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배드민턴의 메이저대회 전영오픈을 제패한 안세영이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안세영은 올해 20연승을 달리며 국제대회 4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업적에 대해 취재진의 축하 인사을 건네자 "앞으로 보여드릴 게 더 많다.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에게 역대 최고 선수라는 뜻의 '고트'(GOAT·Greatest Of All Time) 칭호가 붙는 데 대해서는 "정말 영광스럽기도 하고 자신이 더 자랑스럽기도 하다"며 "그런 말들이 내게 더 동기부여된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안세영은 전영오픈에서 32강 가오팡제(중국·15위), 16강 커스티 길모어(스코틀랜드·33위), 8강 천위페이(중국·13위), 4강 야마구치 아카네(일본·3위)에 이어 왕즈위(중국·2위)까지 세계 톱 랭커를 모조리 꺾고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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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오픈을 제패한 안세영이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JTBC 중계화면 캡처] |
"처음에 대진을 보고 '이게 맞나' 생각했다"며 웃은 안세영은 "어차피 다 이겨야 챔피언이 될 수 있다. 이 또한 잘 해낼 거라는 믿음을 갖고 하루하루, 한 게임만 생각하면서 나아갔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2년 전엔 우승할지 모르고 우승했다면 이번엔 내가 마음먹은 대로 한다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으로 자신 있게 했다"며 "자신감이 찬 만큼 왕관 세리머니가 하고 싶었다. 영국인 만큼 '퀸'처럼 한번 해봤다"고 웃었다.
안세영은 야마구치와의 4강전 2게임 도중 왼쪽 허벅지 통증을 느꼈다. 왕즈위와의 결승전에서도 왼 무릎에 통증을 느껴 고전했다. 안세영은 "갑자기 왼쪽 다리에 쥐가 올라와서 멘털적으로 힘들었는데, 포기하지 않았더니 더 멋진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며 "대회 도중 감기에 걸려서 호흡도 힘들었고 몸 상태가 잘 올라오지 않았다. 그래도 잘 이겨내고 좋은 결과를 가져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왕즈위와 결승전 2게임 중 무려 79차례나 랠리한 끝에 점수를 따낸 뒤 한참 가뿐 숨을 몰아쉬었다. "정말 수많은 감정이 오갔다.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기도 하고, 한 발만 더 가면 될 것 같기도 했다"며 당시를 떠올린 안세영은 "숨도 참아보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는데 그 긴 랠리를 잡아낸 게 정말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 뒤 왕즈위에게 "다음엔 이렇게 긴 랠리를 하지 말자. 너무 힘들다"고 말했고, 왕즈위는 축하로 화답했다고 전했다.
안세영은 목표로 했던 그랜드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대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대회)까지는 이제 한발짝이 남았다. 내달 8일부터 중국 닝보에서 열리는 아시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가 마지막 퍼즐이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