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우크라이나 공군이 20일(현지시간) 러시아 내 목표물을 향해 사정거리 250㎞ 짜리 공대지 순항미사일 '스톰섀도(Storm Shadow)'를 쐈다고 영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전날 최대 사거리 300㎞인 미국제 전술 지대지 탄도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여섯 발 발사한 데 이어 연일 장거리 타격 무기를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달 동안 러시아군(軍) 공세에 후퇴를 거듭했던 우크라이나군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023년 6월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공항에서 열린 제54회 파리 국제에어쇼에서 장거리 공대지 순항 미사일 스톰섀도가 전시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은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 군사 목표물을 향해 처음으로 스톰섀도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과 관련해 브리핑을 받았다는 한 서방측 관계자는 "최소한 한 곳의 러시아 목표물을 향해 여러 발의 미사일이 발사됐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한 군사 블로거는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에 스톰섀도 미사일 파편이라고 주장하는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이 블로거는 "파편은 (러시아 남서부 국경 지역인) 쿠르스크 지역의 마을인 마리노 근처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공군 관계자도 페이스북에 "쿠르스크 지역에 강력한 폭발이 있었다"고 했다.
또 알렉세이 스미르노프 쿠르스크 주지사는 "러시아 방공망이 우크라이나 미사일 두 발을 격추했다"고 말했다.
영국은 미국이 에이태큼스에 대한 공격 제한을 풀자마자 곧바로 스톰섀도 사용을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 18일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 차 방문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에서 승리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원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략적 이유로 스톰섀도 미사일 이름을 공개적으로 거론하진 않았지만, 영국 언론들은 이 발언이 스톰섀도 사용을 허용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발언이 나온 지 이틀 만에 우크라이나는 실제로 이 미사일을 러시아 목표물을 향해 쏜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어떤 목표를 공격했는지, 또 현재 스톰섀도를 몇 발 보유하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안드리 자고로드뉴크 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에이태큼스와 스톰섀도는 그 자체로는 게임 체인저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다른 무기와 함께 사용된다면 이 무기들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많은 스톰섀도를 (영국에서) 받았고 지금 몇 발이 남았는지 알 순 없지만 공격 목표를 잘 정하고 공습 계획이 훌륭하게 수립된다면 (목표 달성에) 많은 미사일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