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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방부 장관님, 왜 휴대전화 사용 확대 안 해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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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라떼썰'을 풀자면, 군대에서 기억나는 것은 공중전화 앞 풍경이다. 10년 전 내가 후보생으로 있던 경기 광주 특수전학교 공중전화 부스에는 주말만 되면 전화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약 30명씩 돌아가면서 통화를 해야 하는데, 주어진 시간은 30분. 한 사람당 1분이 채 안 된다. 부모님 목소리 잠깐 들었으면 다행이다. 상대방이 한 번에 전화를 받지 않으면 일주일을 기다려야 했다.

이제는 참 편하다. 공중전화 앞에 줄 설 필요가 없다. 병사들은 일과 후에 휴대전화를 쓸 수 있고, 훈련병도 9월부터는 주말과 공휴일에 1시간 사용할 수 있다.

한데 보안위반·불법도박·디지털성폭력 등 위반행위가 많다고 한다. 안보를 걱정하는 한 취재원이 묻는다. "지금 상황에서 병사 휴대전화 사용을 늘려도 될까요?" 선뜻 대답하기 힘들다. 그는 진지하다.

나는 망설이며 대답한다. "그래도 휴대전화는 당연히 쓸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사용 시간도 더 늘리는 게 좋을 것 같은데…" 하지만 이 생각에 대해서는 나도 100% 확신할 수 없다.

병사로서는 물론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쪽을 원할 것이다. 나라를 지키러 청춘을 바치고 군대에 왔다. 휴대전화까지 쓰지 못하게 하는 건 부당한 일이다.

박성준 정치부 기자

병사들도 모두 성인인데 왜 안 될까. 군대에서 휴대전화 요금을 내주기라도 하나. 간부들은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군사기밀 유출까지 하던데. 병사들은 중요한 군사기밀을 알지도 못하잖아. 휴대전화를 쓰면서 군대 내 폭력이나 부조리도 많이 줄어든 거 아니야. 휴대전화 쓴다고 일과에 영향을 끼치나.

그런데 군 간부 입장에서는, 글쎄… 나라를 지켜야 하는데 24시간 쓰는 게 정상인가. 안보 위기 상황에서 긴장된 자세로 군 복무를 유지해야 하는 거 아닌가. 휴대전화를 계속 갖고 있으면 집중력도 저하되고 동료 간 대화도 단절될 것 같은데. 사용수칙 위반도 엄청 많잖아.

일과 후로 제한된 병사 휴대전화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 최근 국방부는 시범 부대를 운영했었다. 그러나 결국 확대하지 않기로 했다.

군대를 운영하는 데도 여러 원칙이 있으며, 그 원칙은 많은 지점에서 인권과 첨예하게 맞부딪친다. 군 당국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한다. 기존에 안 하던 걸 하려는 것 자체가 부담일 것이다. 안보가 최우선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굳이 반박하고 싶지 않다.

그런데도 국방부 방침을 보면 궁금한 점이 생긴다. 인권보다 우선하는 부대 운영 원칙은 뭘까. 아래 의문들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 완전히 동의는 못 해도 이해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시범운영 기간 사용수칙 위반 건수는 과거에 비해 줄었는데 왜 확대하지 않는가. 국방부는 2021년 11월부터 소지 시간 확대 범위를 판단하기 위해 총 세 차례에 걸쳐 병사 휴대전화 사용 시범 운영을 실시했다.

3차 시범 운영 기간 위반 건수는 12만1192명 대상 1005건으로, 시범 운영 전(11만4974명 대상, 1014건)에 비해 인원은 많아졌지만 위반 건수는 오히려 줄었다. 시범 운영 기간 중대한 보안사고는 1건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한다.

국방부는 "사용수칙 위반 건수가 크게 줄지 않았다"는데, 어찌 됐든 줄었으니 앞으로 계속 줄여나가면 되는 것 아닌가. 위반을 막는 것도 군의 책무 아닌가. 위반 건수가 얼마나 감소하면 사용 확대할 계획이었다는 건가. 애초에 확대할 의지는 있었나.

둘째, 왜 군 간부의 '의견'만으로 휴대전화 사용을 막는 건가. 휴대전화 사용은 인권 문제다. 사용 확대는 인권 보장과 같은 말이다. 이 때문에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에도 '병사 휴대전화 사용 확대'가 포함된 것이다.

그런데 국방부는 "무엇보다도 일과 중 근무·교육훈련 집중력 저하, 동료와의 대화 단절 및 단결력 저하 등을 우려하는 시범 운영 부대 간부들의 의견이 다수 보고됐다"면서 확대하지 않았다. 군 간부의 '의견'이 인권보다 먼저란 말인가. 더욱이 그 의견에는 객관적 근거는 없고 '우려'뿐이다.

