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신간] 김수영문학상 수상 최재원 두 번째 시집 '백합의 지옥'

기사입력 : 2024년11월11일 13:01

최종수정 : 2024년11월11일 13:01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은하수라는 이름의 은하수와/ 마그마라는 이름의 마그마는/ 첫눈에 서로를 이해했다/ 마그마는 점점 은하수로 흘러들었고/ 은하수는 점점 마그마로 흘러들었고/ 태양빛 마그마와 은빛 은하수는 꿀빛 별늪이 되어' -'별늪' 중에서.
첫시집 '나랑 하고 시픈게 뭐에여?'로 제40회 김수영문학상을 받은 최재원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백합의 지옥'(민음사)이 나왔다. 첫시집의 도발적인 제목이 한눈에 보여 주듯, 최재원의 등장은 파격 그 자체였다. 끊임없이 변형되고 뒤틀리며 낯설어지는 형식, 방대한 이론과 형이상학을 넘나드는 언어, 성역도 금기도 없는 속된 말들이 한데 모여 우글거리고 충돌하며 만드는 에너지는 최재원의 시가 가진 독보적인 개성이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최재원 시집 '백합의지옥'. [사진 = 민음사 제공]   2024.11.11 oks34@newspim.com

'백합의 지옥'에서는 '가치 있는 것'과 '잔여'가 분리되기 전 삶을 통째로 올려 낱낱이 들여다볼 거대하고 독창적인 무대를 설계해 보인다. '백합의 지옥'의 무대는 사후세계에 지어진다. 최재원의 사후세계에는 가치의 위계를 정할 신이 없으므로 신의 집인 천국도, 신을 기다릴 장소인 연옥도 없다. 오직 무가치하고 성스럽지 못한 이들을 위한 지옥만이 남아 있다. 대부분의 순간이 시적이지도, 가치 있지도, 성스럽지도 못하다면, 삶은 잔여물, 이물들의 집합일 것이다. 최재원은 가치와 의미가 그토록 희소하다면 '삶'은 그 자체로 어떤 의미일 수 있는지 이 지옥을 통해 우리에게 되묻는다.

표제가 '백합의 지옥'이면서도 수록된 시에 백합은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는다. 총 9개 부제 아래 81편의 시가 수록됐는데, 부제마다 고유한 서사를 펼치거나 저마다의 정서를 담고 있다. 파격적이고 거침없는 표현과 형식이 눈길을 끈다. 가장 분량이 긴 시 '목련은 죽음의 꽃'은 160쪽에 걸쳐 이어지는데, 연과 행을 독특하게 나눠 여러 목소리가 동시에 말하는 듯한 효과를 낸다.

시인 김혜순은 추천사에서 "시집 '백합의 지옥'은 침묵과 수다, 서사와 서정, 노래와 논설 사이를 오간다. 화자의 목소리는 세대와 성별을 막론할 뿐 아니라 '눈이 먼 태양' 같은 사물까지 다양하게 등장한다. 이 화자들이 푸가, 서정시, 이야기시, 동화, 코러스, 우화, 오페라, 노래 가사, 노래 이어 부르기, 로맨스 소설, 독백, 숫자 세기, 논문, 에세이, 드라마, 일기 같은, 글쓰기로 할 수 있는 모든 장르를 총망라하여 속삭이고, 떠들고, 웅성거리고, 부르짖고, 침묵한다"고 평했다.

oks3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SKT '유심 교체' 북새통...내 차례 올까 [인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가입자 유심(USIM) 정보를 해킹 당한 SK텔레콤이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 인천의 한 대리점에서 고객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SKT는 사이버침해 피해를 막기 위해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국 2600여곳의 T월드 매장에서 희망 고객 대상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진행한다. 2025.04.28 yooksa@newspim.com   2025-04-28 12:12
사진
"화웨이, 엔비디아 H100 능가 칩 개발"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중국 화웨이가 미국이 수출 금지한 엔비디아 칩을 대체할 최신 인공지능(AI) 칩을 개발해 제품 시험을 앞두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 시간 27일 보도했다. 신문은 화웨이가 일부 중국 기술기업에 새로 개발한 '어센드(Ascend) 910D'의 시험을 의뢰했다고 전했다. 어센드 910D는 엔비디아의 H100보다 성능이 더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르면 5월 말 시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21일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AI칩 910C를 내달 초 중국 기업에 대량 출하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은 데이터를 알고리즘에 제공해 더 정확한 결정을 내리게 하는 훈련 모델용으로 엔비디아 칩에 필적하는 첨단 칩을 개발하는 데 주력해왔다. 미국은 중국의 기술 개발을 억제하기 위해 B200 등 최첨단 엔베디아 칩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H100의 경우 2022년 제품 출하 전에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화웨이 매장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04.28 kongsikpark@newspim.com kongsikpark@newspim.com 2025-04-28 12:2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