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 8주째 하락...물동량 감소 우려
HMM·팬오션 등 실적 악화 불가피...트럼프발 변동성 현실화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트럼프발 관세 전쟁에 따른 전세계 물동량 감소 우려에 해상 운임이 지속 하락하고 있다. 경기 선행 지표로도 꼽히는 해운지수 하락에 국내 해운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지난 2010년대 중반 극심한 해운 불황 국면으로 다시 접어드는 것 아니냔 위기감이다.
지난해 중동 전쟁에 따른 홍해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과 중국 구간 물동량 증가 등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국내 해운사들이 올해는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시작하자 글로벌 해운사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우회 운행하면서 이에 영향받아 경기와 다르게 해상운임이 크게 오른 바 있다.
◆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 8주째 하락...물동량 감소 우려
1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78.99포인트(p) 떨어진 1436.30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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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컨테이너선 모습 [사진=HMM] |
SCFI는 세계 15개 노선의 운임을 종합해 계산한 지수다. 수치가 높을수록 운임이 높다는 의미다. SCFI가 1500대 아래로 떨어진 건 2023년 12월 이후 15개월만에 처음이다. 조만간 1000 이하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1월 3일 2505.17에서 시작한 올해 SCFI 지수는 8주 연속 하락하며 1500대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평균 SCFI 지수는 2506 수준이었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3~4년 코로나19 시기에 선박 공급이 늘어난 상태에서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전쟁에 따른 물동량 감소 우려로 화물 수요는 줄어든 영향으로 운임이 지속 하락하고 있는 것"이라며 "작년에도 경기 상황만 보면 운임이 낮아야 하는데 홍해 사태 등으로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 HMM·팬오션 등 실적 악화 불가피...트럼프발 변동성 현실화
이에 따라 HMM과 팬오션, 대한해운 등 국내 주요 해운사들의 1분기 실적 악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HMM은 지난해 코로나19 특수 시기인 지난 2021~2022년에 이어 지난해 역대 3번째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 11조7002억원, 영업이익 3조5128억원, 당기순이익 3조7807억원을 기록했다.
벌크선사인 팬오션도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8% 상승한 5조1612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2% 상승한 4712억원을 기록했다.
SM그룹의 해운 부문 계열회사인 대한해운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1% 증가한 328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7472억원으로 25%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1658억원으로 255.6% 증가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사들의 손익분기(BEP) 운임 레벨은 SCFI 기준 약 1100포인트로 추정되며, 신조선가 상승을 고려할 때 신조선 비중이 높은 선사들은 좀 더 높을 전망"이라며 "운임 추가 하락시 선사들은 인위적 공급 축소를 통해 운임 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