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 유럽

'10년래 최대 뭉칫돈' 대안으로 부상한 유럽 증시, 더 갈까

기사입력 : 2025년03월11일 16:53

최종수정 : 2025년03월11일 16:53

주간 매수 3년래 최대
방산주 브레이크 없는 랠리
4월 '분수령' 기다리는 월가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경기 침체 우려 속에 뉴욕증시가 급락하는 가운데 유럽 증시로 뭉칫돈이 밀려들어 관심을 끈다.

수 년간 미국에 뒤쳐졌던 유럽 주식시장이 방산주를 중심으로 새로운 대안인 동시에 피난처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HSBC를 포함한 투자은행(IB) 업계는 펀더멘털 측면에서 유럽 증시의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입을 모은다.

◆ 유럽 증시로 '뭉칫돈' 이유는 = 시장 조사 업체 EPFR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3월6일(현지시각) 기준 한 주 사이 유럽 주식시장으로 41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2022년 2월 이후 최대 규모다.

최근 4주 동안 유럽 증시에 밀려든 자금은 12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8월 이후 최고치다. 한 달 사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유럽 주식 매입 규모가 약 10년래 최대 규모를 기록한 셈이다.

미국 펀드 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 2월 유럽 증시가 1.96% 상승, 같은 기간 3.06% 떨어진 미국 증시를 앞질렀다. 2월 모닝스타 글로벌 마켓 인덱스는 2.08% 내림세를 나타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번 보고서에서 "미국에서 글로벌 주식으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할 때"라며 "유럽과 함께 중국 주식 역시 비중 확대 전략이 적절하다"고 전했다.

HSBC는 3월10일자 보고서를 내고 유럽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축소'에서 '비중 확대'로 두 단계 높여 잡았다. 동시에 미국 주식에 대한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떨어뜨렸다.

보고서는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소극적인 지원 움직임이 유로존에 커다란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며 "독일의 대규모 재정 확대 역시 유럽 주식시장에 호재"라고 전했다.

스톡스 유럽 600 지수 추이 [자료=블룸버그]

부채 규모를 일정 수준에서 제한하는 독일의 엄격한 재정 준칙의 완화가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유로존의 주요국들도 이 같은 움직임에 합류, 유럽 주식에 커다란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고 HSBC는 내다봤다.

◆ 8600억달러짜리 호재, 계속 이어질까 = 유로존의 대표적인 방산주 독일의 라인메탈(RHM)이 연초 이후 85% 랠리했다. 최근 1년과 5년 주가 상승률은 각각 169%와 1690%에 달했다. 2023년 말까지만 해도 300유로를 밑돌았던 주가가 3월10일(현지시각) 1119유로까지 치솟았다.

라인메탈 뿐만이 아니다. 프랑스의 탈레스와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등 유로존의 주요 방산주가 일제히 급등하는 상황. 업계에 따르면 두 개 종목은 2025년 초 이후 각각 71%와 65% 뛰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른바 '유럽 재무장 계획(ReArm Europe Plan)'을 배경으로 지목한다.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를 포함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EU 정상들은 브뤼셀에서 볼로도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동을 가졌을 때 8600억달러 규모의 유럽 재무장 계획을 승인했다.

EU 채권 발행과 주요국의 재정 지출 및 부채 한도 규정을 완화하는 형태로 자금을 마련, 유럽의 방위력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하는 한편 일부 미국산 무기의 사용을 제한하는 움직임에서 비롯된 결과다.

자체적인 방위력 강화에 대한 긴박감과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반감이 배경에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독일 바아데르 은행의 로버트 하버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유럽 재무장 계획 하에 집행되는 자금이 유럽에 머물러야 한다"며 "미국산 무기를 구매하는 데 투입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뒤셀도르프에 위치한 컨설팅 업체 독일-우크라이나 사무소의 마티아 넬레스 연구원은 "돈보다 의지의 문제"라며 "유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수 천억 유로를 신속하게 동원했던 저력을 보인 바 있다"고 말했다.

개별 국가들도 국방비 지출을 확대하는 움직임이다. 지난달 독일 총선에서 기독민주당이 최다 득표한 데 따라 차기 총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는 이른바 '부채 브레이크'로 알려진 엄격한 차입 규정을 완화한다는 입장이다.

삭소은행은 보고서를 내고 유럽 방산주가 가파른 상승 랠리를 펼쳤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 핵심 기업들의 이익 성장 가능성과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라인메탈의 탱크 [사진=블룸버그]

변수가 없지는 않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헝가리가 유럽 재무장 계획에 반기를 들었다. 미국의 지원 없이 유럽의 힘만으로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안보를 지켜낼 수 없다는 것이 헝가리의 입장이다.

◆ 4월 또 한 차례 분수령 = 시장 전문가들은 4월 또 하나 차례 커다란 '리트머스 테스트'가 기다리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시한 20여개의 무역 검토와 조사가 4월 초 마무리될 전망이다.

