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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팩트체크] ① 尹 정부 8개 부처, 하루 3.3개 설명자료 '폭탄'…막무가내 해명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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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중앙부처, 총 3340개 배포…하루 3.3개꼴
고용부, 외국인 가사도우미·아리셀 사건 관심
세수 펑크·임시공휴일 해명에 바빴던 기재부
불거진 '의정갈등' 불 끄기 집중했던 복지부
농식품부, 고물가에 '먹거리 물가' 해명 전력
산업부 "대왕고래, 대국민 사기 아니야" 발끈

정부는 특정 언론 보도에 대해 '보도설명자료'를 배포한다. 지난 1995년 '정부시책 이렇습니다'를 계기로 시작된 보도설명자료는 그동안 다양한 주제로 정부 입장을 반영했다. 그렇다면 정부가 내놓은 설명자료는 언제나 사실과 부합했을까. 윤석열 대통령 재임 동안 정부가 배포한 보도설명자료 유형을 분석하고, 사실 여부를 점검해 본다.

[세종=뉴스핌] 백승은 기자 = 윤석열 정부(2022년 5월 10일~2025년 2월 28일, 1024일) 기간 중앙 정부부처는 하루에 약 3.3개의 설명자료를 배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한 상식적인 해명자료가 다수를 차지했지만, 당장 '눈가리고 아웅하는식'의 설명자료도 적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14일 <뉴스핌>이 윤 정부 기간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보건복지부 ▲해양수산부 ▲환경부 등 8개의 중앙부처 보도설명자료 현황을 파악한 결과, 총 3340개의 설명자료가 배포됐다. 부처별로 적게는 100여개에서 많게는 800여개의 설명자료를 냈다.

◆ 고용부, 2년간 800건 이상 배포…외국인 가사도우미·아리셀 화두

가장 많은 설명자료를 낸 부처는 고용노동부(830건)로 집계됐다. 두 번째로 자료가 많았던 기획재정부(587건)에 비해서도 압도적으로 양이 많았다. 하루에 0.8개의 설명자료를 낸 격이다.

고용부에서 가장 자주 설명자료로 배포한 자료는 필리핀 가사도우미가 관련해서였다. 기간 내 총 13건이 배포됐다. 이 이슈는 외국인 가사근로자, 가사노동자 등으로도 불렸다.

특히 필리핀 가사도우미가 한 달 급여에서 숙소비와 통신비 등을 제외하면 실질적 소득이 112만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설문조사에 대해 고용부는 "내국인과 동일하게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령이 적용돼 불합리한 대우를 받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고용부는 외국인 가사도우미는 짧은 시간 근무 시 급여가 적은 경우가 있었으나, 주 40시간 근무 시 월 급여로 206만원을 받고, 숙소비 등을 공제해도 월 140만원을 수령한다고 했다.

이때 고용부는 숙소비 외에 어떤 항목을 어떻게 공제했는지 정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통신비·교통비·식비 등 고정 비용이 어느 정도 들어가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작년 6월 근로자 23명이 숨진 배터리 제조 업체 아리셀에 대한 보도설명자료도 13건 있었다.

[화성=뉴스핌] 정일구 기자 = 경찰과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등으로 구성된 합동감식단이 25일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공장 화재 현장에서 화재 원인 조사를 위한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2024.06.25 mironj19@newspim.com

당시 고용부는 '노동부는 최근 5년간 아리셀에 대한 안전감독을 전혀 진행하지 않았다'는 보도에 반박 대신 "산업안전보건 감독은 한정된 인원과 시간상의 제약으로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고용부는 윤 정부 출범 초반 2022년 발표했다 철회한 주 69시간 근무제 관련 설명·반박, 쿠팡의 배송위탁업체 산재보험 포기각서 작성, 한화오션의 특별근로감독 등 주제를 중심으로 자료를 냈다.

◆ "임시공휴일 결정 안 됐다"더니…하루 만에 입장 바꾼 기재부

기재부와 농식품부(532건), 복지부(520건)는 모두 500여건이 넘는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기재부의 경우 '2025년 설 명절 대책', '최상목 대행 G20 참석 여부'와 같이 비교적 최근 이슈가 화두가 됐다. 특히 올해 1월 초 나왔던 '정부, 1월 27일 임시공휴일 검토 중'이라는 보도에 곧바로 "2025년 설 명절대책의 구체적 내용은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자료를 냈다.

그렇지만 설명자료를 낸 바로 다음날 정부와 여당은 "1월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23년에는 56조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 펑크가 발생하며 관련 이슈 설명도 속속 등장했다. 당시 기재부는 "세입여건 변동 등을 감안해 국세수입 예산안을 확정했다", "세수 부족에도 국가 채무를 안정적으로 관리 중"이라는 내용의 설명자료를 연신 배포했다.

◆ "된장찌개에 된장 2~3스푼 사용"…먹거리 물가 해명한 농식품부

농식품부는 '물가'에 전력을 다했다. 지난 2023년 추석부터 농산물을 중심으로 급격히 물가가 오르기 시작해 '금배추', '금사과' 현상이 이어진 탓이 컸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21일 오전 서울 도봉구 하나로마트 창동점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9일 청상추 평균가격은 100g에 2422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134% 올랐으며 얼갈이배추는 1kg의 4067원으로 66% 증가했다. 2024.07.21 choipix16@newspim.com

먹거리 물가를 설명하며 '된장찌개 레시피'를 언급하기도 했다. 농식품 물가가 크게 올라 된장찌개를 끓이기 위해서는 1만원 이상 든다는 보도에 대한 설명자료였다.

농식품부는 "된장찌개에는 된장 2~3스푼, 호박 1/2~1개, 양파 1/2~1개 정도가 사용되며, 그 외 고기‧해물 등의 식재료도 사용된다"며 "과도하게 많은 양의 식재료를 기준으로 비용을 계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상세히 설명했다.

◆ "의대, 의대, 의대"…의정갈등 불 끄기 바쁜 복지부

복지부는 2024년 2월 이후 불거진 의정갈등을 설명하기 바빴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 하루 전인 2024년 2월 5일, 의대정원을 1500~2000명 늘린다는 내용이 다수 보도됐지만 복지부는 "의대 정원 확대 규모, 발표 시기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정책 발표 후 전공의 집단행동이 거의 한 달째 이어지는 가운데 13일 오후 서울대학병원 본관으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03.13 yym58@newspim.com

바로 다음 날 정부는 2024년 2월 6일 의대 정원을 2000명(70% 증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달에만 복지부는 6건의 자료를 내기도 했다. 전공의 이탈이 본격화하자 이에 대한 자료도 자주 등장했다.

이외에도 복지부는 최근 여야가 논의에 한참인 국민연금 개혁 등에 대해 해명 자료를 배포했다.

◆ "대왕고래 대국민 사기 아니야" 발끈한 산업부

산업부(366건)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였다.

작년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윤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고,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가스전 사업의 경제성은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라고 언급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안덕근 산업통장자원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02.13 pangbin@newspim.com

호언장담했던 사업이지만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산업부는 1차공 시추 관련 브리핑을 통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후 산업부는 "브리핑 이후 다수 언론이 발표 시기, 부풀리기, 혈세 낭비, 투자유치 불확실 등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며 정부 입장을 정리한 자료를 배포했다.

특히 대왕고래가 '대국민 사기'라는 주장에 산업부는 "2021년까지 가스를 생산했던 동해 가스전은 시추비 포함 1조3000억원을 투자해 총 3조1000억원의 매출을 얻기도 했다"며 "사업경제성을 넘어 무역수지 개선 등 광범위 경제적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100win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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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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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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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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