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법 처리 고려 보도에 "내가 한 말은 아니다"
강한 부인과는 뉘앙스 차이...가능성 열어놓나
친윤계의 '대표 흔들기'에 경고 메지시 해석도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건희 여사 특검법 카드를 꺼내들까. 당 안팎에서는 온라인 당원 게시판 등을 고리로 한 친윤(친윤석열)계의 한 대표 흔들기가 계속될 경우 '라스트 카드'로 이를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대표는 28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 처리를 고려할 수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제가 한 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 흔들기를 막기 위해 김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중대 결심을 검토할 수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짧게 답했다.
친윤계 권성동 의원이 이날 '당원 게시판 논란을 김 여사 특검과 연계하면 엄청난 후폭풍이 있을 것이며,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한 데 대해선 "그분의 생각 같다. 제가 특별히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여성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손인춘 위원장에게 임명장 수여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11.28 pangbin@newspim.com |
한 대표는 '김 여사 특검법에 단일대오로 가야 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엔 "반복된 질문인데, 며칠 전 드린 말씀으로 대신하겠다"라고만 했다.
한 대표의 멘트는 강한 부인과는 뉘앙스 차이가 난다. 한 대표 본인이 한 말은 아니라는 정도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전면 부인은 아닌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특검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뉘앙스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 대표를 공격하는 친윤계에 경고장을 날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친한(친한동훈)계 관계자는 이날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부인한 것이지만 뉘앙스가 좀 다른 건 맞다"며 "김 여사 특검은 한 대표의 마지막 카드라는 걸 부인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물론 특검은 마지막 카드다. 결별 선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적어도 지금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다음 달 10일 예정된 김 여사 특검법 국회 재표결은 한 대표로서는 발등의 불이다. 특검법이 만에 하나 처리되면 한 대표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다른 친한계 인사는 "그런 보도가 나온 건 만약에 특검법이 통과하면 우리에게 책임을 돌리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한 대표가 생각하는 특검법은 독소조항이 담긴 민주당 안과는 거리가 멀다. 말 그대로 완전히 중립적인 특검안이다. 애당초 한 대표가 언급했던 대법원장 추천 등의 중립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3자 추천안이다. 여야 합의가 대 전제다.
한 대표는 친윤계의 공세가 도를 넘을 경우 이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관측이다. 이는 '헤어질 결심'이 선 상태에서 가능한 것이다. 역설적으로 그만큼 어려운 결단이라는 의미다.
정치권 관계자는 "친윤계와 더이상 같이 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서기 전에는 그 카드를 꺼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 전에 치열한 세 확보 싸움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법 카드 가능성을 열어놓고 우선 당내 세를 충분히 확보하는 데 올인할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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