굵직한 헤드라인 리스크가 자리잡고 있지만 관세 위협과 방위 우려는 유럽 주식시장의 중장기 전망을 개선시키는 실재적인 변수라는 데 월가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HSBC는 보고서에서 "관세 위협과 방위 우려가 유럽 뿐 아니라 중국의 정부까지 행동으로 이끌어냈다"며 "중국은 더 많은 재정 지원을 전개했고, 유럽 주요국들은 재정적 주도권을 쥔 독일의 재정 완화에 합류할 여지가 높다"고 주장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한 발 물러서면서 관세를 둘러싼 소음이 진정되면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주식시장이 한 차례 크게 랠리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본다.

문제는 최선의 시나리오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9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과도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며 일정 부분 경기 하강 기류를 용인할 뜻을 밝혔다.

미국으로 부를 다시 가져오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리는 상황이고, 이 과정에 경제적인 과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침체 리스크에 대한 질문에 그는 "혼란이 발생하겠지만 괜찮다"고 말했다.

3월10일 나스닥 지수가 4% 폭락한 것은 이른바 '트럼프 풋'을 기다리던 트레이더들이 침체 리스크를 적극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 증시에서 유럽을 포함한 해외 증시로 자금 이탈이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shhw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오광수 낙마로 본 정권 인사 수난사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인사는 만사다. 인사를 잘하면 지지율 상승과 함께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인사가 망사가 되면 지지율이 떨어져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역대 대통령은 조각에서 난맥상을 보이며 후보자들의 잇따른 낙마로 애를 먹었다. 거의 예외가 없었다. 매 정권마다 초기 인사에 대한 비판적인 조어가 등장했다. 이명박 정부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문재인 정부의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부의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이 대표적이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인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국민의 싸늘한 시선에 직면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열린 수해 대비 현장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6.13 photo@newspim.com 이재명 정권도 예외는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에서 첫 낙마자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지난 8일 임명된 지 닷새 만이다.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이 낙마한 게 더 아플 수밖에 없다. 인사 검증 작업에 차질이 생길 경우 인선이 늦어질 수 있다. 박근혜 정부는 조각에 52일 걸렸고, 문재인 정부는 195일 만에 조각을 완성했다. 윤석열 정부는 조각에 181일이 소요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오 수석이 어젯밤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오 전 수석은 검찰 '특수통'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다. '검찰 개혁'의 특명을 부여받았으나 대출 및 부동산 차명 관리 의혹이 잇따라 제기돼 결국 낙마했다. 이 대통령은 사법 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이해하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지만 인사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자연스레 인사 검증 기준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아도 제안을 받는 인사 열에 일곱 정도는 스스로 "검증 통과를 자신할 수 없다"며 손사래를 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오 전 수석에 이어 추가 낙마자가 나오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자칫 임기 초반 인사로 어려움을 겪었던 전 정권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여당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여당 의원의 일원으로서 집권 초기에 이런 문제가 불거진 것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인사 수난사는 역대 정권에서 되풀이됐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2월 발표한 1차 조각에서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박은경 환경부 후보자,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와 위장 전입 의혹에 휘말려 낙마했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내각 인사도 이명박 정부의 닮은꼴이었다. 김용준 국무총리 지명자는 부동산 투기와 아들 병역 면제 의혹이 불거져 지명 5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도 스스로 물러났다. 2014년 6월에는 사의를 밝힌 정홍원 총리 후임으로 지명한 안대희(고액 수임 전관예우 논란), 문창극(역사관 논란)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했다. 문재인 정부 조각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불법 혼인신고 사건 등으로 사퇴했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이유정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낙마했다. 윤석열 정부도 다르지 않았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낙마했고,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5일 만에 학제 개편 논란 등으로 사퇴했다. 역대 정부에서 낙마자가 속출한 것은 인사 검증 시스템이 부실한 것이 원인이지만 대통령의 오기 인사도 한몫했다. 대통령이 특정 인사를 고집하면 주변에서 누구도 강하게 반기를 들기 어렵다. 결국 주요 보직에 임명되거나 지명된 뒤 논란이 불거져 낙마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leejc@newspim.com 2025-06-14 06:00
사진
李대통령, 대북 전단 처벌대책 지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 예방과 사후 처벌에 대한 대책을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이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 연천군 육군 25사단 비룡전망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이재명 대통령 인스타그램 이날 새벽 강화도에서 민간 단체가 북한 지역으로 전단을 살포한 것이 확인되면서 내린 지시로 파악됐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접경지역 주민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불법적인 대북 전단 살포는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정부가 입장을 밝혔음에도 이를 위반한 데 대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지시로 오는 16일 통일부 주관으로 유관 부처 회의를 열어 대북 전단과 관련한 종합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대북 전단을 살포한 민간 단체와 개인에 대해서는 법 위반 여부를 따져 조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접경지역 주민 간담회에서 통일부의 대북 전단 불법 살포 자제 요청에 '이를 어기고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할 경우 처벌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wideopen@newspim.com 2025-06-14 19:5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