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구조적 조치' 조건부 승인
결합일로부터 6개월 내 매각 조치
광학·포토닉스 시장서 자산 일체 매각
[세종=뉴스핌] 백승은 기자 = 반도체 칩 설계 소프트웨어 기업 시높시스 인코포레이티드(시높시스)와 앤시스 인코포레이티드(앤시스)의 기업결합이 '자산 일부 매각'이라는 조건 하에 승인됐다.
특히 광학·포토닉스 소프트웨어 시장에서의 자산을 일체 매각하라는 조건이 붙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시높시스가 앤시스의 주식 전부(약 350억달러, 50조원)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했다고 2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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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가 시높시스-앤시스의 기업결합 관련 의견 조회를 한 달간 실시한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2회 반도체대전(SEDEX, SEmiconDuctor EXhibition)'에서 참가자들이 반도체 부스를 관람하고 있는 모습. 2020.10.27 pangbin@newspim.com |
공정위는 시높시스와 앤시스의 자산 일부를 매각하는 것(구조적 조치)을 조건으로 걸었다.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중 가장 강력한 조치다. 두 기업은 결합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매각해야 한다.
시높시스와 앤시스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 반도체 칩 등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시높시스는 반도체 칩을 이루는 표준화된 구성요소인 '설계 IP'를 공급한다.
이번 기업결합 심사에서 공정위는 유럽연합(EU)과 영국, 미국 등 해외 경쟁당국과 협력했다.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LG전자, LX세미콘 등 12개 사업자를 비롯해 애플, 구글, 퀄컴, 인텔, AMD, 소니 등 15개 사업자로부터 의견을 청취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반도체 칩 설계 과정 중 하나인 ▲레지스터 전송 수준 전력 소비 분석을 위한 소프트웨어 ▲광학 제품 설계를 위한 소프트웨어 ▲포토닉스 제품 설계를 위한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경쟁 제한 가능성을 중심으로 심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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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별 시높시스·앤시스 시장점유율 현황 [자료=공정거래위원회] 2025.03.20 100wins@newspim.com |
세 시장을 조사한 결과 두 기업의 합산 점유율은 최대 90~100%로 시장지배적 지위를 가지게 된다. 국내외 고객사들도 이번 기업결합으로 선택지가 축소되고 두 기업에 종속될 가능성이 높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으로 인한 레지스터 전송 수준 전력 소비 분석 소프트웨어, 광학 소프트웨어, 포토닉스 소프트웨어 시장의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시장별로 시높시스 혹은 앤시스의 관련 자산 일체를 매각했다.
레지스터 전송 수준 전력 소비 분석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는 앤시스와 그 계열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관련 자산 일체를, 광학 소프트웨어와 포토닉스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는 시높시스와 그 계열회사가 보유한 관련 자산 일체를 매각하도록 조치했다.
이병건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 국장은 "매각 대상을 공정위와 협의하도록 돼 있다"며 "매수하게 되는 주체가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는 데 충분한 경쟁사업자인지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100win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