재화 재(財)'를 쓰는데, 예전 분류체계상 천연기념물과 무형문화재(인간문화재) 등 자연물과 사람을 재화적 성격이 강한 문화재로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측면이 있었다.
국가유산청은 1962년 제정된 '문화재보호법'에 근간해 정책을 펼쳐왔으나, 지난 60여 년간 변화된 정책환경과 확장된 정책범위를 문화재라는 용어가 포괄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유산'(heritage)은 사물뿐만 아니라 자연, 무형 그리고 정신적 가치까지도 아우르는 미래지향적 의미를 갖고 있으며, 확장된 정책범위를 포괄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국가유산' 용어를 채택했으며, 국가유산 분류체계를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으로 재편해 유네스코 등 국제기준과의 연계성도 높였다.
이는 단순한 용어 변경의 차원을 넘어서 국가유산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오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아울러 국가유산의 유형별 특성에 맞는 보존, 활용 정책을 추진해 나가는 것은 물론, 국가유산이 단순히 지키고 보호해야할 대상이 아니라, 다함께 가꾸고 누리고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할 것이다.
기존의 규제를 바탕으로 하는 원형보존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국민들이 국가유산으로 불편을 겪지 않도록 규제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나아가 지역 성장의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등 국민들이 달라진 모습을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며칠 전 장마철 집중호우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준비하던 한양도성 성곽이 일부 무너지는 등 자연재해로 인한 국가유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폭우를 포함해 산불과 해충 등 자연재해로 인한 국가유산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국가유산청 출범 이후 재난위기 대응에 이전과 다른 변화가 있는지?
▲기후변화로 인한 국가유산 피해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고자 지난해 '국가유산 기후변화 대응 종합계획(2023~27)'을 수립하고, 국가유산기본법에 기후변화 대응을 법조문에 명시해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풍수해와 관련해선 국가유산 풍수해 예방 안전점검 시스템 체계화 계획을 수립해 올해부터 매년 4~6월을 '풍수해 예방 특별 안전점검' 기간으로 정하고, 사전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국가지정·등록유산 147개소에 대해 국가유산청, 지자체,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한 풍수해 예방 안전점검을 실시했으며, 올해부터 2028년까지 총 234억원의 예산을 들여 풍수해 취약지역 국가유산 보호사업을 추진해 산지, 계곡 등 취약지역에 있는 국가유산 360여 건에 대하여 실태조사를 통해 문제점을 개선하고 있다.
산불과 관련해선 산불조심기간(2.1.~5.15 /11.1~12.15) 중 안전상황실을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안전경비원을 활용한 주·야간 산불(화재) 감시활동과 국가유산 주변 소방시설(화재감지기, 소화전, 방수총 등) 설치 등의 방재 인프라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유산 인근 산불발생 시 실시간 영상(산림청 제공)과 방재자원(소방청 제공)을 받는 관련기관 간 협업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흰개미 피해와 관련해 우리나라는 평균기온 상승으로 흰개미 서식에 좋은 환경으로 변하고 있으며, 목조문화유산 해충피해의 대부분인 흰개미 피해를 예방하고자 국가지정 목조문화유산 조사대상 등급화 및 생물피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각 지역 돌봄센터를 활용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 중이며, 발견시 긴급복구비 등의 지원을 통한 신속한 방충을 하고 있다.
아울러 국가유산청 출범에 맞춰 기후변화 대응의 총괄기능을 안전방재과에서 전담토록 하여 부서 일원화 및 재난대응 정책과 기후변화 정책의 연계성을 강화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5월 30일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미래지향적 국가유산 관리를 위한 지속가능한 국가유산 발전방향'을 발표하면서 '2026년 세계유산위원회' 국내 개최를 검토중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진척상황이 궁금하다. 아울러 일본이 조선인 강제동원 역사 은폐를 시도하면서 추진중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시도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지?
▲작년 11월 한국이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으로 선출(2023~2027)됐다. 이번이 네 번째 수임인만큼 위원국으로서 임기 내 세계유산위원회를 개최해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세계유산 제도 발전에 주도적으로 기여해 나가고자 한다. 국가유산청은 현재 세계유산위원회 유치를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국내적 절차 등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위원회 유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와의 협의를 통해 결정되는 사안인 만큼 관계 기관들과 잘 협의해 나가겠다.
일본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여부 결정은 이번 달 21일부터 31일까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제46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최근 유네스코 자문기구(이코모스)는 사도광산 등재와 관련해 '보류' 결정과 함께 전체 역사를 설명하라는 권고를 제시한 바 있다. 일본의 세계유산 등재추진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외교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하여 한국인 강제동원을 포함한 사도광산의 전체역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국가유산청이 추진하는 주요 사업 중 중 국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이 국가유산 1692건을 기준으로 설정된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범위 조정이다. 지정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시·도지사가 유산의 외곽 경계로부터 500m 이내에서 국가유산청과 협의해 보존지역을 조례로 정하도록 했다. 문화유산 보존과 개발이익을 원하는 국민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는 지점인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유산청의 입장과 정책방향은?
