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지난해 성탄절 새벽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의 피의자인 70대 남성 김모씨에게 법원이 금고 5년형을 선고했다.

4일 오전 서울북부지법(형사제8단독, 최형준 부장판사)은 중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금고 5년을 선고하며 "피고인이 담배꽁초의 불씨를 완전히 끄지 않아 발생한 화재로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 2021.02.19 mironj19@newspim.com

그러면서 "피고인은 화재 확인 후 신고나 진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오히려 현관문을 열어 연기가 건물 전체로 확산하게 했다"고 질타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25일 도봉구 방학동의 23층짜리 아파트 3층 자택에서 담배를 피우다 불을 내 주민 3명을 숨지게 하고 26명을 상해를 입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김씨는 이른바 '컴퓨터 방'에서 신문지와 쓰레기봉투 등이 쌓인 상태에서 담배를 피우며 바둑 영상을 시청하고 있었다. 그는 약 7시간 동안 담배를 피우다 불씨가 남아 있는 꽁초를 방치했고, 이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인한 사상자는 총 29명으로, 3명이 사망하고 2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화재 발생 시 김씨는 불씨가 옮겨붙어 불길이 확산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방에 신고하거나 진화하려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현관문과 컴퓨터 방의 문을 차례로 열어 다량의 공기를 유입시켜 불길을 걷잡을 수 없게 했다. 이로 인해 유독성 연기가 같은 동 전체로 급속히 확산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아파트 방화문이 상시 개방된 상태라 연기의 확산을 막을 수 없었다.

재판부는 김씨의 책임 회피 태도와 피해 회복 노력이 부족한 점을 들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회피하는 태도를 보이고 피해를 복구하고자 하는 모습도 없으며 피해자나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배상명령신청은 민사절차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각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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