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환경

속보

더보기

[르포] 추석 명절·의료 파업에도 의료진 구슬땀…"정말 감사합니다"

기사입력 : 2024년09월18일 09:10

최종수정 : 2024년09월19일 09:09

"전쟁터 같아" 명절 의료 대란 우려에 간호사들 구슬땀
간호사들 대거 증원해 의료 파업 빈자리 채워
수가 인상은 병원 외에도 의료진에게 돌아가야 할 몫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명절 응급실은 항상 바쁘고 긴박한 전쟁터 같아요."

17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숨 가쁘게 근무하는 간호사 A(31)씨는 이번 추석 내내 응급실을 지키고 있다.

7년차 응급실 간호사인 A씨에게 명절은 전쟁터와 다름 없다. A씨는 "명절에 쉬고 싶은 간호사들이 많지만 현실적인 여건이 어려워 응급실 간호사에게 명절은 항상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A씨가 응급실을 벗어날 수 없는 이유는 쉴 새 없이 몰려오는 환자들을 차마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11일 오후 서울의 대학 병원 응급의료센터에 환자를 태운 앰블런스가 몰리자 관계자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정부는 추석 연휴에 응급실 환자가 몰리는 상황에 대비해 11일부터 25일까지 2주간 '추석 명절 비상 응급 대응 주간'을 운영한다. 2024.09.11 yym58@newspim.com

응급의료센터에는 다양한 환자들이 몰린다. 특히 명절에는 과식, 음주, 교통사고 등으로 인해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이 많은데, 위급한 경우가 대다수다. 유독 후덥지근한 이번 추석에 A씨는 구슬땀을 훔치며 환자들을 돌봤다.

응급실은 수많은 환자들이 오가는 곳이기 때문에 환자들과 라포(유대 관계)를 쌓기 어렵다. 특히 응급 처치 중 단호한 태도가 필요한 상황이 많기 때문에 차갑고 웃음기 없다는 오해를 받기도 일쑤다.

A씨는 "환자들의 아픔을 신속 정확하게 해결하기 위한 집중한 모습"이라며 "겉으로 보이기에는 차가운 병원 간호사이지만 환자를 돌보는 마음 만은 따뜻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사망 가능성이 높았던 중증 환자를 신속 정확하게 진료하고, 나중에 퇴원할 때 감사하다고 인사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그럴 때, 참 응급실 간호사의 길을 잘 택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라며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서울의료원 전문 간호인력.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하다. [사진=서울의료원]

A씨가 근무하는 응급의료센터는 의료 파업 여파를 크게 받고 있다. 병원은 의료 대란 우려에 이번 추석에 평소보다 인력을 20% 증원했다. 이미 올해부터 응급의학과 전담간호사 4명을 늘려 의대 정원 파장으로 병원을 나선 인턴과 전공의 빈자리를 채웠지만, 이마저도 역부족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A씨는 "보통 한 타임에 8명이서 일하나 의료 대란 사태로 인해 이번 명절에는 한 타임 근무에 11명까지 증원하여 근무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의료계는 추석 명절 연휴 기간 하루 최대 1만명이 적절한 응급 치료를 받지 못할 것이라며 명절 응급실 의료 대란을 예고했던 바 있다. 이에 정부는 연휴에 응급실 환자가 몰리는 상황에 대비해 지난 11일부터 '추석 명절 비상 응급 대응 주간'을 운영하며 전국 409곳의 응급의료 기관 중 2개소를 제외한 407곳의 24시간 가동 체제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정부는 이번 비상 대응 주간을 운영하며 연휴 동안 의료진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고 전문의 진찰료도 기존의 3배 이상 수가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이것이 간호사를 비롯한 여러 의료진에게 돌아갈 지는 미지수다. 수가 인상은 병원 외에도 각 의료진에게 돌아가야 할 몫이 분명해 보인다. 

