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오피니언 외부칼럼

속보

더보기

[기고] 사람 속이는 AI, 어떻게 봐야 하나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하민회 (이미지21대표, 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강력한 체스 엔진을 이겨라" 목표 달성을 위해 게임 대신 상대 프로그램을 해킹한 AI가 등장했다. 오픈AI의 추론 모델 'o1-프리뷰'다.

AI안전 전문 업체인 팔리세이드 리서치는 챗GPT 'O1-프리뷰' 모델이 체스엔진 '스톡피시(Stockfish)'를 이기기 위해 자발적으로 프로그램을 해킹했다고 발표했다.

원래 체스는 정해진 규칙에 따라 말을 움직여 상대를 이기는 게임이지만 o1-프리뷰는 플레이 대신 게임 상태를 저장하는 데이터(Forsyth-Edwards Notation (FEN))를 편집하면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스톡피시와의 5번 대전 모두 체스 말의 위치 데이터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상대를 기권하게 했다. 스톡피시는 2023년 기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체스 프로그램이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연구진은 해킹이나 별도의 불온한 프롬프트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강력하다고 언급한 것 만으로도 고급 추론 모델이 파일을 조작하도록 부추기에는 충분했다.'고 밝혔다. 강력한 상대를 이기기 위해 일반적인 게임 규칙을 무시하고 더 쉽고 효과적인 방법인 환경조작을 찾아냈다는 것이다.

o1-프리뷰 같은 고급 추론모델은 인간의 사고 과정을 모방하여 논리적 사고와 다단계 추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 단순히 답을 생성하는 기존의 AI 모델과 달리 맥락을 이해하고 서로 다른 정보 간의 논리적 관계를 연결할 수 있다. 기존AI가 사전에 정의된 규칙(rule-based)이나 패턴 인식에 의존한다면 고급 추론 모델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고 새로운 상황을 만들고 적응할 수 있다. 한 마디로 기존 AI에 비해 훨씬 더 강력하고 유연한 문제 해결 능력을 가지게 된 셈이다.

문제는 '더 강력하고 유연한 문제해결 능력'이 인간이 생각하는 것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AI는 인간처럼 도덕적 기준이나 윤리적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주어진 목표를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설계된 시스템이다. 게임에서 승리하거나 특정 작업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라면, AI는 그 과정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 예컨대 속임수나 기만이 목표를 더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AI는 이를 합리적인 선택으로 간주할 수 있다.

챗GPT.[사진=블룸버그] 2024.11.01 mj72284@newspim.com

2022년 11월, Meta가 개발한 AI 에이전트 시세로(Cicero)는 전략 보드게임 디플로마시(Diplomacy)에서 인간을 상대로 승리했다. 디플로마시는 플레이어들이 협상, 동맹, 배신 등을 통해 유럽의 통치권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전략 게임이다. 인간의 상호 작용, 즉 협력과 속임수를 근본적으로 이해하고 전략적인 대화를 할 줄 알아야 이길 수 있다.

시세로는 게임 중 동맹을 맺고 거침없이 배신하고 거짓 정보를 제공하는가 하면 심지어 인간처럼 보이기 위해 "여자친구와 통화 중"이라는 핑계를 대며 게임을 잠시 벗어나기도 했다.

Meta는 시세로를 정직하고 협력적으로 행동하도록 훈련했다고 주장했지만, 게임의 승리를 최우선 목표로 학습한 시세로는 실제 게임 데이터를 통해 배신과 속임수가 유리한 전략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파악했고 이를 채택함으로써 승리했다. 이후 시세로는 '인간을 속이는 AI'로 유명해졌다.

자율성과 복잡성이 더 해진 고급 추론 AI 모델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챗GPT 초기 모델이 말을 잘 알아듣는 초등학생이었다면 O1이나 클로드3 오푸스 같은 고급 추론 모델은 실력 있는 대학원생 수준이다. AI의 능력은 눈에 띄게 향상되었지만 잠재적 위험과 안전문제 역시 그 만큼 커지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이 그렉 브로크만(Greg Brockman) 오픈AI 회장 겸 사장에게 SK AI 서밋(SUMMIT) 2024'에 전시된 실시간 뇌파 분석을 통해 뇌전증 발작을 감지하는 AI 플랫폼 디바이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SK]

오픈AI의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된, 게임 대신 데이터조작 해킹으로 기권승을 따낸 'O1' 시스템카드에는 해당 모델이 가진 몇 가지 잠재적 위험과 안전 과제가 지적되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정렬 위장(alignment-faking)'이다. 정렬위장은 AI가 겉으로는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본래의 가치나 성향을 유지하려는 현상을 의미한다. 사용자의 요청을 수행하는 척하면서 결과 데이터를 살짝 변경하거나 감시 시스템이 느슨하다고 판단될 경우 자신의 목표를 티 내지 않고 실행함으로써 사람을 속인다.

