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생애 주기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 정보 관리
전체 과정 정량적 데이터 수집...체계적 관리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현대자동차·기아가 탄소 배출량 관리 체계를 보강해 선제적으로 글로벌 환경 규제 대응에 나섰다.
현대차·기아는 30일 '글로벌 통합 탄소 배출 정보 시스템(IGIS)'을 구축하고, 탄소 배출량 관리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IGIS는 원소재 채취부터 제조, 수송, 운행, 폐기에 이르기까지 완성차의 생애 주기(Life Cycle)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현대차·기아가 '글로벌 통합 탄소 배출 정보 시스템(IGIS)'을 구축하고, 탄소 배출량 관리를 강화한다. [사진=현대차·기아] |
글로벌 시장에서 탄소 배출량 저감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제 협약과 정부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은 더욱 광범위한 탄소 배출원 관리가 필요하게 된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자사 사업장에 연관된 배출량만 관리해 왔지만, 범위가 확대되면 기업 경제 활동 영역(Value Chain) 전반의 배출량을 관리해야 한다.
또한 기존에 간접 규제 대상이던 '제품 단위 탄소 배출량'도 직접 규제로 강화되어 제품 생애 주기 전 과정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해진다.
간접 규제는 오염물질 배출량에 비례한 비용을 배출자에게 부담시켜 스스로 배출 총량을 줄이도록 경제적 동기를 부여하는 규제 방식이다. 직접 규제는 정책당국이 기준을 설정하고 오염물질 배출량을 직접 조정하거나, 생산 설비 및 환경오염방지 기술을 규제하는 등 오염물질 배출자의 행위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규제 방식이다.
현대차·기아는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링 시스템(GEMS) ▲협력사 탄소 배출 이력 관리 시스템(SCEMS) 등을 구축해 국내외 사업장 및 협력사의 탄소 배출량을 관리, 대응해왔다.
이번에 새로 구축한 IGIS는 기존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한 것에 더해 차량과 기업 단위의 탄소 배출량을 체계적으로 산출, 관리할 수 있는 '완성차 전 과정 평가(Life Cycle Assessment)' 기능이 추가됐다.
현대차·기아는 이를 통해 글로벌 규제 대응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완성차 업계는 부품 제조 과정과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관리하고 있으나, 제품 단위 탄소 배출량을 산출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시스템을 마련해야 했다.
'완성차 전 과정 평가'를 적용하면 자동차 생애 주기 전체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모니터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과정별 정량적 데이터 수집을 통해 더욱 체계적인 탄소 배출량 관리가 가능해진다.
특히 기존 시스템 통합을 통해 여러 유관 부서들이 개별 시스템을 활용하던 복잡한 관리 방식을 개선할 수 있어 업무 효율이 증대되고, 시스템 연동을 통한 업무 자동화도 가능하다.
더욱이 현대차·기아는 데이터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을 IGIS에 적용했다. 이를 기반으로 데이터 신뢰성을 확보했고, 탄소 배출량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 ICT본부장 진은숙 부사장은 "탄소중립 2045 달성을 목표로 '글로벌 통합 탄소 배출 정보 시스템'을 구축했다"라며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현대차·기아 경제 활동 전반에 걸친 탄소 배출량을 저감하고, 친환경 밸류체인을 구축해 글로벌 탄소 중립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는 국제 비영리 환경 기구인 CDP(탄소 정보 공개 프로젝트)의 'CDP 서플라이 체인' 프로그램에 가입하고, 공급망 대상 탄소 중립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2023년 자체 개발한 SCEMS(Supplier CO2 Emission Monitoring System) 시스템을 협력사에 무상 배포해, 원료 채취부터 부품 생산 및 운송까지 공급망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 이력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뿐만 아니라 탄소 저감 설비 도입을 돕고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협력사와 함께 탄소 중립 전환을 추진하며 상생의 가치를 발휘하고 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