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묻지마 칼부림으로 4명 사상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도
대법 "무기징역 선고 정당"…상고기각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지난해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행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선(34)이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12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일면식도 없는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된 조선(34)이 12일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사진은 조선이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는 모습. [뉴스핌DB] |
대법원은 "피고인의 연령·성행·환경, 피해자들과의 관계, 이 사건 각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에게 살인 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해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부착을 명하고 준수사항을 부과한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조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조씨는 지난해 7월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부근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을 숨지게 하고 30대 남성 3명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조씨가 같은 날 범행을 위해 서울 금천구 소재 마트에서 흉기를 훔치고 이동을 위해 택시에 무임 승차했다며 절도와 사기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구직활동이 어려워져 은둔 생활을 하던 중 한 게임 유튜버로부터 모욕죄로 고소를 당하자 사회에 불만을 표출하는 과정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조씨에게 사형을 구형했으나 1심은 "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나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무기징역과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 다수의 반성문을 통해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음을 나타냈고 일부 피해자의 가족과 합의하고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정황이 확인된다"면서도 1심의 무기징역형을 유지했다.
그러면서 "백주대낮 다수 시민이 다니는 거리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로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들에게 저지른 극도로 잔인하고 포악한 범죄"라며 "범행 동기와 수법 등에 비춰 죄질이 불량하고 피고인이 피해망상과 관계망상 증상을 겪었던 것을 고려해도 비난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질타했다.
1심과 항소심은 조씨가 2022년 12월 27일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특정 게임 유튜버를 지칭해 '게이 같다'는 글을 올려 모욕한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를 특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고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