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서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로 복귀한 뒤 별도 메시지 없이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여권 대권 잠룡들은 윤 대통령과의 거리를 고심하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이 힘을 잃지 않아 대선 후보 결정에 '윤심'이 작용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이날도 평소 때와 다름없이 기존 업무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정진석 비서실장 등 참모진은 대외 메시지 발신을 최대한 자제하고, 신중하고 차분하게 헌법재판소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한 대응이 자칫 '정치적 행보'로 읽힐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는 것이다. 또한 허재 선고를 앞두고 메시지를 잇달아 내는 건 판결에 도움이 되지도 않고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다만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 이후 여야의 공방이 수사 기관에 대한 고발전으로 비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수단을 통해서라도 목소리를 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을 중심으로 만남을 이어가는 등 '관저 정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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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뉴스핌] 이형석 기자 = 지난 8일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2025.03.08 leehs@newspim.com |
실제 윤 대통령은 관저에서 여권 주요 인사들과 연락을 수시로 주고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석방 직후 국민의힘 지도부 일부 및 윤상현 의원 등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에도 윤 대통령은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등과 관저에서 별도 회동했다. 정진석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참모진과는 관저에서 오·만찬을 진행했다.
여권 내 대선 주자들은 헌재의 선고를 기다리며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어느 선까지 유지할지 고민하는 모양새다. 대선 주자 입장에서는 윤 대통령이 탄핵돼 조기 대선이 펼쳐질 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흡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탄핵안 기각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에 윤 대통령을 배척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윤 대통령을 무조건 감싸면 중도·무당층이 등을 돌리게 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 윤 대통령의 '관저정치' 논란에 대해 "(대통령이)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는 것"이라고 감쌌다. 비윤계로 불리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역시 윤 대통령과의 만남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 대표는 지난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언젠가 때가 되면 대통령 뵐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park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