휴대전화 사용을 확대하더라도 경계근무와 당직근무, 대규모 교육훈련 때는 휴대전화 소지가 제한된다. 소지하더라도 식사나 일과준비, 개인 자율활동, 청소, 근무시간 중 지휘관 통제 아래 지정된 시간과 장소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점호와 그 외 근무시간에도 사용할 수 없다. 어떤 '객관적인' 우려가 있다는 말인가.

셋째, '군인권개선추진단'은 인권 개선 추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국방부는 지난 2022년 군 인권 문제를 총괄할 국장급 조직을 신설했다. 병사 휴대전화 사용 확대도 군인권개선추진단이 맡아 시범 운영했다.

말 그대로 '군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하는 조직이다. 군 인권 개선을 위해 이번에는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추진했나. 군 인권은 보지 못한 채 군 간부들 의견 때문에 '사용 확대는 안 된다'는 도그마에 갇힌 건 아닌가.

변화하고 개선하는 건 어떤 조직이든 쉽지 않다. '뼈를 깎는 쇄신' 같은 말도 이래서 생겼을 것이다. 특히 국방이나 군과 관련한 조직은 더 그렇다. 고통을 최대한 줄이면서도 감내할 건 해야 한다. 군인권개선추진단이 그런 조직인 줄 알았다.

'사용 확대를 우려하는 군 간부를 설득해 봤냐'는 질문에 추진단은 "설득하진 않았고 의견 수렴만 했다"고 답했다. 군과 국방부 전체가 휴대전화 사용 확대를 막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나뿐인가.

병사 휴대전화 사고를 방지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모든 병사의 휴대전화를 빼앗으면 된다. 그러나 아무도 그런 주장을 하진 않는다. 최소한의 인권을 위해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기 때문이다.

부대 운영도 중요하고 안보도 중요하다. 군인에게 민간인과 똑같은 자율성을 보장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걸 어느 선까지 보장하고 제한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

세상에 자발적으로 인권을 통제당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일방적 지시와 통제 없이도 강한 군대, 행복한 군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시대적 요구라면, 휴대전화 사용에 대해 조금 관대해져도 되지 않을까.

군과 국방부가 어떤 철학을 갖고 이 문제를 고민했는지 듣고 싶다. 철학이 있기는 한가. 제대로 된 고민을 해보긴 했나. 글쎄… 나는 모르겠다.

parks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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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존 노 美국방부 인·태 차관보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한국계 존 노(John Noh)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 후보자의 인준안이 의회에서 최종 통과됐다. 이에 따라 노 후보자는 조만간 인도·태평양 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국방부의 핵심 보직에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미 상원은 18일(현지시간) 열린 본회의에서 노 후보자 인준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 53표, 반대 43표로 가결했다. 이번 인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그를 차관보로 지명한 지 약 6개월 만에 이뤄졌다.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Assistant Secretary of Defense for Indo-Pacific Security Affairs)는 국방부 정책 차관실(Office of the Under Secretary of Defense for Policy) 소속으로 한국과 북한, 중국, 일본, 대만을 비롯해 호주, 뉴질랜드, 인도, 동남아시아 전역을 관할하며 미 국방부의 역내 안보 전략과 동맹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다. 미국의 대중국 억제 전략과 한·미·일 안보 협력 체계 조율 등 핵심 사안을 지휘한다는 점에서 상징성과 실질적 영향력이 모두 큰 직책으로 평가된다. 브라운대와 스탠퍼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노 후보자는 미 육군 장교로 임관해 아프가니스탄에서 보병 소대장을 지냈으며, 전투보병훈장을 수훈했다. 전역 후에는 연방검사로 일하며 마약 카르텔 관련 사건을 담당했고, 최근에는 미 하원 중국공산당특별위원회에서 법률고문으로 활동하다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로 자리를 옮겼다. 노 후보자는 지난 10월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가장 심각한 군사 위협으로 중국을 지목하며, 동맹국들의 방위역량 강화를 촉구한 바 있다. 그는 "한국·일본·호주·대만 등 동맹들은 독자적 작전 능력을 강화하고 국방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며 "한국군의 장거리 화력, 미사일방어, 우주전, 전자전 역량은 중국 억제에도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한반도 안보 환경을 반영해 주한미군의 역할과 태세를 조정할 수 있도록 인도·태평양 사령관 및 주한미군 사령관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며 한·미 간 긴밀한 공조 의지를 밝혔다. 아울러 서해 잠정조치수역(PMZ) 내 중국의 구조물 설치와 같은 도발적 행위에 대해서는 "한국을 위협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며 "인준 후 이러한 활동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미 정부 및 한국 측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인준으로 노 후보자는 미 국방부의 핵심 전략 요직에 오른 첫 한국계 인사 가운데 한 명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그의 취임이 한미동맹의 전략적 조율 강화와 대중국 억제 구도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존 노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담당 차관보 지명자. [사진=상원 군사위 제공] dczoomin@newspim.com 2025-12-20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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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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