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 상황관리관·112 상황 팀장도 무죄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이태원 참사에 부실 대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광호(60) 전 서울경찰청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권성수)는 17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등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김 전 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부실한 대응으로 피해를 키운 혐의로 기소된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나오고 있다. 2024.10.17 pangbin@newspim.com |
참사 당시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으로 당직 근무를 해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류미진 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과 정대경 전 112 상황팀장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김 전 청장 측이 주장했던 대규모 압사 사고 발생을 예측할 수 없었고 사고를 예견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서울경찰청 산하 경찰서장과 간부들에게 핼러윈 데이 대비를 철저히 하도록 당부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대규모 인파사고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없었고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주의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 사건 사고 발생이나 확대와 관련해 피고인들의 업무상 과실이나 인과 관계가 엄격히 증명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김 전 청장은 용산서가 제공한 정보에 의존해 상황을 파악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본다"며 "다수 인파 집중을 넘어 대규모 인파사고 발생 가능성으로 대비가 필요하다는 정보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는 없었다"고 판시했다.
김 전 청장은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핼러윈 데이 다중 운집 상황으로 인한 사고 위험성을 예견했음에도 적절한 경찰력을 배치하지 않고 지휘·감독 등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아 참사 당일 사상자 규모를 키운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검찰은 김 전 청장에게 금고 5년을 류 전 과장과 정 전 팀장에 대해선 각각 금고 3년, 금고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부실한 대응으로 피해를 키운 혐의로 기소된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차량 앞에 주저앉아 있다. 2024.10.17 pangbin@newspim.com |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고 질서를 유지하는 기능을 잘 수행할 것이라는 신뢰와 믿음을 가졌지만, 이는 처참히 부서졌다"며 "여전히 사회적 재난에 대한 국가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아쉬움을 넘어서 실망과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선 보라색 조끼를 입은 유가족들 사이에서 흐느낌과 고성이 이어졌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이정민 운영위원장은 "문제는 있어 보이는 데 죄는 없다는 얘기"라며 "아이들이 경찰을 믿고 신고를 하고 구조를 기다렸는데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사법부가 면제부를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백민 변호사는 "검찰이 즉각 항소할 것을 촉구한다"며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책임자가 마땅한 책임을 지도록 법을 바꿔나가는 제도적 개선책을 제시해 이러한 참사가 반복되기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故) 진세은 양의 고모 진창희(54) 씨는 "엄마 아빠들이 법원 앞에서 몸부림 치는 장면만 보지 말고 사법부의 무능과 참담함을 바라봐 달라"며 "국민 여러분들이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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