"응급의료개혁으로 정부 지원금이 늘어도 간호사들에게 돌아오는 몫은 없다"며 "의사들의 증원이 어려워 간호사를 증원하는 실정임에도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점은 아이러니"라고 말한 A씨는 피곤함에 부은 눈가를 꾹꾹 누르며 기지개를 키고 근무 시간에 맞춰 응급실로 돌아갔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과 진료 거부가 2주차에 접어든 가운데 26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이동하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27일부터 간호사를 대상으로 '진료지원인력 시범사업'을 실시 진료공백에 대응한다고 밝혔다. 2024.02.26 leemario@newspim.com

◆"친척 어른 같다" 명절에 환자와 정 나누는 1년차 새내기 간호사

"항상 마주하는 환자분들 볼 때마다 편한 친척 어른들 뵙는 느낌이죠"

또다른 서울 소재 대학병원 인근에서 만난 간호사 서모(26) 씨는 이번 추석 명절 내내 암 병동을 지키고 있다.

서씨가 근무하는 암 병동은 의료 파업 대란 여파를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병원 내부에서는 파업으로 인해 환자 수를 대폭 줄이면서 이번 명절 연휴 때 간호사를 포함한 직원들의 연차를 대폭 소진하는 것을 고려 중이지만, 서 씨가 근무하는 병동은 명절에도 근무를 하는 간호사들이 대다수다.

서씨는 "보통 한 타임에 5명이서 근무를 하는데 4명까지 줄여서 근무하는 방향이 논의되고 있다"면서도 "다들 여러 이유로 일하고 싶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종합 병원의 암 병동에는 말기 환자들이 많다. 특히 항암을 주기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예후가 좋아져 퇴원하더라도 다시 입원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서씨는 "대부분 추석을 집에서 보내고 싶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 있는 환자들은 정말 몸 상태가 안 좋은 경우가 대다수"라며 "추석은 환자와 보호자에게 고된 시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단한 간호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추석 때 힘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책임감을 내비쳤다.

이런 서씨의 책임감은 그간 환자들과의 라포가 잘 형성된 덕이다. 서씨는 "간호사로 일한 지 1년 밖에 안 됐지만 벌써 환자 분들에게 정이 들었다"며 "처음에는 많이 낮설었지만 얼굴을 익히면서 일할 때마다 손녀 보듯이 좋아해주신다"면서 미소를 보였다.

일 할 때는 식사도 못하는 처지다. 서씨 역시 명절 음식을 뒤로 하고 근무에 임한다.

서씨는 "보호자 분들이 간호사들이 항상 밥을 못 먹는다고 생각을 하는 거 같다"며 "집에서 가져오신 과일이나 명절 음식을 입에 넣어주시기도 하고 그런다"며 웃었다.

이번 추석에는 병원에서 과일과 송편을 보내줬다. 서씨는 하얀 송편과 푸른 쑥 송편을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근무 동안 다른 간호사 선생님들과 나눠 먹으며 근무를 마무리 할 예정"이라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한 대학 병원에서 간호사들에게 명절 기념으로 지급한 송편. 2024.09.14 dosong@newspim.com