▲국가유산청은 기존 보존·전승 위주의 정책에서 상생과 미래가치 위주의 정책으로 변환하려는 입장인 만큼 '과거지향'이나 '지역개발 걸림돌'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고 있다.
각 유산별 특성에 따라서 꼭 보호해야 할 곳만 집중적으로 규제하고, 주변 여건 등을 고려해 이미 개발된 곳들은 단계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국가유산에 대한 국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하여 개발과 보존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
이미 개발이 이루어진 주거·상업·공업 지역의 경우 시도 조례에 맞춰 기존 500미터였던 규제 범위를 200미터로 축소하는 등 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며, 다른 도시에 비해 개발도가 높은 서울의 경우 조례에서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범위를 100미터로 설정하고, 개발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제주도는 보존지역 범위를 500미터로 하는 등 국가유산과 개별 도시의 특성을 반영하여 충돌을 최소화 하도록 하고 있다.
향후에도 국가유산 주변의 여건 변화 등으로 인해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의 관리 계획 변경이 필요할 경우 시도지사와 면밀히 협조해 조례의 개정 등을 통해 국가유산은 온전히 보존하고 주변 거주민의 불편은 최소화 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아갈 예정이다.
-미래지향적 국가유산 관리를 목표로 닻을 올린 국가유산청 출범 이후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오는 9월 처음 시행되는 '예비문화유산' 제도다. 예비문화유산이 무엇인지, 또 선정될 경우 어떤 혜택이 있는지?
▲급격한 산업화 및 환경변화, 또는 사회적 관심의 부족으로 문화유산으로서 가치 평가를 받기도 전에 멸실·훼손되는 사례를 방지하고자 50년 미만 문화유산을 선정, 관리하는 예비문화유산제도를 도입했다. 지난해 제정된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이 오는 9월 15일 시행된다.
지정(등록 포함) 문화유산은 예산 지원을 받는 대신 합리적인 규제도 받게 되지만, 예비문화유산은 허가나 신고사항 등 규제가 없는 대신 소유자의 자발적 관리와 보호를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직접 지원보다는 보존, 활용을 위한 비용을 간접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선정된 예비문화유산은 홍보영상을 제작·배포해 대국민 인지도를 높이고, 지역의 새로운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 및 타기관과 협력체계와 소통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지역의 등록문화유산을 활용해 예비문화유산과 해당지역의 역사를 연계한 스토리텔링 전시를 개최, 지역 소멸에 대응하고 지역 문화유산의 가치를 확산할 예정이다.
예비문화유산을 시행함으로써 문화유산의 범위를 확대해 우리 삶과 연결되어 있고, 향후 미래세대에서 유산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잠재적 문화유산'에 대한 제도적 보호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제도 시행에 앞서 지난 5월 개인이나 기업, 기관이 소장하고 있는 근현대 예비문화유산 목록을 파악하기 위해 '숨겨진 유산, 근현대예비문화유산' 공모해 361건의 유산을 접수했다.
예를 들어 경북 의성 성광 성냥공업사의 1982년 제작된 자동 성냥 제조기(윤전기), 1967년부터 1974년까지 생산됐다가 단종된 기아 T-2000(국내 한 대 남은 삼륜 화물차), 1976년 3월 창간한 '뿌리깊은나무' 친필원고(한국 브리태니커 대표를 역임한 한창기(1936~1997) 소장) 등이 접수됐다.
-지난해 12월 발생했던 경복궁 담장 낙서 훼손 사건 이후 문화유산에 대한 시민 의식 고취가 시급하고 당국의 적극적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서울시의 문화재 안전경비원 감축 등으로 관련예산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궁궐들을 포함한 국가유산 보호를 위해 어떤 안전대책이 마련되고 있는 지?
▲경복궁 담장 낙서훼손과 같이 인위적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연초에 국가유산 훼손 재발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관리감시 사각지대에 있는 국가유산에 대해 전수조사와 현장점검 등을 통해 CCTV, 감시센서 등의 방범시설을 확대·설치하는 등 국가유산을 자연재난과 인적재난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재난방지시설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재난 예방을 위해선 소방·방범시설 등의 설치를 통한 방재인프라 구축, 안전경비원 운영을 통한 화재예방, 각 지역 문화유산 돌봄센터를 통한 상시관리, 소유자·관리자 등에 대한 안전방재 교육 및 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지속적인 홍보활동 등을 추진하고 있다.
재난 복구와 관련, 경미한 피해인 경우 돌봄사업을 통해 즉시 조치하고, 2차 피해예방을 위해 즉시 예산이 필요한 경우 긴급보수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장기간 피해복구가 필요한 경우에는 보수정비사업을 통해 복구를 추진하고 있다.
