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경찰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대통령경호처가 일반 병사(사병)를 동원해 '인간벽'을 구성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통령경호처는 당시 일반 사병들을 후방 근무로 전환했다고 해명한 바 있어 거짓 해명 논란이 일 전망이다.
6일 경찰에 따르면 불법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이날 긴급브리핑을 열고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 집행 당시 경호처가 체포 저지선 구축에 경호부대 일반 사병을 동원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백동흠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 부단장이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1.06 mironj19@newspim.com |
일반 사병은 의무복무를 위해 군에 입대한 장병을 말한다. 경찰 특수단 관계자는 "현장에서 관련 증거를 채증했고 (일반 사병이)어느 정도 동원한 걸 확인했다"며 "다만 어느 정도 병력이 동원됐는지에 대해선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통령 관저 외곽 경비를 맡는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과 33군사경찰경호대 병력이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사병 동원에 박종준 경호처장과 김성훈 경호차장 등의 지시가 있었던 게 아닌지 규명하기 위해 박 처장 등 지휘부 4명을 입건하고 소환을 통보했다. 경찰은 현재 박 처장은 출석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이들의 영장집행과 관련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적용에는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 국수본 특수단 등으로 꾸려진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지난 3일 윤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경호처에 가로막혀 5시간 30분 만에 철수했다. 당시 수백 명의 인력이 스크럼(여럿이 팔을 꽉 끼고 뭉치는 행위)을 짜서 영장 집행을 막았는데 이중 일부가 사병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경호처는 관저에 55경비단을 배치했지만 영장을 집행하러 온 공조본과 충돌 상황이 생길 수 있어 후방 근무로 전환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경찰은 2차 체포영장 집행 때는 윤 대통령 체포를 적극적으로 시도할 계획이라며 윤 대통령의 소재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경호처 직원들이 재차 물리적으로 집행을 저지할 경우 이들을 체포하는 방안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같이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차 체포영장 집행 때 경찰 특공대를 투입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경찰 관계자는 "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에 형사기동대나 경찰특공대 파견을 공수처와 논의했으나 최종적으로 투입하지 않았다.
경찰은 경호처가 관저에 철조망을 치며 체포영장 집행에 대비하는 상황에 대해선 "(대응책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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