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인터뷰] 유엔 산하 녹색기후기금 의장 "韓, 녹색전환 리드국…지속적 재원 확보 목표"

기사입력 : 2025년02월20일 06:00

최종수정 : 2025년02월20일 06:00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16일 세이니 나포 GCF 의장 단독 인터뷰
"2차 재원 목표 146억달러…확보 노력"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로 40억달러 손실"
"실질적 재원 확보 위해 다양한 방안 논의"
"개발도상국, 기후재원 조성에 많은 노력"
"무엇이 기후변화 초래했는지 인식 필요"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GCF)이란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만들어진 국제금융기구로 녹색분야의 세계은행으로 불린다. GCF는 현재 150억달러 규모의 사업을 승인·집행 중이다. 대한민국은 치열한 유치전 끝에 2012년 인천 송도에 GCF를 유치했다.

[인천=뉴스핌] 이정아·김기랑 기자 = "단언컨대 대한민국은 지난 15~20년 동안 녹색 전환을 앞장서서 리드해 온 국가입니다. 한국정부의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리더십이 글로벌 커뮤니티에 큰 모범이 되어 준 것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세이니 나포(Seyni NAFO) 녹색기후기금(GCF) 의장은 지난 16일 인천 송도IBS타워 GCF 본사에서 <뉴스핌>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세이니 나포 의장은 "한국 정부에서 국제기관 GCF를 송도에 유치한 것과 GGGI(글로벌녹색성장기구)를 서울에 유치한 것은 글로벌 기후문제에 리더로서 역할을 하고 있음을 톡톡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인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세이니 나포(Seyni NAFO) 녹색기후기금(GCF) 의장이 16일 인천 송도IBS타워 GCF 본사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2.16 yooksa@newspim.com

한국은 지난 2012년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제기구인 GCF의 국내 유치를 성공한 바 있다. 이후 GCF는 2013년 인천 송도에 자리 잡았다.

세이니 나포 의장은 "2012년 처음 송도를 방문했던 순간이 기억 난다"며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저희를 찾아 연설했었다. GCF 유치 확정에 있어 대한민국 대통령의 방문은 매우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지난 20년 동안 한국 정부가 전 세계적으로 녹색 전환을 촉진하는 데 강한 관심을 가져왔다는 것을 한국 정부가 제공해 온 엄청난 규모의 지원에서 경험했다"고 말했다. 

GCF는 초기 재원 103억달러를 확보했다. 2020~2023년 이뤄진 1차 재원 보충에서는 100억달러를 조성했다. 현재(2024~2027년)는 2차 재원 보충 146억달러(한화 약 21조원)를 목표로 기후재원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도 5000억원 가까운 재원을 GCF에 매년 투자하고 있다. 앞으로 지원금액을 크게 늘려나가면서 전세계 녹색전환에 앞장서겠다는 목표다. 한국은 지난 2023년 GCF 공여금액을 기존 3억달러에서 6억달러(한화 약 8642억원)로 늘리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당시 경제수석이었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GCF 공여에 대해 "역대 최대 규모일 뿐 아니라 공여 의무가 없는 국가 중 가장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인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세이니 나포(Seyni NAFO) 녹색기후기금(GCF) 의장이 16일 인천 송도IBS타워 GCF 본사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2.16 yooksa@newspim.com

세이니 나포 의장 또한 "대한민국은 기후재원에서 법적 또는 의무적인 재정 지원의 의무가 없는 국가"라며 "그런데도 국제연대와 남남협력의 정신으로 협력지원을 해왔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한국정부는 GCF 운영과 개발 협력을 위한 정치적 지원 또한 원활히 기여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와 국민은 이러한 기여에 대해 큰 칭찬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추켜세웠다. 

다만 그는 기후재원 조성의 걸림돌로 미국을 꼽았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파리협정 탈퇴와 녹색정책 폐지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해 큰 충격을 줬다.

세이니 나포 의장은 "미국이 파리협정을 탈퇴하고 GCF에 약속했던 40억달러(한화 약 5조7616억원)의 지원을 취소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우리의 2차 재원 보충 규모는 146억달러 였으나,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로 인해 현재 가용 재원은 106억달러로 줄어들었다"며 "이는 상당한 손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GCF 이사회와 사무국은 재정 격차를 해소하는 것뿐만 아니라 더 실질적인 재원을 동원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세이니 나포 의장은 "지금이 매우 어려운 시기라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지만 동시에 여러 곳에서 기후공약이 새롭게 갱신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며 "그것이 우리가 현재 집중하고 있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인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세이니 나포(Seyni NAFO) 녹색기후기금(GCF) 의장이 16일 인천 송도IBS타워 GCF 본사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2.16 yooksa@newspim.com

