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하만 인수로 전장 사업 본궤도
정의선·일론 머스크 만나며 경쟁력 강화
'전자산업의 쌀' MLCC에 집중...'초격차' 경쟁력 주문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차량용 전장 사업을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 초격차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량용 전장 사업을 통해 삼성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의 전장 사업은 지난 2016년 세계 1위 차량용 디지털콕핏 및 오디오 분야 기업 하만을 인수하면서 본궤도에 올랐다. 하만은 인수 첫 해인 2017년 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매출 14조3885억원, 영업이익 1조1737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수확, 삼성의 전장 사업을 이끄는 주력으로 자리잡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SEMPHIL)을 찾아 MLCC 제품 생산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는 전기차 부품 영역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전자 DS 부문,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하만 등 전자 부품 계열사의 역량을 총결집, 전기차 부품 가치 사슬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올리버 집세 BMW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글로벌 자동차 업계 경영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전장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지난해 일론 머스크와 회동해 차량용 반도체 분야의 포괄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지난 6일 필리핀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방문해 현장 점검에 나선 이 회장은 전장용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분야에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1988년부터 MLCC를 개발해 왔으며 전장용 MLCC 시장 선점을 위해 2018년 중국 텐진에 MLCC 2공장을 구축했다.
전장용 MLCC는 전기차 1대당 최대 2만여 개가 탑재되며, 자율주행 기술의 발달로 수요는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수원과 부산에서 연구개발을, 텐진과 필리핀에서 대량 양산을 이어가며 MLCC의 핵심 원자재를 자체 개발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하는 핵심 부품으로 스마트폰, 전기차 등에 사용되며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회로에 들어오는 전류가 일정하지 않으면 전자제품이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고장이 날 수 있어 MLCC가 반도체에 전기를 일정하게 공급하는 일종의 '댐'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용 MLCC는 폰 1대에 1000여개 정도 들어가지만, 전기차에는 1만8000개~2만개 가량 탑재돼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의 시장 확대에 따라 전장용 MLCC는 업계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6일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SEMPHIL)을 찾아 현지 임직원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전장용 MLCC는 자동차에 사용되는 만큼 ▲고온(150도 이상) ▲저온 (영하 55도) ▲외부 충격 ▲높은 습도 등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최첨단 기술력을 기반의 높은 신뢰성과 내구성이 요구된다. 현재 삼성전기는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ABS(잠김방지 브레이크 시스템) ▲파워트레인(동력장치) 등에 사용하는 다양한 전장용 MLCC를 생산하고 있다.
이 회장은 2020년과 2022년 부산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전장부품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적극적 대응을 주문했다. 이 회장은 2020년 부산 사업장을 방문해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며 "현실에 안주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된다.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자"고 당부했다.
삼성전기는 국내 수원과 부산사업장은 연구개발 및 신기종, 원료 생산을, 중국 텐진과 필리핀 생산법인을 대량 양산기지로 운용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MLCC의 핵심 원자재를 자체 개발·제조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전기차·ADAS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전장용 MLCC 매출 1조 달성 목표를 세웠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