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트코인과 리플 등 가상자산을 전략적으로 비축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이에 대한 회의론이 부각되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실제로 이 같은 가상자산의 전략적 비축을 이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이 같은 비관론의 핵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을 통해 "미국의 가상자산 비축이 바이든 정부의 수년간에 걸친 부패한 공격 이후 위기에 빠진 이 산업을 상승시킬 것"이라며 가상자산 전략 비축이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며 리플과 솔라나, 카르다노도 여기에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표는 곧바로 비트코인 등 가상 자산의 가파른 랠리를 촉발했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28일 7만8226.23달러에서 약 19% 뛴 9만3000달러선으로 올랐다. 이더리움 가격도 같은 기간 약 13% 뛰었다.
하지만 3일 이들 가상화폐 가격은 일제히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동부 시간 오전 10시 20분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4.38% 내린 8만9975.92달러로 레벨을 낮췄고 이더리움도 8.75% 급락한 2283.96달러를 가리켰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실제로 가상자산의 전략적 비축을 이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론이 전날 급등한 이들 자산 가격을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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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 서명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오일러 랩스의 마이클 벤틀리 최고경영자(CEO)는 "2017년 개인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처럼 보이는 전략 자산은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이나 다른 가상 시장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미국 납세자들이 단지 카르다노(ADA) 보유자들의 출구 유동성 역할을 할 뿐이라는 사실이 명백해질 때 이것은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다분히 정치적 계산에 기반했다는 진단도 나온다. QCP 캐피털은 이날 보고서에서 "시장의 영웅이 됨으로써 강해지는 대통령에게 지난주 위험 자산의 실적은 동기를 부여했을 것"이라며 "정치적 계산은 분명하며 트럼프는 그의 지지율이 하락하기 시작하기 전에 트럼프는 승리를 거머쥘 필요가 있었고 이러한 접근은 매우 개인적"이라고 판단했다.
업계와 일부 보수층에서도 가상자산 전략 자산 비축을 일제히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다. 일부 보수론자들은 정부 세수를 부채를 갚는 게 아닌 위험자산에 투자하는데 반감을 표시했다. 일론 머스크의 측근으로 알려진 조 론스데일은 SNS 엑스(X)에 "좌파의 사기 행위로 내 돈을 빼앗는 것은 잘못된 일이고 가상화폐 사기를 위해 내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도 잘못된 일"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가상자산 실무그룹 신설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지난해 선거운동 당시에는 미국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7일 백악관 주재 가상자산 서밋을 개최한다. 데이비드 삭스 인공지능(AI) 및 가상자산 책임자(크립토 차르)가 이번 행사의 의장직을 맡는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