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수출 강국, 방산 수출에 특화된 금융지원 체계 운영
무기분야 AI 등 최첨단 기술 적용…국방비 증액도 필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을 계기로 한국 방위산업의 미국 시장 진출 기회도 커졌다. 미국은 연간 국방 예산이 1000조원이 넘는 '꿈의 무대'로 불린다. 2000년대 초반까지 비리로 얼룩졌던 K-방산은 수출 효자 산업으로 탈바꿈했다. 정부는 2027년까지 독일 등을 제치고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세계 4대 무기 수출 강국 달성 가능성과 향후 과제 등을 짚어본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올해 초 국회는 한국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은 수출입은행의 법정자본금 한도를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늘려 대출 여력을 늘리는 법안이다. 폴란드 정부가 한국에서 K9 자주포 등 30조원 규모의 무기를 추가로 사들이려 했지만, 한국의 금융 지원이 따라주지 않아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출입은행의 대출 여력을 늘린 것이다.
한국은 2010년대 초반부터 글로벌 방산시장에 본격 진출했지만 미국과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기존 방산수출강국의 적극적인 수출금융지원에 밀려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폴란드 2차 이행계약 사례 처럼 최근 글로벌 방산수출 성공 여부는 구매국이 요구하는 수출금융지원 등 반대급부 제공 능력이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K-방산, 세계 4강] 글싣는 순서
1. 1000조원 '꿈의 무대' 美 진출 기대감 커져
2. 수출 호조에 방산 4사 영업익 2조원 돌파 유력
3. 금융지원 확대·AI 적용·컨트롤 타워 강화 과제
4. '전투기 국산화 실현' KAI 사천 공장…자주국방 '정조준'
◆ 무기 수출 강국, 방산 수출에 특화된 금융지원 체계 운영
무기 수출 강국들은 일찍이 방산수출에 특화한 금융지원 체계를 운영해 왔으며, 최근에는 지원 형태가 대규모화, 패키지화되는 추세다. 특히 미국은 해외군사재정지원(FMF) 제도, 러시아와 중국은 초장기(30~50년), 초저리(1% 미만) 금융지원, 그리고 프랑스는 방산, 항공 등 국가전략산업에 한해 OECD 가이드라인이 아닌 별도의 자체 신용등급 제도등을 적용하여 수출금융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입은행법이 개정되긴 했지만 불충분하다"며 "수 십조 단위 수주를 하는데, 수주를 해놓고도 완전한 계약이 안되는 상황으로 앞으로 루마니아 K2전차, 이집트 FA-50 등 수출을 대비해서 수출 금융이 적극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연구위원은 또 "향후 K-방산 수출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서는 차별화된 수출금융지원시스템 구축과 수출금융창구 단일화, 한국형 방산수출차관(K-FMF) 제도 도입 등 선진국 수준의 수출금융제도 고도화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목표로 내건 방산 수출 세계 4강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 금융지원 외에도 국방비 증액, 수출 컨트롤타워 강화, 수출 무기 및 국가 다양화 등의 법적·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 무기분야 AI 등 최첨단 기술 적용...국방비 증액도 필요
아울러 무기분야에서의 인공지능(AI) 및 IT기술 적용을 통한 최첨단 무기 개발이 선행돼야 한국의 '세계 4강' 꿈이 달성될 것이란 지적이다.
KAI 강구영 사장(오른쪽)이 타벳 알 아바시 이라크 국방장관 및 이라크 국방위원들에게 KUH(수리온)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KAI] |
채우석 한국방위산업학회장은 "세계 4강 달성은 얼마나 우리가 노력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며 "국방비 대폭 증액을 통해 향후 매력적인 무기도 만들고, 기본 소재부터 시작해서 인공지능(AI), IT기술 등을 연계해 후발주자들이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 앞서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업체들의 무기분야 기술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고 하지만 아직도 항공기 엔진이나 설계 등 첨단 분야에선 미국 등 세계적 강국에 비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업체간 출혈 경쟁과 고품질 개발을 막는 최저입찰제는 시급히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