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의 설계: 미술감독이 디자인한 영화 속 세상'전 개최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주독일한국문화원(원장 양상근)은 한국영상자료원(원장 김홍준)과 협력하여 특별 전시회 '씬의 설계: 미술감독이 디자인한 영화 속 세상'전을 개최한다.
12월 13일부터 2025년 4월 24일까지 주독일한국문화원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한국 영화 미술의 세계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행사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 영화의 성공 비결을 미술감독의 관점에서 살펴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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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의 설계 전시 홍보 배너 [사진=주독일한국문화원] |
◆K-무비의 세계적인 성공과 '프로덕션 디자인'의 역할
한국 영화가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영화감독 뿐 아니라 미술감독들이 성취한 '프로덕션 디자인'*의 역할이 큰 몫을 차지했다. 이번 전시는 전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K-무비 속에서 프로덕션 디자인이 해온 역할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프로덕션 디자인'이라는 개념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에서 처음 도입되었으며, 한국 영화계에서는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한국 영화계의 대표적인 미술감독들
이번 전시는 한국 영화 미술의 선구자이자 현재를 대표하는 미술감독들의 작업 과정을 통해 프로덕션 디자인이 어떻게 영화 제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조명한다.
첫 번째 섹션의 주인공은 류성희 미술감독이다. 한국 영화 미술의 선구자로 통하며 영화 '아가씨'로 2016년 칸 영화제 '벌칸상'을 수상한 류성희 디자이너는 '올드보이' '살인의 추억' '암살' '헤어질 결심' 등 수많은 대표작에 참여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벌칸상'은 칸 영화제 공식 초청작 중 미술, 음향, 촬영, 편집, 시각효과 등에서 뛰어난 기술적 성취를 이룬 아티스트에게 수여하는 번외상이다. 칸 영화제에서 미술감독에게 이 상이 주어진 건 처음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아가씨'(2016)와 '헤어질 결심'(2022)의 프로덕션 디자인 과정을 상세히 소개하며, 그의 상징적인 '벽지' 디자인과 관련된 스케치, 도면, 현장 사진은 물론, 작업의 뒷이야기를 담은 사전 조사자료와 로케이션 사진도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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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의 설계 전시 문화원 정문설치 대형포스터 [사진=주독일한국문화원] |
한국 영화 미술의 살아있는 역사로 통하는 조화성 디자이너는 '초록물고기'부터 '한산: 용의 출현'까지 수많은 작품을 통해 한국 영화 미술의 발전에 기여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디자인한 거북선과 판옥선, 안택선의 작업 과정이 3D 그래픽과 영상으로 재현되어, 관람객들에게 실제 배 내부를 탐험하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한아름은 최신 한국 영화 미술을 이끄는 주역 중 한 명으로 영화 '킹메이커'와 '길복순'을 통해 대중과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콘셉트 디자인' 과정을 중심으로, 영화의 비주얼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단계들을 보여줄 예정이다.
양상근 문화원장은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를린 국제영화제가 열리는 도시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회가, '프로덕션 디자인'이라는 영화 미술의 관점에서 K-무비의 저력을 소개하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