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증권·금융 증권

속보

더보기

현대차·LG 등 대기업 '자사주 매입 후 소각없다'···"반쪽짜리 밸류업"

기사입력 : 2024년09월04일 07:24

최종수정 : 2024년09월04일 07:24

현대차 자사주 4조 매입에 투자자 환호 하지만...매입과 매각은 별개
백기사·자사주 마법 활용 가능성..."투자자에 정확한 분석 제공해야"
"금융위, 6월 입법예고한 자사주 소각 개정안 조속 이행돼야" 주장도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주요 대기업들이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에 동참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 LG, POSCO홀딩스 등이 '조 단위'의 자사주 매입 등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면 시장은 주가 상승으로 화답하고 있다.

자미나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이어지는 것과 달리 한국은 매입과 소각을 별개로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입된 주식이 주주가치 제고라는 본래의 목적과 달리 향후 지배주주 지배력 확대 또는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현대차 장재훈 사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서 열린 '2024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주요 경영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2024.08.28 leemario@newspim.com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LG,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 상장사들이 밸류업 참여를 공식화하면서 시장의 분위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28일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통큰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3년간 배당금을 25% 늘리고 보통주와 우선주를 포함해 총 4조원의 자사주를 매입해 일부는 소각하기로 했다. 분기 배당금은 주당 2000원에서 2500원으로 늘리면서 연간 주당 최소 배당금을 1만원으로 제시했다. 기존 배당 성향 목표를(25%)를 총주주환원율(TSR) 35% 목표로 전환했다고 했다.

LG그룹도 지주사인 (주)LG가 LG전자와 LG화학의 주식 5000억원을 매수한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장내매수는 오는 11월부터 시작된다. (주)LG가 주식 매입을 완료하면 LG전자 보유 지분율은 종전 30.47%에서 31.59%로, LG화학 지분율은 30.06%에서 31.29%로 늘어난다.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현대차와 관련 주요 증권사들은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정책을 발표했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통한 자본의 슬림화, TSR 개념 도입, 최소 배당 도입 등으로 투자자의 투자수익에 대한 가시성을 높였다" 등 호평을 쏟아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 밸류업 상장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4.08.12 leemario@newspim.com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논평을 통해 "현대차가 3년간 총 4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고 '자사주 매입 및 소각시 우선주 디스카운트를 고려하겠다'고 한 대목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포럼이 지난 2월 논평을 통해 현대차 이사회와 경영진에게 '자본비용 높은 우선주 전량 소각해 주주환원하고 전체 자본비용 낮추는 것 중요하다'고 지적했다"면서 "현재 우선주 시총이 총 14조원인데 보통주 대비 우선주 주가 디스카운트 감안하면 4조원을 전액 우선주 매입 및 소각에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자사주를 매입하면 시가총액에서 이를 차감해야 한다. 해당 주식을 소각한다는 의미다. 미국 등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강조하며 "한국은 소각하지 않고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백기사에 넘기거나, 인적분할 시 신주배정을 통해 대주주의 지배력을 높이는 자사주의 마법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외국 기관투자자들은 자사주 매입에 대해 주주환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LG에 대해 다른 관계자는 "지주사가 자회사의 지분을 매입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모자회사가 동시 상장하는 건 한국의 특수성"이라면서 "메리츠금융지주처럼 100% 매입해 자회사를 상장폐지하는 게 맞지만,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이야기"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이 제대로 정보 제공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기업들이 밸류업 계획 및 예고 공시를 발표하면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분석 없이 시장에서 주가가 급등하는 일이 반복되는 모습도 보인다.

산업계 한 애널리스트는 "한국거래소에서 이 부분에 대해 기업들에게 어떤 가이드라인을 주고 있는 지 모르겠다"면서 "구체적 방향 제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계 다른 관계자는 "상장사들이 밸류업을 공시하면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해당 내용을 면밀하게 분석해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등 길잡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면서 "실상은 현대차, LG 등의 밸류업에 대해 '찬사' 리포트만 있고, 제대로 '분석' 해주는 리포트는 잘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원회가 지난 6월 입법예고 한 기업의 자사주 보유 및 처분 관련 공시를 강화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의 조속한 시행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상장기업의 자사주 보유비중이 총 발행주식수의 5% 이상이 되면 자사주 보유 현황과 보유 목적, 향후 처리 계획(추가취득, 소각 등)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해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자사주가 주주가치 제고라는 제도 본연의 취지대로 운용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개정안을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국무회의 의결을 받아 연내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행 이전까지 '공백'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yunyun@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코스트코, 한국 순이익 67% 미국 본사로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가 한국에서 거둔 연간 순이익의 60% 이상을 배당금으로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코스트코 한국 법인인 코스트코코리아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번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영업이익이 218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회계연도보다 16%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미국 대형 유통 업체 코스트코 매장 앞에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대기 중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같은 기간 매출은 6조5301억원으로 8%가량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58% 급증한 224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배당금은 1500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의 67%에 이른다. 지난 회계연도에서도 코스트코코리아는 당기순이익(1416억원)을 뛰어넘는 2000억원(배당 성향 141.2%)의 배당금을 지급한 바 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미국 본사인 코스트코 홀세일 인터내셔널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전국에 1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임직원 수는 7351명이다. 미국 본사가 챙기는 배당금은 1000억원이 넘지만, 정작 한국 기여도는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기부액은 12억2000만원으로 지난 회계연도(11억8000만원)보다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국 본사가 가져갈 배당액의 1%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nrd@newspim.com  2024-11-19 14:32
사진
해임이라더니…김용만 김가네 회장 복귀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성범죄 혐의로 입건된 분식프랜차이즈 '김가네'의 김용만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가 다시 복귀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김용만 회장은 지난 8일 아들인 김정현 대표를 해임하고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김 회장의 아내인 박은희씨도 사내이사 등록이 말소됐다. 해당 내용은 지난 11일 등기가 완료됐다. 김가네 김용만 회장. [사진= 뉴스핌DB] 김 회장은 직원 성범죄 사건으로 인해 지난 3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고 아들인 김정현씨가 대표이사를 지냈다. 그런데 최근 아들인 김 전 대표와 아내 박씨와 김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촉발되면서 스스로 대표이사직에 다시 오른 것으로 관측된다. 김 회장은 김가네 지분 99%를 소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가네 관계자는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아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용만 회장은 지난 7월 준강간치상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김 회장은 사내 경리 담당 직원을 통해 회사명의 계좌에서 수억 원 상당을 자신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계좌로 빼돌렸다는 횡령 의혹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김 회장과 이혼소송을 진행 중인 아내인 박 씨의 고발로 알려졌다. romeok@newspim.com 2024-11-18 16:5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