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소속기관 국감 이달 10·15·22·25일 진행 예정
아이돌 그룹 '직장 내 괴롭힘' 국감서 처음으로 다뤄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오는 10일 열리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는 쿠팡 노동자들의 잇따른 사망, 정부까지 수습에 나선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등이 최대 이슈가 될 전망된다. 한화오션, HD현대 등 주요 중공업 회사들의 잇따른 사망사고에 대한 책임 공방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국을 대표하는 아이돌 뉴진스 멤버들의 '왕따 논쟁'도 이번 국감에 주요 관심사다. 국내 연예 기획사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하이브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간 법적 분쟁이 노동 이슈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 올해 국감서 쿠팡 계열사 산재사망 집중 추궁…'위메프 사태'도 재조명
4일 국회 및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국회는 오는 7일부터 3주간 정부부처를 상대로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고용노동부 및 소속기관 국감은 오는 10일과 15일, 22일과 25일 등 네 차례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의결한 '2024년도 국정 감사 증인 및 참고인 출석요구의 건' 명단에는 주요 플랫폼과 중공업 대표들이 이름을 올렸다. 국회 출석을 요구한 참고인 명단만 살펴보면 올해 국정감사 역시 산업재해 국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먼저 오는 10일 고용노동부 국감에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대표와 홍용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야당 의원들은 끊이지 않는 쿠팡 물류센터·택배캠프 노동자들의 사망 사고 원인과 재발 방지책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사진=뉴스핌DB]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에서 제출받은 최근 3년간(2021~2024.8) 쿠팡풀필먼트서비스·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쿠팡이츠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승인 건수는 총 7640건에 달했다.
특히 쿠팡 계열사에서 일하다 사망한 노동자는 올해에만 5명에 달한다. 쿠팡 노조와 유족들은 과로사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법정 근로시간을 지켰다는 입장만 되풀이한다. 쿠팡 노동자들의 근무 형태나 쿠팡 내부의 조직 문화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게 환노위 의원들의 공통적인 입장이다.
국회 환노위 소속 한 보좌관은 "올해 국감의 최대 이슈는 뭐니 뭐니 해도 쿠팡 노동자 사망이 될 것"이라며 "계속 지적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해도 끊이지 않는 산재사망을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열악한 노동환경을 문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까지 나서 수습에 나선 티메프 사태도 올해 고용부 국감에서 주요 관심사다.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은 구영배 큐텐 대표의 증인 출석을 요구한 상황이다. 큐텐그룹은 지난해 티켓몬스터와 위메프 등 주요 플랫폼 업체들을 잇따라 인수하며 무리한 사세 확장에 나선 바 있다. 그러다 위메프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를 촉발시켰다.
위메프 사태가 터지자 정부는 1조2000억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투입해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사태는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티몬, 위메프와 물품 공급 계약을 맺은 중소 판매업자들의 줄도산 가능성도 점쳐진다.
조선업체들의 고질적인 산업재해 발생 및 노동환경 처우 등을 다루기 위해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 이상균 HD현대 대표도 오는 15일 증인으로 출석한다. 정 사장에게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 발생하는 중대재해와 노동자 안전보건 대책을 따져 물을 계획이다. 또 이상균 대표에게는 조선소 노동자 사망 등 산재 및 노동환경 처우 문제 등을 집중 질의한다.
환화오션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 올해만 네 번째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또 HD현대중공업은 조선업체 중 산재발생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에서 제출받은 '8대 조선소의 산재신청 및 승인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중공업은 조선사 중 유일하게 산재신청 건수가 1000건을 넘는다. 올해 8월까지 산재사망 승인건수도 6건에 이른다.
이 외에도 오는 22일 윤태양 삼성전자 부사장과 김병우 우아한청년들 대표가 증인으로 소환된다. 환노위 위원들은 이들 기업의 노동자 산재 발생 문제와 열악한 처우 등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 '뉴진스 왕따 사건' 국감서 다룬다…직장 내 괴롭힘 여부 집중 추궁
최근 불거진 하이브 소속 여성 아이돌 '뉴진스 왕따 사건'도 비중있게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김주영 하이브 최고인사책임자와 뉴진스 하니 팜이 증인 및 참고인으로 출석해 논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11일 뉴진스 멤버 하니가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하이브 사옥 복도에서 다른 연예인과 매니저에게 인사했는데, 해당 매니저가 '무시해'라고 말했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뉴진스 팬 A 씨는 지난 12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하이브 내 뉴진스 따돌림 의혹은 실체적 진실이 규명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근로기준법의 '전속수사권'을 가진 고용노동부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그룹 뉴진스가 지난 11일 소속사 어도어와 모회사 하이브의 갈등에 대한 긴급 방송을 진행했다. [사진=뉴진스 채널 'nnwjns' 캡처] 2024.09.11 alice09@newspim.com |
이에 고용부는 '뉴진스 왕따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해당 사건이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 최대 규모 연예 기획사 하이브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간 법적 분쟁이 노동 이슈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국회 관계자는 "해당 사안은 국감에서 처음으로 다뤄지는 아이돌 그룹의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라며 "괴롭힘의 고의성 여부가 집중적으로 추궁될 것"으로 예상했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