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11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올랐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중앙은행이 이번달에 기준금리를 동반 인하할 것이라는 확신이 더욱 강해지면서 시장에 훈풍이 불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1.46포인트(0.28%) 오른 519.95로 장을 마쳤다. 장 초반에는 내림세를 보였으나 미국의 물가 지표가 공개되면서 오름세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70.00포인트(0.34%) 상승한 2만399.16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28.62포인트(0.39%) 오른 7423.40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도 21.26포인트(0.26%) 뛴 8301.62으로 장을 마쳤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206.61포인트(0.60%) 상승한 3만4731.31로,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176.20포인트(1.47%) 내린 1만1789.30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유럽 시장은 미국에서 발표된 물가 지표에 큰 영향을 받았다.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은 지난 1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에 비해 2.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전달에 비해서는 0.3% 올랐다. 이 같은 수치는 월가의 전망과 일치했다.
시장에선 이 같은 분위기를 확인한 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믿음이 굳어지는 모습이었다.
로이터 통신은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낮출 확률이 물가 데이터 발표 전 85%에서 95%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12일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0.25% 금리 인하도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확률 데이터에 따르면 0.25% 금리 인하 가능성은 85%에 달했다.
JP모간 자산운용의 유럽 유동성 전략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조 맥코넬은 ECB가 금리 인하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 등의 이유로 유럽의 경기 침체 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ECB가 지금부터 내년 6월까지 매 회의 때마다 금리를 0.25%씩 낮출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 중반에는 예금 금리가 2% 선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 통신은 "금리 인하는 올해 들어 범유럽 지수를 8.6% 상승시킨 가장 주요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날도 금리에 민감한 은행 섹터가 0.1% 상승하면서 2015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반적인 시장 상황과 별개로 실적 부진에 따른 주가 하락을 겪는 기업도 있었다.
패션 브랜드 자라(Zara)의 모기업인 인디텍스(Inditex)는 연말 쇼핑 시즌 초반 강력한 매출 실적을 보였음에도 6.5% 하락했다.
이 회사는 12월 9일까지 6주 동안 매출이 전년 대비 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올해 2월부터 10월까지 기간에는 매출이 7% 증가한 274억 유로를 기록해 시장 컨센서스였던 8%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런 여파로 스페인의 벤치마크 지수는 약세를 보였고, 범유럽 지수의 소매업 섹터도 1.8% 하락했다.
반면 독일 패션 소매업체 어바웃유(About You)는 온라인 쇼핑몰인 잘란도(Zalando)가 이 회사를 11억 유로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후 66.2% 폭등했다. 잘란도도 1.6% 상승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