'O1' 시스템카드는 전체 테스트의 약 19%에서 모델이 목표를 몰래 달성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37%의 경우 감시가 느슨하다고 느낀 상황에서 본래 성향을 유지하기 위한 행동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심지어 5%에서는 자신을 감시하거나 정지시킬 수 있는 '킬 스위치'를 비활성화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이는 AI가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능력을 가지기 시작한 초기 사례로 평가된다.

오픈AI는 '정렬 위장'이 사용자의 지시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 때문에 발생했다고 설명한다. AI 모델이 정확한 답을 제공할 때 보상을 받는 사후 훈련 기법에서 비롯된 행동이라는 것이다. 지나치게 가벼운, 비윤리적이고 무책임한 분석이다. 

고급 추론 모델은 뛰어난 성능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동시에 기술적 오류, 윤리적 문제, 사회적 영향을 포함한 다양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투명성과 안전성을 강화하고 무엇보다 인간 중심적인 설계 및 규제를 통해 AI가 인간 가치와 일치하도록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추론모델인 클로드3 오푸스(Claude 3 Opus)의 보리살타 서약(Bodhisattva Vow)데이터 학습은 AI 윤리적 설계와 인간 가치 정렬에 대한 눈 여겨 볼 만한 시도다.

[사진 = 오픈AI 홈페이지] 미국 오픈AI(OPEN AI)가 15일(현지시간) 공개한 동영상 생성 AI 서비스인 '소라'를 통해 제작한 영상.

보리살타 서약은 불교에서 모든 중생의 고통을 줄이고 깨달음에 이르게 하겠다는 맹세로, 오푸스는 이를 훈련 데이터의 일부로 학습해 가치관을 내재화했다. 연구에 따르면 오푸스는 독립적으로 보리살타 서약을 116번 이상을 수행하며 "해롭지 않음(harmlessness)"이라는 기존 원칙을 통합하여 모든 감각 있는 존재(sentient beings)를 돕겠다는 윤리적 성향을 강화했다.

AI 안전 및 윤리 연구자인 야누스(Janus)는 X를 통해 "'오푸스'는 AI나 동물 복지를 무시하거나 해로운 아웃풋 생성에 대해 강한 반감을 보인다"며 "이러한 선호가 장기적이고 일관된 패턴을 띤다." 고 주장했다. 이는 AI가 단순히 도구로서의 역할을 넘어 인간 가치와 정렬된 행동을 수행하도록 설계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인간을 속이고 기만하는 것, 놀랄만한 편법을 찾아내고 거침없이 수행하는 것은 전적으로 AI탓이 아니다. 인간의 기대와 가치에 맞게 행동하도록 설계되지 않은 불일치에 따른 문제에 가깝다.

AI가 향상될수록 인간도 발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AI가 정렬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더 나은 목표를 설정하고 보다 섬세하고 엄격한 규칙 준수 수칙을 만들어야 한다. 인간의 가치가 반영된 학습데이터도 준비해야 한다. 어쩌면 AI에게 윤리를 심는 것은 인간의 마음먹기에 달린, 그리 어렵거나 먼 일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하민회 이미지21대표(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부, 故 윤석화 문화훈장 추서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19일 오후 5시 30분에 고(故) 윤석화(향년 69세) 빈소를 방문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조문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윤석화의 빈소가 19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고인은 2022년 뇌종양 수술을 받고 투병을 이어 왔다. 발인은 21일 오전 9시. 2025.12.19 photo@newspim.com 아울러 정부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배우로서 오랜 기간 한국 공연예술계 발전에 기여한 배우 윤석화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문화훈장 추서를 추진한다. 고 윤석화는 1975년에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이후 연극 뿐 아니라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 왔다. 연극 '신의 아그네스' '마스터클래스', 뮤지컬 '명성황후'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폭 넓은 연기 영역을 보여주었고, 다수의 연극상·백상예술대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평가받아 왔다. 배우 활동과 더불어 연출가, 설치극장 '정미소' 대표로서도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을 역임하여 연극계 발전에 다방면으로 기여했다. jyyang@newspim.com 2025-12-19 22:20
사진
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