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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근무 강도 높이는 삼성, 받아들이지 못하는 MZ

기사입력 : 2024년09월05일 09:23

최종수정 : 2024년09월09일 07:47

일 좀 시키고 싶은 회사와 워라밸 지키고 싶은 직원
기업 경쟁력 약화 원인이 직원들이 일은 안해서?
세계 반도체 1위 기업 TSMC도 격무로 직원과 갈등
경쟁력 강화·직원 복지 다 잡아야...기업들 '골머리'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는 높은 근무 강도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밤 11시, 12시에 퇴근해도 다음 날 아침 6시, 7시 출근 후 회의가 이어진다. 당연히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은 낮고 회사가 호출하면 새벽에도 출동해야 한다. 이 같은 상명하복식 TSMC의 기업 문화와 격무는 회사를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시킨 원동력으로도 꼽힌다.

미국에서 첫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는 TSMC는 미국 직원들과의 갈등으로 가동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정시퇴근', '수평 문화'에 익숙한 미국 직원들이 대만식 기업 문화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이라는 타이틀과 '높은 임금'도 워라밸을 중시하는 직원들에게는 매력적이지 않은 조건이라는 것이다.

서영욱 산업부 차장

근무 강도를 높이려는 회사와 워라밸을 중시하는 직원들 간의 갈등은 더 이상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치열해지는 경영 환경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높은 '근무 강도'를 비롯해 근무 시간 내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근무 기강'을 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 최근 기업들의 추세다. 실제로 워라밸과 조기 퇴근, 재택근무와 같은 문화가 기업 경쟁력을 해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국내 재계 서열 1위 삼성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젊은 직원들과 "지금보다 더 많이 일해야 한다"는 경영진 간 갈등이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의 주문 사항이 대표적인 사례다. 고 사장은 최근 임원 회의에서 신입사원의 업무 및 교육 강도를 높일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저녁 먹고 퇴근할 정도로 많이 일 시키고, 일이 없으면 교육이라도 시키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올해는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 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한 지 31주년이 되는 해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길어지면서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근무 강도를 높이려는 삼성의 움직임은 여기저기서 포착되고 있다. 임원부터 주 6일 근무에 나선 것에 이어 일부 조직에서는 주당 64시간 근무제도 시행 중이다.

특히 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HBM(고대역폭 메모리) 주도권을 빼앗기는 등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시장 주도권 탈환을 위해 전영현 부회장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으로 복귀시키는 등 쇄신 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이 같은 '충격 요법'이 직원들에게까지 잘 전달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나의 미래를 회사에 맡기지 않겠다"는 직원들이 늘면서 회사의 경영 상황에 따라 강해지는 근무 강도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유연한 근무 방식으로 이전과 같은 업무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이 일부 증명되기도 했다"며 "기업 경쟁력 약화를 직원들의 근무 시간이나 태도에서 찾는 것은 경영진의 무책임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더 이상 'S그룹'이라는 타이틀에 목매지 않는 직원들의 이직, 워라밸을 중시해 첫 직장을 찾는 미래 인재들을 잡기 위한 전략은 삼성의 최대 과제다. 재계 관계자들은 다음 세대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과도기를 겪고 있는 중이라고 말한다. 지금은 기업들도 열린 자세로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과거 미국 기업들이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성장한 사례가 있는 만큼, 기업들도 젊은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는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다"며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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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전자 '엑시노스 부활' 이 기사는 5월 21일 오전 10시04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와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플래그십 모델에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를 탑재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7월 공개 예정인 폴더블 신제품에는 '엑시노스 2500·2400',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에는 2나노 공정의 '엑시노스 2600'이 적용될 예정이다. 시장과 제품 포지셔닝에 따라 퀄컴 칩셋과 병행 탑재하는 이원화 전략이 병행된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사진=삼성전자] 21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오는 7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공개할 폴더블 스마트폰에 엑시노스 칩셋을 일부 탑재한다. 삼성은 또 내년에 출시하는 갤럭시 S26 시리즈에는 엑시노스 2600을 부분 탑재할 계획이다. 해당 칩셋은 2나노 공정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Z 플립7에 엑시노스 2500, 보급형인 Z 플립7 FE에 2400이 각각 탑재될 예정"이라며 "상위 기종인 Z 폴드7에는 S25와 동일하게 퀄컴의 스냅드래곤8 엘리트가 들어간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의 경우 북미·한국·중국·일본 등 주요 시장에는 퀄컴의 새로운 칩(스냅드래곤8 엘리트2)을, 유럽 및 기타 글로벌 시장에는 자체 칩셋인 엑시노스 2600을 교차 탑재하는 것이 현재 계획"이라며 "단, 고성능이 요구되는 울트라 모델은 전량 퀄컴 칩셋을 탑재하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상반기에는 3나노, 하반기에는 2나노 모바일향 제품을 양산해 신규 출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갤럭시 S25 울트라. [사진=삼성전자] Z 폴드7과 S26 시리즈의 칩셋 탑재 방식 차이는 제품 포지셔닝에 따른 것이다. 폴드 시리즈는 플립 보다 상위 라인업으로 분류돼 퀄컴 칩셋을 적용하고, 유럽 등에서는 엑시노스를 투입해 성능을 검증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울트라 모델의 경우 상위 기종인 만큼 지역에 관계없이 퀄컴 칩셋을 탑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이 엑시노스를 자사 제품에 탑재하는 것은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 실적 정상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 1분기 두 사업부는 각각 1조원대 적자를 낸 바 있다. 시스템LSI는 주요 고객사에 플래그십 SoC(System on Chip)를 공급하지 못했고, 파운드리는 계절적 수요 약세와 고객사 재고 조정으로 인한 가동률 정체로 실적이 부진했다. 하지만 자체 칩셋 적용은 내부 수요를 통한 생산 가동률 확보, 공정 검증 및 설계-제조 일원화 구조를 유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민감도가 낮은 시장을 중심으로 엑시노스 경쟁력을 확보하며 중장기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관측된다"며 "엑시노스의 성공은 사업부 실적은 물론 향후 시장 주도권 확보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삼성 입장에선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엑시노스 탑재와 관련해 "고객사와 관련된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aykim@newspim.com 2025-05-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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