다음은 세이니 나포 의장과의 일문일답.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신 이유가 궁금하다. 한국에서 어떤 일정을 소화할 계획인지

▲GCF 이사회를 위해 인천 송도를 방문했다. 이번 이사회는 올해의 첫 번째 이사회다. GCF 이사회는 3년 주기로 이사들을 교체하며, 이번 이사회에는 처음으로 참석하는 개발도상국 출신 이사들이 많다. 개발도상국 출신 이사의 70% 이상이 신규 이사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중요한 안건들을 논의할 예정인데, 이 중 가장 첫 번째는 프로젝트 승인이다. 총 7억3600만달러 규모의 12개 프로젝트가 승인될 예정이다. 두 번째로 6개의 신규 기관과 파트너를 승인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여러 정책적 이슈들을 논의하려고 한다. 이런 업무들을 수행하는 것이 바로 GCF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모든 안건들이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내용은 개발도상국에 제공할 재정 지원을 승인하는 것이다.

-아프리카도 기후 위기가 심한 대륙 중 하나인데, 특히 물 부족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알려져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GCF는 어떤 식으로 접근하고 있나

▲사헬 지역은 현재 가뭄이나 홍수뿐만 아니라 이 두 가지가 갑작스럽게 번갈아 발생하는 것에 대해 심한 영향을 받고 있다. 이는 기후 변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GCF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을 제공한다. 먼저 조기 경보 시스템을 지원해 정부와 이해관계자들이 기후 재해를 평가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기후 관측과 계획 수립을 위한 적절한 수문학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기후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농업 산업에 더욱 종합적인 지원을 제공한다. 여기에는 재정적 지원뿐만 아니라 기술적 지원 등 다양한 기법들이 포함된다. 예를 들어 물 절약을 위한 점적 관개 기술과 냉장 저장 시설, 태양광 워터 펌프, 정책 지원, 역량 강화 지원 등을 포함한다. 실제로 이번 이사회에서는 사헬 지역에 대한 관개 시스템과 조기 경보 시스템, 태양광 워터 펌프 지원을 포함하는 프로젝트를 승인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번 이사회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원 방식은 프로젝트의 컨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부와 은행이나 시민사회단체를 통해 직접 재정 지원을 할 수도 있고, 태양광 워터 펌프나 농업 장비와 같은 장비를 대신 구매하는 데 재정 자원을 활용할 수도 있다. 또 인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는 방식으로도 지원이 가능하다. 이렇듯 GCF의 지원은 매우 포괄적이며, 각 국가와 지역의 필요에 맞춘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것에 뜻을 둔다.

-지난 1992년 UN기후협약에서 선진국의 재원 분담 방안이 협의됐지만, 파리기후협정에서는 개발도상국에게도 수준 높은 재원 조달을 요구한다. 지금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입장이 갈리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현실적으로 공정한 방식이란 모든 국가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그 능력보다 적게 하는 국가는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충분한 능력을 가진 국가들이 그에 걸맞은 역할을 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개발도상국들은 이미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파리협정에서 논의된 핵심 사항 중 하나는 개발도상국들이 이미 수행하고 있는 기후 대응 노력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이는 법적 의무가 아니라 각국이 자발적으로 기여하는 것이다. 그러나 종종 개발도상국들이 국제 원조나 선진국에 의존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하지만 실제로 개발도상국들의 필요 자금 대부분은 자국 예산에서 충당되고 있으며, 이는 자주 언급되지 않는 사실이다.

반면 충분한 재원을 가진 국가들은 훨씬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에서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공정한 시스템이란 모든 국가가 함께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지구촌의 협력과 공조를 통해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인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세이니 나포(Seyni NAFO) 녹색기후기금(GCF) 의장이 16일 인천 송도IBS타워 GCF 본사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2.16 yooksa@newspim.com

-현재 세계 각국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 중에서 주목할 만한 프로젝트가 있다면

▲아프리카 지역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이니셔티브에는 두 가지 핵심 요소가 있다. 첫째로 우리는 현재 젊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기후 금융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의 많은 젊은 인재들이 GCF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대규모로 교육하고 있다. 둘째로 기후 회복력이 강한 주택과 식수, 농업 솔루션을 마을 단위에서 도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기초적인 마을 단위에서부터 기후 회복력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궁극적으로 GCF에 통과돼 진행될 계획이다.

아울러 우리는 탄자니아에서 포괄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해당 프로그램은 금융 지원과 역량 강화, 기술 제공을 포함한다. 특히 탄자니아에서 두 번째로 큰 은행과 협력해 소규모 농민들에게 금융과 역량 강화, 기술, 보험, 보증 등을 제공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소규모 농민들은 여러 기관을 찾아다닐 필요 없이 단 한 곳에서 모든 필요를 충족할 수 있었다. 아프리카의 노동력 60~70%가 농업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런 접근 방식이 매우 중요하다.

