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 기업 경영 현실 모르는 탁상공론 결과물"
이재명 대표 '중도 보수' 표방하며 반기업·반시장 정책 일색 비판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시킨 글로벌 관세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국회가 지난 13일 재계가 줄곧 반대해온 상법 개정안을 야당 주도로 통과시켰다. 기업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반(反) 기업법이다.
한국경제인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재계 주요 경제단체들은 그 동안 수 차례 국회를 직접 찾기도 하고 여야 지도부와 만나 상법 개정 반대를 호소해왔다. 이같은 호소에도 민주당은 1500만 개미 투자자들의 눈치에 상법 개정을 밀어 붙였다. 상법이 개정된다 해서 소액 주주들의 주주 가치가 '밸류 업' 될지 검증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 "상법 개정, 기업 경영 현실 모르는 탁상공론 결과물"
한국경제인협회는 "경제계의 절박한 호소에도 이사충실의무 확대를 담은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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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가결되고 있다. 2025.03.13 pangbin@newspim.com |
한경협은 "상법 개정은 우리기업들을 투기자본의 먹잇감으로 내몰아 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킴으로써, 국가경제의 밸류다운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법적인 측면에서도 이사충실의무 확대는 우리 회사법 체계와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과잉금지원칙, 명확성 원칙 등 헌법 기본원칙에 배치될 소지도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제계는 우리 경제와 기업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위헌 소지까지 있는 상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이 행사되기를 희망하는 바"라고 덧붙였다.
22대 국회의원이 되기 직전까지 CJ제일제당 대표를 지내며 누구 보다 기업 경영에 정통한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3일 상법 개정 반대 토론에서 "기업 경영 현실을 전혀 모르는 초보자들이 만든 위험한 탁상공론의 결과물"이라며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하면서 모든 주주를 만족시키는 기업의 혁신은 애당초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이 개정안은 소위 노란봉투법 등과 같은 전형적 포퓰리즘 법안"이라며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M&A(인수·합병) 등 중요한 기업 활동 위축이 불가피하고 경영권 위협 등 기업 현장에서 혼란을 초래해 국가 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 이재명 대표 '중도 보수' 표방하며 반기업·반시장 정책 일색 비판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최근 '중도 보수'를 표방하며 친시장과 친기업을 주장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이 대표는 "(한국에) 엔비디아 같은 회사가 하나 생겼다. 70%는 민간이 가지고, 30%는 국민 지분이라면 이를 국민 모두가 나누면 굳이 세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오지 않을까"라고 하면서 이런 사회가 자신이 꿈꾸는 기본사회라고 했다.
이 대표는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이유로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을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반도체 특별법 처리를 미루고 있다. 정부가 나서 주 52시간의 예외를 적용받아 주당 64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는 특별 연장 근로 기간 확대를 추진키로 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또 불법 파업에 대한 노조의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또 하나의 반기업법이라 불리는 '노란봉투법'도 추진중이다. 또 지역화폐 확대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공휴일로 제한, 주 4일제 추진 등 반시장적이고 반기업적 정책 일색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대표의 반대 진영에선 '우측 깜빡이를 켜고 좌회전' 하는 수준이 아니라 '우측 깜빡이를 켜고 유턴'하는 수준'이란 혹평이 잇따른다. 현대와 삼성그룹을 만든 고 정주영 회장과 이병철 회장 같은 불굴의 기업가 정신과 근로 의욕 없인 K-엔비디아는 언감생심 이란 재계의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