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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 기본법, 정부의 역할을 재정립하자

기사입력 : 2024년11월26일 14:47

최종수정 : 2024년11월26일 14:47

인공지능 기본법, 혁신 생태계 구축 기대
AI 민주화, 법정단체 설립의 재고 필요

한국인공지능협회는 8년 전 설립 당시부터 '인공지능의 민주화'를 지향해 왔다. 대기업이나 연구소만이 아닌, 모든 개인과 기업이 인공지능이라는 혁신의 도구를 자유롭게 활용하고, 그 혁신의 결실이 다시 이들에게 돌아가는 생태계를 구상한 것이다.

김현철 한국인공지능협회장 [사진=한국인공지능협회] 2024.10.23 biggerthanseoul@newspim.com

인공지능 기본법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올해 제정이 기대되는 바이다. 그간 본 협회는 R&D 예산 삭감, 인재 확보의 어려움, 투자 부족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는 국내 AI 기업들을 위해 771개 기업의 지지 서명을 받아 여야 의원들에게 전달했다. 인공지능의 민주화라는 철학에 따라 다양한 영역의 인공지능 유관 학회 및 단체들과 함께 더 큰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기본법에 포함된 새로운 법정단체 설립 내용은 정부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 정부는 AI 산업 발전의 동력을 국내 대기업 투자 유치에서 찾고 있으나, 소프트파워가 부족한 국내 대기업의 관성으로는 인공지능을 구성하는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의 인프라 투자에만 집중될 것이다. 의도는 십분 이해하지만 방법론에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 UAE의 사례가 참고하기 좋다.

UAE는 OpenAI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자국 내 주권적 클라우드에 ChatGPT를 구현하고, 이를 기반으로 350만 국민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AI 기반 정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900여 종의 행정 서비스를 하나의 대화형 플랫폼으로 통합한 이들의 행보는 한국보다 최소 3-5년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이 '대기업 투자 유치'가 아닌, '인프라와 제도의 혁신'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러한 맥락에서 에스토니아의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에스토니아는 정부가 플랫폼 제공자로서 전자 주민증(e-Residency)과 전자 정부(e-Government) 서비스를 구축하여 국민들이 대부분의 행정 절차를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민간 기업들은 이 인프라를 기반으로 다양한 혁신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었고, 스타트업 생태계의 발전을 촉진했다. 정부의 인프라 구축과 제도 혁신이 민간의 자율적 혁신을 이끈 대표적인 사례다.

싱가포르 역시 'AI 싱가포르(AI Singapore)' 프로그램을 통해 정부와 민간, 학계가 협력하여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정부는 오픈 소스 플랫폼과 공공 데이터 개방을 통해 기업들이 혁신적인 AI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는 정부가 방향성을 제시하되, 민간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접근 방식이다.

AI 기술의 발전 양상을 보면 더욱 그렇다. 거대 언어 모델은 이제 인공지능 에이전트로 진화했고, 생성형 AI는 이미지를 넘어 실시간 동영상 제작까지 가능해졌다. 클라우드 서비스로 초기 인프라 비용이 크게 낮아졌고, 오픈소스 생태계는 기술 진입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추었다. 실제로 글로벌 AI 혁신을 이끄는 기업들 상당수가 스타트업에서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플랫폼 제공자가 되어야 한다. 민간이 자유롭게 혁신할 수 있는 기반 인프라를 구축하고, 규제를 완화하며, 공공 데이터와 서비스를 과감히 개방해야 한다. UAE, 에스토니아, 싱가포르의 성공 사례에서 보듯, 혁신적 플랫폼이 있는 곳에 글로벌 투자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현재 인공지능의 민주화라는 특성은 부처 헤게모니를 쥐어야 하는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을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산재된 AI 산업 진흥은 법을 내세워 개별 부처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부처 간 칸막이를 넘어선 통합적 접근으로 해결해야 한다.

인공지능은 이제 국가의 생존을 좌우하는 치열한 전장이 되었다. 제정을 앞둔 인공지능 기본법은 우리를 글로벌 빅테크의 기술을 따라가는 추종자가 아닌, 대한민국 스스로가 세계적인 빅테크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민간이 혁신적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수평적으로 협력하는 '인공지능 민관협의회'를 제안한다.

