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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산재 처리기간 최대 8개월...'국가 선보상제' 도입해야

기사입력 : 2024년10월23일 17:38

최종수정 : 2024년10월23일 17:38

질병 산재 처리 최대 232일 소요…사고 대비 13배↑
원인 규명 필요…질병 산재 역학조사 5년새 2배 증가
산재처리 절대 건수도 늘어…6년간 매년 1만건 증가
역학조사 인력도 부족…예산 등 문제로 증원 어려워
국회, 선보상제 도입 필요성 제기…공단 "검토 할 것"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산재처리기간이 최대 8개월이나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나 처리기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재처리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이 기간에 일을 하지 못하는 근로자들의 생계가 어려워지고, 일부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되는 역효과도 불러온다는 것이다. 

때문에 국회를 중심으로 '국가 선보상제' 도입 필요성이 제기된다. 산재 판정을 위한 역학조사 기간을 명문화하고, 이 기간 안에 조사를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 국가가 먼저 보상한 뒤 구상권을 행사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정부 재정, 납득할 만한 업무 연관성 기준 마련 등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 업무상질병 산재 처리에 최대 232.1일…6년 새 65일 증가

23일 뉴스핌이 근로복지공단에서 제출받은 '연간 산재처리 소요기간 추이'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12만7740건에 대한 산재처리 소요기간은 63.8일이 걸렸다. 사고 산재처리는 17.6일(10만214건)에 불과했지만, 질병 산재처리에는 232.1일(2만7526건)이 소요됐다. 질병 산재처리 기간이 사고 산재처리 기간보다 약 13배 길었다.

사고 산재처리 소요기간은 지난 2018년부터 올해 9월까지 적게는 15.3일, 많게는 17.6일로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기간 업무상질병 산재처리 소요기간은 166.8일에서 232.1일로 약 65일 늘었다. 질병 산재 처리 소요기간은 지난해 처음으로 200일대로 들어선 뒤 2년 연속 200일대를 기록 중이다.   

특히 질병 산재 승인을 위한 역학조사 처리 기간이 5년 새 두 배가량 늘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경우 2019년 평균 조사 소요일수는 513.3일이었으나, 2023년 952.4일로 439.1일 증가했다. 또 직업환경연구원은 2019년 평균 조사 소요일수가 206.3일이었으나, 2023년 588.1일로 381.8일 늘었다. 

근로자는 근무 중 사고 질병 사망 등 재해가 발생했을 때 산재를 신청할 수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9조에 따라 업무상 질병으로 산재를 신청하는 경우 우선 특별진찰을 받아야 한다. 특별진찰은 산재병원 또는 근로복지공단에서 지정한 병원에서 받을 수 있다. 

다만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질병의 경우 역학조사에 들어간다. 역학조사는 안전보건공단 산하 안전보건연구원(신종질병, 희귀병, 유해요인조사 등)이나, 근로복지공단 산하 직업환경연구원(폐암 등 호흡기 질병 등), 민간 작업환경측정기관(소음성 난청 등) 등에서 이뤄진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사고 산재 조사는 대부분 2주 안에 끝나는데, 질병 산재 조사는 인과 관계를 밝혀내는데 시간이 훨씬 더 많이 소요된다"면서 "특히나 지금까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병 같은 경우에는 안전보건연구원이나, 직업환경연구원 등에서 역학조사가 진행되는데, 그 발명 원인을 밝혀내는데 사실상 시간이 가장 많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산재 중 업무상 질병은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13년 7627명이던 질병자수는 지난해 2만3331명으로 연평균 11.8% 증가했다. 특히 인구고령화로 근로자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60세 이상 업무상 질병자수는 연평균 25.5% 증가했다. 

산재처리 기간이 늘어나는 근본적인 이유로는 산재처리 절대 건수가 늘어나는 데 있다. 뉴스핌이 고용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연도별 산재 신청 및 승인·불승인 현황'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공단에 접수된 전체 산재 신청 건수는 총 15만3295건(사고 9만642건, 질병 2만7526건)으로 집계됐다. 현 추세라면 연말까지 지난해 기록을 넘어 20만건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산재 신청 건수는 2018년 13만8576건(사고 10만1712건, 질병 1만2975건)에 불과했지만 ▲2019년 14만7678건(사고 10만6722건, 질병 1만8266건) ▲2020년 14만7512건(사고 10만5287건, 질병 1만8634건) ▲2021년 16만8927건(11만6856건, 질병 2만4871건) ▲2022년 18만1792건(사고 12만2066건, 질병 2만8796건)으로 급격히 늘었다.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인 19만6206건(사고 13만1281건, 질병 3만1666건)이 접수됐다. 

박종길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산재 신청 건수가 최근 3년간 크게 늘어나는 등의 요인이 산재처리 기간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업무상 질병 처리 기간이 늘어나는 또 다른 이유로는 역학조사 등 관련 인력 부족이 꼽힌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직업환경연구원의 역학조사 인력은 지난해 기준 26명으로 전년(24명)보다 2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역학조사 인력은 지난해 9명에 불과했다. 공단 내부에서도 신속한 산재 승인 처리를 위해 인력 확대가 필요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역학조사가 장기화되면서 일자리를 잃는 근로자들도 생겨나고 있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산재 승인 대기 중 149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영 의원은 산재 처리기간이 장기화되면 영세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일수록 휴직 가능 기간이 짧은 만큼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경우도 많다"면서 "정부가 나서서 산재 피해자에게 더 큰 피해를 주고 있는 이 상황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국회, 산재 급여 처리 기간·역학조사 기간 규정화…선보상제 도입 필요성

