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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헌 결정 무색"…입법 공백 속 음지서 계속되는 임신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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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불합치 후에도 후속 입법 이뤄지지 않아
"건보료 보장하고 유산유도제 허용해야"
국가인권위, 복지부·식약처 등에 권고
여성단체 "책임 방기 더 이상 안돼"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위헌 결정이 난 뒤에도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임신중지 수술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는 곳이 없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 여전히 너무 모든 게 비밀스럽게 진행된다."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2021년부로 낙태죄의 효력은 사라졌다. 더 이상 낙태는 불법이 아니지만, 합법도 아니다. 후속 조치로 이뤄져야 할 입법 공백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합법과 불법 사이 애매한 입법 공백 속에서도 여전히 임신중지 수술은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

2022년 10월 임신중지 수술을 한 A(30)씨는 "낙태죄가 위헌 결정이 난 뒤에도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정보를 알 수 있는 곳은 전무했다"라고 되새겼다.

임신은 사고처럼 다가왔다. 콘돔을 사용해 피임을 했는데도 관계를 가진 뒤 몸이 찌뿌둥하고 생리를 하지 않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임신 테스트를 해봤다는 A씨는 "임신이 누구에게나 어렵지 않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체감했다"고 말했다.

낙태죄 폐지 1년을 맞았던 2022년 당시 4.10 공동행동 기획단은 온전한 임신중지 권리 보장을 위해 유산유도제 즉각 승인, 건강보험 보장, 권리 보장을 위한 법·제도 구축을 촉구했다.[사진=뉴스핌 DB]

하나부터 열까지 그에겐 모든 것이 막막했다. 상대는 교제하는 사이가 아니었고, 주변에 마땅히 도움을 청할만한 사람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 불현듯 떠오른 건 먼저 임신중지 수술을 한 경험을 털어놓은 지인이었다.

A씨는 그 지인에게 '혹시 수술한 병원 정보를 알려줄 수 있느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수술비는 100만원 가까이했다. 기록이 남으면 안 되기 때문에 전액 현금으로 해야 했다. 함께 병원에 가준 지인에게 현금까지 빌린 뒤에야 A씨는 수술방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사회적 시선 탓에 A씨는 충분히 몸을 회복할 시간도 갖지 못했다. A씨는 "병원에선 임신했던 상태와 다름없으니 한동안 몸조심하라고 했지만 회사에 수술 사실을 밝힐 수가 없으니 수술 전날도, 다음날도 바로 야근했다"고 말했다.

당시 간호사가 했던 말은 A씨를 더욱 씁쓸하게 만들었다. 당시 간호사는 수술 사실을 절대 남자친구한테 말하지 말라며 태도가 확 변해서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충고했다. 

그럼에도 A씨는 주변에 임신중지 수술을 고민하는 친구가 있다면 수술을 권유할 것이라고 했다. A씨는 "10초면 끝나니까 초기에 빠르게 판단해서 해결하고 몸을 잘 챙기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2019년 헌재는 헌법불합치를 결정하면서 낙태죄의 효력은 2020년 12월31일을 끝으로 사라졌다. 이후 이를 반영한 형법 개정안이 21대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모두 임기 종료와 함께 폐기됐다. 22대 국회에서는 아직 발의된 법안이 없는 상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지속된 입법 공백과 2020년 안전한 임신 중지가 가능한 의약품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정부 발표 이후 달라지지 않은 현실을 고려해 정책적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 25일 보건복지부장관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여성의 임신중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개선을 권고했다.

보건복지부장관에게는 ▲'낙태', '중절' 등의 부정적인 용어를 '임신중지' 또는 '임신중단' 등으로 관련 정책용어를 정비 ▲임신중지 관련 의료서비스 제공 및 건강보험 적용 등을 권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는 현재 96개국에서 도입한 유산유도제를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할 것 등을 권고했다.

여성인권 단체 등을 중심으로 이뤄진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 보장 네트워크는 공동성명을 통해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수년째 책임을 방기하고 있지만 이번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에서도 명확하게 확인된 바와 같이, 그간의 책임 방기를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는 국제인권규범과 현재의 국내 법적 상황을 통틀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yk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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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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