-기후 위기는 전 세계적인 문제지만, 본인의 생활 반경 안에서 벌어지는 현상이 아니라면 체감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기후위기에 경감심을 갖지 않는 사람들에게 경고를 해준다면

▲이제는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기후 변화를 부정할 수 없을 만큼 기후 변화 재앙과 피해가 세계 곳곳에 일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지구촌의 기후 변화 인식이 확연히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기후 변화 피해는 모두가 볼 수 있지만, 무엇이 이런 기후 변화를 초래했지에 대한 연관성 인식에 대해서는 아직 발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온실가스 배출이 대기 중에 증가하면서 토네이도와 같은 극단적인 기후 현상을 초래한다는 인과관계는 아직 대중들에게 명확히 인식되지 않고 있다.

기후 변화는 우리가 매일 접하는 문제이며 지구촌의 생존과 직결된 중요 사안이다.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알리고, 기후 변화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후 변화 문제는 종종 특정 엘리트 집단만의 논의처럼 비춰지기도 하고, 마치 종교적 담론이나 일반 대중과는 거리가 먼 주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언론은 모든 대중이 쉽고 효율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메신저 역할을 해야 한다. 이것이 언론사의 큰 숙제이자 미션이 되기를 바란다.

[인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세이니 나포(Seyni NAFO) 녹색기후기금(GCF) 의장이 16일 인천 송도IBS타워 GCF 본사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2.16 yooksa@newspim.com

◇ 세이니 나포 녹색기후기금 의장 약력

-아프리카 환경 장관회의(AMCEN) 전문 고문
-아프리카 협상 그룹(AGN) 대변인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재정 상설 위원회(SCF) 공동의장
-아프리카 적응 이니셔티브(AAI) 코디네이터
-말리 대통령실 기후변화 고위 대표

