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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 달 천하' 토허제 해제... 무리수 대책, 남은 건 혼란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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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지난주까지만 해도 집 산다는 사람으로 북적거렸던 중개사무소가 지금은 호가 내려달란 집주인들로 난리예요. 이미 계약한 사람들도 계약금 날리고 집 안 사겠다고 하고. 오락가락하는 정책 때문에 다 같이 이게 뭡니까."

건설중기부 정영희 기자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재지정 직후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사가 답답함을 토로했다. 매수인, 매도인은 물론 공인중개사까지 시장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달 19일 서울시는 토허제 재지정이라는 초유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오는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6개월 동안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아파트 약 2200개 단지(40여만 가구)는 다시 토허구역으로 묶인다. 지난달 13일 2020년 이후 5년 동안 이어오던 서울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 일대 규제를 해제 지 한 달 하고 닷새 만이다.

강남 일대 갭투자(보증금 끼고 매매)가 다시 늘어나는 등 투기 가능성이 커져 개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게 재지정 이유였다. 시장 곳곳에선 정책 시행 여파를 처음부터 잘못 예측해 놓고 '눈 가리고 아웅'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들린다.

서울시는 올 초부터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가능성을 조금씩 흘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올 1월 14일 열린 민생 토론회에서 "토허제는 재산권 행사를 임시로 막아 놓은 것이라 그동안 풀고 싶었지만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그간 하지 못했다"며 "적극적으로 해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후 토허제는 강남 상급지의 1순위 이슈로 떠올랐고 부동산 유튜버 사이에선 해제와 유지를 두고 하느니 마느 하며 논쟁이 벌어졌다. 아파트 매매시장에서도 즉각적인 반응이 왔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둘째 주(10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4% 하락했지만 송파구(0.14%)와 서초구(0.11%), 강남구(0.08%)는 일제히 상승했다. 거래량 또한 대폭 증가했다. 지난달(3월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620건으로 6개월 만 최고치를 찍었다.

당시 여론은 둘로 나뉘었다. 한국은행이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 완화를 고려하고 있는 데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고가의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심화한 시점인 만큼 해제는 시기상조란 주장이 제기됐다. 한편으로 집값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는 원칙을 따라야 하기에 언제까지 토허제로 잡아놓을 순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시는 규제 완화를 선택했다. 토지 거래를 법적으로 막는 것이 장기적으로 집값 상승을 방지하는 데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관련 연구용역 결과를 이유로 들었다. 더 아래로 내려가 보면 '규제 철폐'를 서울시 고유의, 더 나아가 자신만의 색으로 삼으려던 오 시장의 의지가 있다. 정국 불안정 속 입지를 확고히 하려는 기회로 토허제 해제를 활용하고자 한 셈이다.

토허구역 해제 직후 하루 사이 호가가 몇억씩 뛰는 강남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져도 서울시는 굳건했다. 상승과 하락이 혼재된 거래가 이뤄질 뿐 특정 단지 매매가가 확 오르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상황은 해제 한 달을 기점으로 반전됐다. 자체적으로 취합한 자료에서도 급등 흐름이 드러나면서다.

지난 16일 서울시는 토허구역 해제 이후 한 달 동안의 잠실·삼성·대치·청담동 아파트 평균 가격이 28억2000만원으로, 해제 전 30일(1월 14일~2월 12일) 평균 가격(27억2000만원)보다 3.7% 올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7월부터 꾸준히 하락해 오던 강남3구 외 주민의 강남3구 진입 비율이 지난달부터 반등하는 등 갭투자 관련 지표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로부터 3일 후 토허구역 해제의 한 달 천하는 막을 내렸다. 오 시장은 이를 발표하는 브리핑 자리에서도 여전히 토허제는 시장 기능을 왜곡할 수 있는 '극약 처방'이라 한시적으로만 시행하는 게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부동산은 시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라며 "주택 시장의 불안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정책적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토허구역 해제도, 재지정도 모두 국민을 위한 조치였다곤 하지만 유의미한 결과는 없었다. 지금 아니면 집을 못 살 것 같다는 마음에서 비롯된 '패닉 바잉'(Panic Buying)과 강남으로 향하던 수요가 타 자치구로 눈을 돌리는 '풍선 효과'만 남았다. 이미 매매계약을 진행하고 있던 매도자와 매수자는 당장 계약서 작성을 마쳐야 할 상황을 직면했다.

시장은 혼란에 빠졌고 정책 신뢰는 바닥으로 내려왔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토허제가 인기 지역 좌표를 찍어줬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집값 안정 효과는 없고 부작용만 유발했다"고 꼬집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세 가지 요소에 집이 들어갈 만큼 주택 문제는 실생활과 떼어놓을 수 없다. 어떤 이에겐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공간이, 또 다른 이에겐 투자의 비결이 되기도 한다.

부동산 정책은 누군가의 성공 사례로 남기 위한 기회가 돼선 안 된다. 신중함을 일 순위로 두고 수없이 많은 시뮬레이션과 결과 예측을 통해 최대한 부작용을 줄여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시장 양상에 바뀐 제도가 무사히 자리잡을 수 있을지 무수히 고민하고 검토해야 한다. 그게 국민이 신임과 함께 자리를 내준 배지에 담긴 의무다.

chulsoofrien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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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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