대한민국의 인공지능 생태계는 대기업과 스타트업, 학계와 연구소가 차별 없이 참여하고 역동적으로 경쟁하며 협력할 때 비로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관료적 통제를 넘어 국가 차원의 전략적 혁신 플랫폼으로 기능할 것이다. 이것이 인공지능 기본법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 김현철 한국인공지능협회장은 1984년 서울 출신으로, 머신러닝 기반 추천 알고리즘 개발회사 대표를 역임했다. 2017년 (사)한국인공지능협회 사무총장을 맡으면서 협회를 설립, 국내 최초 250개 인공지능 기술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전자정부 사업 '혁신성장첨단기술전' 공동주관, 국제인공지능대전 개최, 인공지능 경진대회, KOREA AI Startups 편찬 등을 추진하며 협회 발전에 기여했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협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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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부당하게 데이터 수집했을 수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는 중국 딥시크(DeepSeek)가 부당하게 회사의 데이터를 수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는 딥시크가 오픈AI 기술로 생성한 데이터를 사용해 자체 시스템에 비슷한 기술을 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I 업계에서 훈련에 사용되는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 기법은 흔하지만, 오픈AI는 서비스 약관에 같은 시장에서 경쟁할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픈AI의 시스템이 생성해 낸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픈AI의 리즈 부르주아 대변인은 NYT에 보내 이메일에서 "우리는 중국의 조직들이 미국 AI 모델을 복제하기 위해 디스틸레이션으로 알려진 것을 포함한 방법을 사용해 활발히 작업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딥시크가 부적절하게 우리 모델을 디스틸레이션 했다는 징조를 검토하고 있고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면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딥시크는 지난주 R1 모델을 내놓으며 전 세계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믿어온 실리콘밸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딥시크는 R1 모델 개발에 단 2개월의 시간과 600만 달러 미만의 자금이 소요됐다고 밝히며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무색하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딥시크의 개발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 기업들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원 인사청문회에 나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딥시크가 도난당한 미국 기술과 첨단 미국 반도체를 활용해 저렴하게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이 AI 분야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에 대한 미국 표준과 유사하게 글로벌 표준을 창출하기 위한 모델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 챗GPT와 딥시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1.28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5-01-30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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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설 이후 전력망법 등 입법 본격화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설 연휴 이후 국회의 민생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여야는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포함한 주요 에너지·산업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여객기 참사 특위)'와 국정협의회 등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저물고 있다. '푸른 용의 해' 우리는 더 높게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랐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4·10 총선 결과로 22대 국회의 '여소야대' 국면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등 물가 상승까지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까지 쉴 틈 없는 아픔의 연속이었다. 다가오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기운으로 우리 모두가 꺾이지 않고 희망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서울달에서 바라본 국회 모습. 2024.12.31 mironj19@newspim.com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첨단산업 에너지 3법(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해상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회동을 마친 뒤 "지난해 11월에 합의했던 법안이 있다"며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법안 63건 중 본회의에서 통과된 게 24건이고, 나머지 법안 39건은 아마 더불어민주당도 합의 처리하는 데 특별한 그것(이견)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정부 차원의 개입으로 전력망 구축 사업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민간사업자가 주도하던 해상풍력 사업을 정부 주도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고준위 방폐장법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영구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다만 에너지 3법과 함께 '미래 먹거리 4법'으로 불리는 반도체산업 특별법은 '주52시간 근무제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두고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다음 달 초 토론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국회 특별위원회도 활동을 이어간다. 여객기 참사 특위는 오는 2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여야는 국정협의회 가동을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해 마련된 국정협의회는 지난 9일 첫 실무회의를 열고 참석자 및 공식 명칭 등을 확정했다. 협의회 참석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4명이다. 그러나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의회는 사실상 좌초된 상태다. 양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정협의회 실무 협의를 진행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여야가 설 이후 본격적인 민생 행보에 나설 경우 협의회 가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정부-국정협의체 실무협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실무협의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2025.01.09 pangbin@newspim.com rkgml925@newspim.com 2025-01-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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