이 때문에 산재 급여 처리 기간·역학조사 기간을 규정화하고, '국가 선보상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국회를 중심으로 제기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24년 국정감사 주요 이슈'에서 "산재 사건 심사가 지연되면 적기 보상이 어려울 수 있다"며 "산재 급여 처리 기간 및 역학조사 기간을 규정화해 기한 내 완료하지 못하면 우선 보장하고, 추후 심사 결과에 따라 구상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산재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에 "업무상 질병과 관련한 역학조사의 요청 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예산정책처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222조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상 질병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노동부 장관이 정한 바에 따라 안전보건공단에 역학조사를 요청할 수 있으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 22조 외에 구체적인 요청 기준이 없다"며 "요청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의원(오른쪽)이 박종길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왼쪽)에게 22일 근로복지공단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캡처=국회의사중계시스템] 2024.10.22 sheep@newspim.com

지난 22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도 길어지는 산재처리 기간에 대한 보완책으로 국가 선보상제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과관계가 다소 명확하지는 않더라도 상당히 인정할 만한 타당성이 있다면 산재로 인정하는 추정의 원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노동자와 유족뿐만 아니라 의료인의 산재 신고를 직권으로 보장하고, 대법원의 산재 판단 기준을 명문화해 사회적 인과관계로 산재를 인정하도록 대전환해야 한다"며 "역학조사의 종류·방법·기한·절차를 법률로 명시하고, 역학조사 기간을 초과하는 경우 국가가 선보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산재 처리 기관인 근로복지공단은 국회 지적에 입장을 같이하면서도 "정부 재정문제 등도 고려해 봐야 하기에 연관성이 어느 정도 입증된 사람에게만 적용 가능할 것"이라며 "이에 맞는 기준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박종길 공단 이사장도 "선보장 후 보상 문제는 국회에서 논의해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관계기관과 협의해 우리 규정을 바꿀 수 있는가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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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네르, 생애 첫 윔블던 단식 우승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세계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생애 첫 윔블던 남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신네르는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 센터코트에서 열린 2025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2위)를 3시간 4분 만에 3-1(4-6 6-4 6-4 6-4)로 꺾었다. 올해 1월 호주오픈에 이은 시즌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품에 안고 상금은 300만 파운드(약 55억8000만원)를 거머쥐었다. 이탈리아 선수가 윔블던 단식 정상을 밟은 것은 남녀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남자 단식 마테오 베레티니, 2024년 여자 단식 자스민 파올리니가 결승에 진출했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카라스를 꺾고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이번 결승은 지난 프랑스오픈 결승에 이은 두 선수의 메이저 결승 리턴 매치. 당시 신네르는 알카라스에게 2-3(6-4 7-6<7-4> 4-6 6-7<3-7> 6-7<2-10>)으로 패해 우승을 놓쳤다. 당시 트리플 매치 포인트를 날린 신네르는 경기 후 '삶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경기'라며 절치부심했고 한 달 만에 완벽하게 되갚았다. 신네르는 알카라스에게 당하던 5연패 사슬을 끊었다. 둘의 상대 전적은 여전히 알카라스가 8승 5패로 앞선다. 신네르는 이날 알카라스 특유의 드롭샷과 로브, 변칙 플레이에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3세트 게임스코어 4-4에서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4세트에서도 다시 한 번 브레이크로 균형을 깼다. 게임스코어 5-4, 자신의 마지막 서브 게임에서 신네르는 평균 200km/h에 가까운 강서브로 트리플 챔피언십 포인트를 만들었고 두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카라스를 꺾고 우승한 뒤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경기 후 신네르는 "파리에서 정말 힘든 패배를 겪었기 때문에 감정이 북받친다"며 "결국 중요한 건 결과가 아니라 그 안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다. 우리는 패배를 받아들이고 계속 노력했고, 그 결과 이렇게 트로피를 들게 됐다"고 말했다. 하드 코트 메이저에서만 세 차례(2023 US오픈, 2024 호주오픈 포함) 우승했던 그는 이번 잔디 코트에서 처음 정상에 올라 메이저 전천후 강자임을 입증했다. 유일하게 우승이 없는 클레이코트 메이저 프랑스오픈까지 제패할 경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지난해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던 신네르는 도핑 사실이 알려진 뒤로는 올해 호주오픈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트로피를 따냈고 도핑으로 인한 3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마친 올해 5월 초 이후로는 이번이 첫 메이저 우승이다. 반면 알카라스는 윔블던 3연패 도전에 실패했다. 통산 6번째 메이저 결승전에서 처음으로 패배를 당했고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을 위해선 여전히 호주오픈 우승이 필요하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왼쪽)와 알카라스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을 마치고 축하와 위로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그는 "결승에서 지는 건 언제나 힘든 일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오늘은 야닉의 날이다. 훌륭한 테니스를 한 그에게 축하를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네르와 알카라스는 지난해 호주오픈부터 치러진 7번의 메이저 대회에서 타이틀을 전부 나눠 가졌다. 2023년엔 알카라스가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신네르가 호주오픈과 US오픈을 차지했고, 올해는 다시 신네르가 호주오픈과 윔블던을, 알카라스가 프랑스오픈을 가져갔다. 이제 두 선수는 메이저를 양분하는 확실한 '빅2'로 자리매김했다. psoq1337@newspim.com 2025-07-14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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