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대통령실

속보

더보기

위기때마다 정면돌파로 기회 찾은 尹, 마지막 승부수는

기사입력 : 2025년03월10일 05:53

최종수정 : 2025년03월10일 13:45

국정원 댓글 수사 때 외압 폭로..."사람에 충성 않는다"
총장 때 조국 사태로 정권과 충돌...공정 이미지 각인
'임기단축 개헌' 여론전·헌재에 변론 재개 요청 '승부수'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전격 석방됐다. 당선 3주년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구속된 지 52일 만이다. 변론 종결을 앞두고 던진 '구속 취소 청구'라는 마지막 승부수가 통했던 것이다. 법원이 수용하지 않을 경우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에서 수사의 절차적 하자를 집요하게 파고든 법 전문가로서의 모험이자 승부수였다. 승부사 기질이 유감없이 발휘된 것이다.

물론 윤 대통령의 석방이 탄핵 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다. 석방됐다고 해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당장 대통령직 직무 정지 상태는 그대로다. 형사 재판도 받아야 한다. 탄핵 심판의 결과도 예단할 수 없다. 최대 위기상황이라는 현실은 바뀐 게 없다.

[의왕=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2025.03.08 leehs@newspim.com

윤 대통령에게 유리해진 점도 있다. 구속 상태에서 벗어나 대통령 관저에 머물수 있게 돼 방어권이 한층 강화됐다. 여당 의원을 포함해 사람들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다. 이보다 더 중요한 변화는 메시지를 자유롭게 낼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 변화는 무조건 윤 대통령에게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양날의 칼이다. 메시지 관리를 잘 하면 탄핵 정국에서 유리한 여건을 만들 수 있지만 거꾸로 메시지 관리에 실패하면 여론 악화를 부를 수도 있다. 윤 대통령이 헌재의 탄핵 심판을 앞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어떤 승부수를 던질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 위기서 기회 찾은 윤 대통령 = 윤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순탄치 않았다. 고비가 많았다. 여러번의 위기는 기회가 됐다. 첫 번째 고비는 검사 임용이다. 윤 대통령은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뒤 사법시험에 합격(1991년)했지만, 사법연수원 성적이 좋지 않아 검사 임용이 되지 않았다. 결국 몇 차례의 도전 끝에 1994년 검사에 임용됐다.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하던 2013년 위기가 찾아왔다. 수사 과정에서 외압을 폭로, 검찰 내부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내부 반발이 컸다. 결국 대구고검, 대전고검으로 좌천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습니다"라는 국정감사장의 발언은 그때 나온 말이다. 두고두고 회자된 이 말은 부당한 압력에 굴하지 않는 원칙주의자 검사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윤 대통령이 정치권의 본격적인 주목을 받은 것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수사때였다. 2016년 국정농단 특검팀에 참여해 강도 높은 수사를 벌였고, 박 전 대통령은 결국 구속됐다. 이것이 인연이 돼 1년 뒤인 2017년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됐다. 검찰 조직의 핵으로 급부상했다.

이어 2019년에는 검찰총장으로 임명됐다. 파격적인 발탁이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의 반대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밀어붙였다고 한다. 총장 시절은 순탄치 않았다. 조국 당시 법무장관에 대한 수사를 밀어붙여 살아있는 정권과 정면충돌하는 상황으로 비화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을 겪으면서 전국적인 인물로 급부상했다.

조국 사태는 윤 대통령이 정치권으로 향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결국 2021년 검찰총장에서 물러나 정치에 입문했다. 공정과 상식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그 해 여당인 국민의힘에 입당해 대선 경선에 나섰고, 우여곡절 끝에 대선 후보가 됐다. 선거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 문제 등 여러가지 논란이 있었지만 0.7%포인트라는 간발의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 같던 윤 대통령의 정치 여정은 극적인 전환점을 맞았다. 지난해 12월 3일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로 국회 탄핵에 이어 구속까지 되는 사태에 직면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위기를 자초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일단 석방됐지만 헌재의 탄핵 심판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는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 헌재 심판 앞둔 마지막 승부수는 = 윤 대통령의 운명은 헌재 심판에 따라 결정된다. 헌재가 탄핵 소추를 인용하면 즉시 파면된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보통 시민으로 불구속 상태서 형사 재판을 받게 된다. 물론 탄핵이 기각되면 업무에 복귀한다. 대통령 관저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직에 곧바로 복귀할 수 있다.

헌재의 탄핵 심판일은 당초 14일 정도로 예상됐지만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와 석방이라는 돌발 변수로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헌재가 그대로 갈 수도 있지만 1주일 내지 2주일 정도 늦춰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윤 대통령에게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질 천금 같은 시간이다. 현재 탄핵 인용 여론이 6대4 정도로 높다. 불리한 상황이다. 석방으로 보수층이 결집하겠지만 거꾸로 위기감을 느낀 진보층의 결집도 예상된다. 직무 정지 상태라 관저 칩거도 불가피하다.

석방이 헌재의 탄핵 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다. 법적으로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수사의 절차상 하자 문제가 부각된 상황이라 알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국민 여론은 또 다른 문제다. 여론의 향방이 중요하다. 헌재도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서다. 

결국 윤 대통령이 던질 카드는 두 가지 정도로 추정해 볼 수 있다. 법적인 문제 제기와 여론전이다. 윤 대통령은 우선 수사의 절차적 문제를 앞세워 헌재에 변론 재개를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 측과 여당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의 내란죄 수사의 적법성 여부가 논란이 된 만큼 헌재에 제출된 공수처 수사 내용이 증거자료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헌재가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일정이 결정된다.

탄핵 심판에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헌재 재판관들이 이미 인용이든 기각이든 입장을 정한 상태라면 별 영향이 없을 것이다. 만에 하나 헌재 재판관 중 아직까지 입장을 정하지 못한 채 고심 중인 재판관이 있다면 윤 대통령 석방과 수사의 절차적 문제가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론전은 윤 대통령의 또 다른 승부수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석방으로 자유롭게 메시지를 낼 수 있다. 메시지 관리가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이를 잘 활용하면 여론전을 유리하게 이끌겠지만, 거꾸로 무리하면 악재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윤 대통령은 메시지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미 임기단축과 개헌을 약속한 만큼 이를 구체화해 카드로 던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국민적 관심사인 개헌 문제를 매듭짓고 임기를 단축해 물러나겠다는 메시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마지막 승부수가 통할지 여부는 결국 여론의 향방에 달렸다. 앞으로 짧게는 1주일, 길게는 2주일이 윤 대통령에게는 운명을 결정하는 인생의 가장 긴 시간이 될 것이다.     

leejc@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