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항소심 무죄 판결 근거로 사용 허가해야" 주장
의료계 "형사상 유무죄 판단일뿐 허가했다는 것은 왜곡"
황규석 한의계에 "의도적 왜곡...허무맹랑함이 극에 달해"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한의사의 '엑스레이(X-ray)' 사용 여부를 두고 의료계와 한의계가 날선 논쟁을 벌이고 있다. 한의계는 법원 판결을 근거로 한의원에서의 'X-ray 사용을 허가해야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의료계는 한의계가 법원 판결을 왜곡 해석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는 지난 25일 '한의사의 X-ray 사용 선언' 기자 회견을 열고 "법원 확정 판결의 취지에 맞게 현행 보건복지부령인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안전관리에 관한 규칙 제10조 제1항 진단용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의 자격기준(자격기준)'에 '한의사'를 추가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의료계 대표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 등은 한의계가 해당 판결을 영상의학적 진단행위 전반에 걸쳐 허용하는 것처럼 왜곡하며 국민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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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은 26일 '한의사 엑스레이 사용 선언이 무면허의료행위 선언인 이유'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한의협이 법원 판결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사진은 뷰노메드 체스트 엑스레이 운영화면 예시 [사진=뷰노] 2024.04.22 sykim@newspim.com |
한의협이 말하는 법원 판결은 지난 1월 17일 수원지방법원 항소심 판결이다. 당시 법원은 X-ray 방식의 골밀도측정기를 환자 진료에 사용했다는 이유로 약식명령(의료법 위반, 벌금 200만원)을 받은 한의사에 대해 1심 판결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으며, 검찰이 상고하지 않아 무죄가 최종 확정됐다.
재판부는 "자격기준 규정이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를 사용할 수 있는 자를 한정하는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나아가 규정에서 한의원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아니하나 '그 밖의 기관'에서 제외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의협은 해당 판결을 한의사와 한의원의 X-ray 사용 허가 판결로 판단하고 '자격기준' 명단에 한의사를 추가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의협은 26일 '한의사 엑스레이 사용 선언이 무면허의료행위 선언인 이유'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한의협이 법원 판결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의협은 법원 판단에 대해 "형사상 유죄를 판단함에 있어 한의원이 명시적으로 제외된 것은 아니라는 소극적인 해석을 하였을 뿐, 어디에도 '한의사가 X-ray를 사용할 수 있다'거나, '한의사가 사용해야 하게 한다'는 해석을 하지 않았다"라며, "한의계는 형사 처벌 유무를 다룬 해당 판결을 마치 한의사에게 영상의학적 진단행위 전반을 허용하는 것처럼 왜곡하여 해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번 판결에 앞서 최고 헌법기관인 헌법재판소(2011헌바398, 2013.2.28. 선고)는 '영상의학과는 의료법상 서양의학의 전형적인 전문 진료과목'이라고 판시했다"며 현행 의료법상 의사와 한의사의 면허체계가 이원화돼 있음을 강조했다. 헌재 선고로 영상의학이 전문 진료 영역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는 것이다.
황규석 서울특별시의사회장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허무맹랑함이 극에 달했다"며 "법원 판결 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황 회장은 "재판부는 기소된 한의사가 해당 기기에서 자동으로 추출된 값을 한의학적 진료에 참고하거나 환자에게 제공하는 수준에 그쳤고, 이를 '진단의 보조수단'으로 활용해 보건위생상의 위해를 초래한다고 보기 어려워 무죄로 판단했다"면서 "게다가 실제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안전관리 책임을 부여하는 것과 해당 장치에 대한 사용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서로 별개의 문제라는 게 법원과 국회의 견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엑스레이는 인체에 유해한 방사선을 사용하는 의료기기로 안전 관리와 정확한 판독을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필수적"이라며 "한의사는 엑스레이와 같은 첨단 의료기기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계도 잘못 고치면 망가지는데, 진단 기기를 제대로 판독조차 못하는 사람이 해당 기기를 사용하게다는 것은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calebca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