향후 추가적인 외곽 경비 인력 확보 및 방재시스템(CCTV) 추가 설치 등을 통해 안전을 강화하고, 유사 모방범죄를 예방할 수 있도록 훼손 행위자 엄단 및 변상조치하겠다.
-'퓨전한복'과 '전통한복'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지나치게 전통한복 복식을 고집하는 것도 문제겠지만 전혀 한복처럼 보이지 않는 의상이 퓨전한복이란 이름으로 확산되는 것도 문제라고 보인다. 한복 고궁 무료 입장 등을 둘러싼 다양한 논란들이 있는데 어떤 입장과 대책을 갖고 있는지?
▲국가유산청은 2013년부터 한복을 입고 궁궐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에게 무료관람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한복생활'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한복문화의 활성화·세계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오늘날 '궁궐 한복 체험'이 우리 전통문화를 향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고, '한복생활'이 무형유산인 만큼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한복문화도 알려져야 한다는 취지이며, 규제강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를 위해 국가유산청은 올해 하반기 궁중문화축전(10월) 시 관람객들이 우리 한복을 직접 체험하고 다양한 전통 복식사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소개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한복 사진 공모전(8월~10월), 한복 관련 다양한 이벤트(9월 ~11월)를 기획하고 한복진흥센터과 협력하여 궁궐에서 한복 관련 행사를 개최하는 등 내·외국민들에게 우리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한복입기가 더 활성화 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현재 대한민국이 당면한 위기 중 가장 큰 화두가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이다. 우리나라 국가유산 중 상당수가 지방에 있는데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극복을 위해 국가유산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우리나라는 89개 시군구를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했고, 인구 3만명 이하 기초지자체가 2000년 6개에서 현재 21개로 늘어났다. 인구감소는 지방에 산재한 국가유산 활용과 관리에도 영향을 직접 받고 있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가까운 미래에는 국가유산 관리와 활용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는 우려가 크다.
국가유산청은 개청하면서 범부처 협업에 부응하기 위해 지방소멸위기유산대응단을 새롭게 출범시켜 지역공동체와 연계하고 대안을 마련함으써 국가유산 가치를 후손이 계속해서 느끼고 향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역의 국가유산 관리인력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로봇잔디깍기, 안내 로봇, 드론, 자율주행차량 등 AI 탑재 스마트 장비를 도입·활용하고 있다.
또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을 활용해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행정안전부 등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 특히 지역에서 활동하는 무형유산 전승자 작품 등을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만드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 이것이 계획대로 된다면 기부자, 무형유산 전승자, 지역 등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나아가 지역의 국가유산과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해 지역방문을 유인할 수 있는 지역특화 사업과 지속가능한 일자리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국가지정 유산 5176건 중 인구감소 및 관심지역에 있는 국가유산은 2245건(43.4%)이다. 국가차원에서 인구감소 및 지방소멸이 최대 화두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의 국가유산을 활용해 지역의 매력과 활력을 높이는 사업과 이를 통한 적극적인 국가유산 활용이 최선의 보존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의 국력이 신장되면서 국제개발협력(ODA) 예산도 크게 증가했다. 국가유산청의 문화유산 ODA 규모도 지난해 48억원에서 올해 13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국가유산을 통한 글로벌 협력과 국가 브랜드 가치 제고 등이 국가유산청의 정책목표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국가유산청 ODA 사업이 갖는 의미는 세계적 유산을 보존·활용하는데 한국의 기술과 노하우를 적용·전파하고 이를 통해 대한민국을 알린다는 점에 있다. 세계유산인 미얀마 파야똔주 사원, 라오스 홍낭시다 사원 ODA 등을 통해 세계적인 석조문화유산의 보존·복원 기술을 토대로 앙코르유적의 심장 앙코르와트, 라메세움신전의 탑문, 페루 마추픽추(기재부 협의중)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인 유산 보존·복원을 위한 글로벌 협력을 통해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국제사회 내 한국의 기여도를 알리는 홍보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방문한 우즈베키스탄 아프로시압박물관은 국가유산청 지원으로 전면 리모델링 후 올 3월 재개관했으며 태극기와 함께 '대한민국 국가유산청 지원' 문구가 새겨진 동판과 안내판을 설치했다.
라오스에서 열리는 2024년 아세안 정상회의를 대비해 지난 11년간 라오스 홍낭시다 사원 보존·복원 성과를 담은 홍보영상을 라오스 국제공항(비엔티안, 팍세)에서 상영할 예정이며, 이슬라마바드에는 한국 ODA의 성과와 한국과 파키스탄의 역사적 연계성이 담긴 디지털콘텐츠를 제작하고, 디지털 홍보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외국인들의 한국 국가유산에 대한 지식과 정보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가장 기초적인 과제라고 보아, 국가유산의 정수를 보여줄 수 있는 해외 전용 영문 기획도서를 제작하고 해외 유수 플랫폼을 통해 유통하는 사업을 추진중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2024.07.18 mironj19@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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