doso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외교부 1차관 인사 충격파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국장급에서 일약 차관으로 직행한 박윤주 외교부 1차관 임명에 외교부가 술렁이고 있다. 외교부 조직과 인사를 총괄하는 책임자인 1차관에 현재 실장급(1급)보다 후배 기수인 박 차관을 전격 기용한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 중이다. 이번 인사는 파격을 넘어 충격에 가깝다. 박 차관은 전임 김홍균 1차관보다 외무고시 기수로 11기 아래이며 나이도 9살이나 어리다. 박 차관이 미국 관련 업무를 오래했다고는 하나 본부 주요 국장도 거치지 않았고 공관장도 특명전권대사가 아닌 총영사를 지냈다. 기수나 나이, 경력 모든 면에서 전례가 없는 인사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박윤주 신임 외교부 1차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 첫 출근을 하고 있다. 2025.06.11 gdlee@newspim.com 퇴직한 외교관 출신의 한 인사는 "차관이 실장보다 후배였던 경우는 외교부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면서 "이 정도 인사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보성 출신인 박 차관은 민주당 정부에서 요직을 거쳤다. 노무현 정부 출범 때 정권인수위원회를 거쳐 이종석 당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밑에서 일했다. '자주파·동맹파 파동'으로 외교부 북미국장에서 물러난 위성락 현 국가안보실장도 당시 NSC에서 함께 일했으며, 위 실장이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일 때도 워싱턴 공관에서 함께 근무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미국 심의관과 인사기획관을 거쳐 애틀랜타 총영사로 임명됐지만, 1년여 만에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교체됐다. 외교부가 술렁이는 이유는 단순히 의외의 인물이 발탁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박 차관 임명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전례없는 파격 인사로 조직에 충격을 가하고 강도 높은 조직 개편과 체질 개선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는 민주당 정부가 집권했을 때마다 개혁의 대상이었으며, 실제로 외교부를 '손보려는' 시도도 자주 있었다. 노무현 정부때는 중앙인사위원회·행정자치부 출신의 차관을 임명해 조직 개편을 시도했고, 문재인 정부 때는 주미 대사관의 한·미 정상통화 유출사건을 계기로 외교부 내 '친미 라인'을 제거하기 위해 과도한 징계를 가해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외교부의 한 중견 간부는 "이번 차관 인사가 태풍의 전조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외교부 내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박 차관 임명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신선한 충격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 2025-06-11 16:23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김현지 총무비서관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주일이 지난 가운데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급 인선도 추가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이재명 대통령 인선의 핵심은 '실용'이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발해야 하는 정부인 만큼 기존에 손발을 맞춰온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등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경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성남·경기라인 인물들은 정부 요직에 내정됐다. 대표적인 인물이 총무비서관으로 내정된 김현지 전 보좌관이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때 시민운동을 하면서 인연이 닿았다. 대학 졸업 직후인 1998년 당시 변호사이던 이 대통령이 설립을 주도한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으며 이곳에서 집행위원장, 사무국장 등을 거쳤다. 이 대통령이 정치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던 성남시립병원 설립 운동도 함께했다. 성남시립병원추진위원회에서 사무국장을 역임한 것. 이후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에도 시민운동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2011년 성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환경·도시 전문가 등이 주축이 된 민관 협력 기구 '성남의제21'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이 대통령이 2018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후에야 도청 비서관직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이 대통령을 보좌하기 시작했다. 김 전 보좌관은 '그림자 보좌'로 유명하다. 본인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성향이다. 시민운동가로 활동할 때는 지역 언론 인터뷰에도 응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이 대통령이 국회에 입성한 이후에는 언론 노출을 지양해왔다. 또한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에게 직언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김 전 보좌관은 리스크 관리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은 사전에 차단하려고 하고 조심성이 강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각각 대장동 사건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사법리스크에 휘말리면서 당직을 내려놓은 영향도 있다. 김 전 보좌관이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의 자리를 대체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김 전 보좌관이 맡게 될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실 예산을 총괄하는 직책으로 공무원 직제상 1급에 해당한다. 특히 대통령실 2급 이하 행정관 등 실무진 인사에 관여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수석급 인선에는 강훈식 비서실장, 우상호 정무수석, 강유정 대변인 등 비교적 친명(친이재명) 색채가 옅은 통합형 인재를 등용하는 한편 실무라인에는 김 전 보좌관처럼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복심'들을 배치하고 있다. 대통령실 1부속실장에 내정된 김남준 전 당대표 정무부실장, 의전비서관의 권혁기 당대표 정무기획실장, 인사비서관의 김용채 전 보좌관 등이 대표적이다. 원외에서 이 후보를 후방지원한 더민주전국혁신회의 핵심인물들도 이재명 정부에서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윤용조 혁신회의 집행위원장은 대통령 국가안보실 비서관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강위원 혁신회의 상임고문은 전남 경제부지사에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 정부와 더 긴밀히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heyjin@newspim.com 2025-06-11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