plum@newspim.com, r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변상문의 화랑담배] "국내 진공작전을 서둘러라" 변상문의 '화랑담배'는 6·25전쟁 이야기이다. 6·25전쟁 때 희생된 모든 분에게 감사드리고, 그 위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제목을 '화랑담배'로 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임시정부 주석 김구는, '선열의 피로써 세우고, 애국지사들이 생명을 걸고 수호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3천만 국민에게 바치기 전에는 물러설 수 없다는 것을, 대내외에 천명할 필요가 있다'라고 판단했다. 김구는 1945년 8월 11일 국무회의를 개최하여 '광복군 국내정진군' 창설 안을 통과시켰다. 8월 13일 광복군 제2지대장 이범석 장군을 사령관으로 임명하였다. '광복군 국내정진군' 임무는 '즉시 서울로 진격하여 조선 총독 아베노부유키(阿部信行)로부터 무조건 항복을 받고 일본군사령부를 접수'하는 것이었다. 이는 빨리 광복군을 국내로 진입시켜, 미국 협력하에 일본군 무장을 해제하고, 치안을 유지하여 건국의 기틀을 다지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광복군 국내정진군' 이범석 사령관은, 사령관으로 임명받자마자 주요 직위자들을 소집하여 아래와 같이 지시하였다. "오늘 또는 내일 중으로 여기 모인 동지들과 함께 국내로 들어갈 계획입니다. 오늘(8월 11일) 아침 임시정부는 나에게 국내정진군 사령관 직책을 맡겨주었습니다. 국내에 누구보다도 빨리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생겼습니다. 다름 아니라, 미국 중국전구사령부가 곧 사절단을 서울로 들여보낼 예정입니다. 우리도 그편에 편승하라는 지시가 하달되었습니다. 우리의 임무는 대단히 무겁습니다. 첫째 국내에 진입하는 대로 일본군에게 강제로 징병당한 우리 병사들을 인수하는 것입니다. 둘째 일본군 무기를 접수하는 것입니다. 셋째 국민 자위군을 조직하는 것입니다. 넷째 불순 정치 세력이 작용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다섯째 국내의 애국지사들과 긴밀히 협조하여 임시정부와 광복군이 환국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미군 사절단 임무는 '국내 포로수용소(지금의 서울 신광여자중·고등학교 자리)에 있는 연합국 포로 보호입니다. 지금부터 국내진공작전을 서둘러 주시기 바랍니다" 맨 앞줄 좌로부터 박찬익, 조완구, 김구, 이시영, 차이석. 두 번째 줄 맨 왼쪽 성주식, 김문호, 신정숙, 김붕준. 맨 뒷줄 왼쪽부터 조성환, 조소앙, 지청천, 이범석, 이름 미상. [사진= 위키백과] 1945년 8월 18일 05:00 이범석 장군 등 '광복군 국내정진군'을 태운 미 C46형 항공기가 중국 서안 비행장을 이륙하였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하늘과 바다를 구별할 수 없는 벽천(碧天)이었다. 항공기가 갑자기 고도를 낮추기 시작했다. 잔잔하고 파란 바다에 조그마한 섬들이 뚜렷이 보였다. 인천 앞 바다였다. 초시계 바늘은 12:00를 지나고 있었다. 이범석 장군이 붉어진 눈에 손수건을 갖다 댔다. 조국을 떠난 지 만 3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오는 감격의 눈물이었다. 이 장군은 종이에 무엇인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다. 보았노라 우리 연해의 섬들을왜놈의 포화 빗발친다 해도비행기 부서지고 이 몸 찢기어도찢긴 몸 이 연해에 떨어지리니물고기 밥이 된들 원통치 않으리우리의 연해 물 마시고 자란 고기들그 물고기 살찌게 될테니... 서해를 건너며 '광복군 국내정진군'은 5분 간격으로 일본군 측에 무전을 타전했다. 그러나 일본군 측은 아무런 회신을 보내지 않았다. 고도를 바짝 낮춘 항공기가 한강을 따라 영등포 상공에 이르렀을 때 일본군 측에서 "여의도에 착륙하라"라는 답전이 왔다. 이때 모습을 장준하는 그가 쓴 '돌베게'에서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영등포를 지났다. 그러나 또 한 번 선회한다. 아니 두 번, 폭음이 커진다. 여의도 활주로를 향해 허전허전하게 수송기가 꺼지는 듯이 고도를 낮추었다. 일장기를 붙인 수많은 일군 비행기가 기창으로 지나갔다. 중형전차도 보였다. 이제 곧 일본군이 나타나겠구나. 그들의 얼굴을 맞보게 되리라. 주먹이 쥐어졌다. 무기를 쥔 손이 땀에 스몄다. 덜컹하고 활주로에 수송기가 닿았다. 가벼운 진동에 몸이 흔들렸다. 납덩이 속을 밀치고 나가듯이 순간순간이 이어지며 비행기가 앞으로 나아갔다. 프로펠러가 소리를 뿜으면서 기수가 돌려졌다. 어느 한 격납고 앞 광장에서 비행기가 멎었다. 숨이 탁 막혔다. 기체 안의 공기가 갑자기 없어진 듯이 가슴이 답답해 왔다. 이윽고 문이 열렸다. / 변상문 국방국악문화진흥회 이사장   2025-09-22 08:00
사진
李대통령 22~26일 유엔총회 참석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80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참석을 위해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미국 뉴욕을 방문한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하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안전보장이사회 토의를 주재한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1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 일정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선 22일 뉴욕에 도착해 세계경제포럼 의장인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을 만나 인공지능(AI)과 에너지 전환에 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이 대통령은 미국 상·하원 의원단을 접견해 한미관계 발전을 위한 의회의 역할도 당부한다. 뉴욕에 거주하는 한인동포 간담회도 한다. 여러 세대에 걸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뉴욕 한인 동포들과 자리한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08.26 photo@newspim.com 다음 날인 23일에는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을 한다. 이 대통령은 190여 개 국가 정상들 중 7번째로 기조연설에 나선다.  위 실장은 "전 세계 정상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대한민국 대외정책을 천명하는 주요 무대가 될 것"이라며 "민주주의 대한민국 복귀를 선언하고 한반도 정책 등 한국 정부의 외교 비전을 제시하고 인류 평화와 번영을 이뤄나가기 위한 방안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오후에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면담하고 글로벌 현안 대응과 관련해 유엔 중심의 다자주의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유엔 총장의 지지도 당부할 예정이다. 저녁에는 미 조야의 오피니언 리더와 만찬을 하면서 한미관계 발전 방안에 대한 제언을 듣고 의견을 나눈다.  뉴욕 방문 사흘째인 24일 오후 3시에는 이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안보리 공개 토의를 주재한다. AI와 국제평화 안보 주제 회의에서 '모두의 AI 기조와 국제사회 평화 안보 공동 대응'에 대한 논의를 주도할 예정이다. 마지막 날인 25일 오전에는 미 금융가 월가와 한국 금융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대한민국 서밋 행사에 참석한다. 이 대통령은 글로벌 핵심 투자자들을 만나 한국 정부의 정책을 소개하고 한국에 대한 투자를 요청할 방침이다. 위 실장은 "이 자리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서 '코리아 프리미엄'을 본격적으로 알려 연중 최고가를 경신 중인 한국 증시에도 활력이 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pcjay@newspim.com 2025-09-19 14:46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기사제목
기사가 번역된 내용입니다.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