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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전쟁] 유럽 재무장…글로벌 방산 산업 구조적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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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와 함께, 유럽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80년간 유지돼 온 미국 중심 안보 체제의 균열에 대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6일(현지시간) 백악관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미국이 곤경에 처했을 때 우리를 도울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라며, "방위비를 내지 않으면 방어해 주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나토(NATO) 집단방위 의무(헌장 제5조)를 재조정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며, 유럽 각국의 안보 불안을 키웠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전쟁 장기화 역시 유럽이 냉혹한 현실을 자극하는 계기가 됐다.

2월 28일 미국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설전을 벌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지난 2월 28일, 백악관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J.D. 밴스 부통령으로부터 "무례하다", "미국에 감사하지 않는다"라는 지적을 받는 장면이 전 세계에 생중계되자, 유럽에서는 "미국 의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라는 위기의식이 급속히 퍼졌다. 유럽은 이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전례 없는 재무장과 방산 독립에 나서고 있다.

◆NATO 안에서 무게중심을 옮기는 유럽

NATO는 여전히 유럽 집단방위 체계의 중심축이지만, 내부 구도는 빠르게 변화할 참이다. 지난달 9일, 유럽연합(EU)은 총 8000억 유로(약 1284조 원) 규모의 '유럽 재무장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EU 집행위원회가 EU 예산을 담보로 무기 조달에 1500억 유로 규모의 저리 대출을 지원하고, 나머지 6500억 유로는 각국이 자체 조달하게 된다. EU는 국방비 지출 한도를 대폭 완화해, 향후 4년간 회원국들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최대 3.5%까지 국방비를 증액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는 현재 EU 평균 국방비 비율(1.99%)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금은 단합과 힘을 통해 유럽 방위동맹(Defense Union)을 구축할 때"라며, "GDP의 3%를 초과하는 국방비 지출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U가 추진하는 재무장 계획의 구심체는 '의지의 연합(Union of Will)'이다. 미국 의존을 줄이고, 유럽 자체의 방산 공급망과 군수 능력을 자립시키겠다는 전략적 방향이다.

지난 3월 20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벨기에 본부에서 기자회견 하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현재 유럽이 구매하는 무기의 약 80%가 비(非)유럽산"이라며, 유럽산 무기 조달 비율을 대폭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F-35 스텔스 전투기, 핵미사일 등 각종 무기의 미국 의존도가 높다. 유럽 내 생산 역량을 확대하는 데 몇 년은 걸린다. EU가 한국과 방산 협력을 넓혀나갈 가능성이 기대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 독일, 전후 최대 군비 확장…'부채 브레이크' 해제

유럽의 경제 대국 독일은 오랫동안 고수해 온 '부채 브레이크(Schuldenbremse)' 규정을 완화하고, 전후 최대 규모의 군비 확장에 나섰다. 독일 주요 정당들은 5000억 유로에 이르는 정부 재정을 향후 12년간 인프라에 투자하고 국방비를 사실상 무제한 증액할 수 있도록 기본법(헌법)을 개정했다.

현재 독일의 정규 국방 예산은 연간 500억 유로 수준이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추가 편성된 1000억 유로 특별예산은 2027년까지 소진될 전망이다. 킬세계경제연구소는 독일이 독자적으로 안보를 책임지려면 현재 GDP 대비 2.1% 수준인 국방비를 3.5%까지 끌어올려야 할 것으로 추산한다.

독일은 자국 방산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방산업체 라인메탈(Rheinmetall)은 지난해 2월 자국 내에 신규 탄약 공장 건설을 착수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연간 약 7만 발의 포탄을 생산한 라인메탈은 올해 생산능력을 약 70만 발로 10배 늘렸으며, 2027년까지 연간 110만 발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 2023년 6월 6일 촬영된 독일 니더작센주 운터뤼스에 있는 라인메탈 공장 생산라인에 있는 링스 보병전투차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프랑스, 유럽 핵우산 제공 본격 시사

프랑스는 유럽 안보의 보증인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5일 대국민 연설에서 "유럽이 러시아의 잠재적 위협에 맞서 스스로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유럽의 동맹국 보호를 위한 핵 억지력에 대해 전략적 대화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사실상 미국 핵우산에 대한 대체 옵션을 제시한 것이다.

프랑스는 약 29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핵무기 운용 가능 공군 기지는 4곳이며, 프랑스 소유의 핵탄두는 프랑스의 주력 전투기 '라팔'과 잠수함에서도 발사가 가능하다.

사실 마크롱 대통령은 대서양 균열(미국과 유럽간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지난 트럼프 1기 때의 2019년부터 나토가 '뇌사' 상태라고 경고하며, 유럽이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2기를 맞이하면서 그의 메시지가 더욱 강력해졌다. 프랑스의 '핵우산론'에 독일,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 일부 국가가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지난달 18일,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공군의 핵억지력 강화를 위해 라팔 전투기 추가 도입 등 국방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그는 동부 뤽세유 생 소베르의 공군기지를 방문, 이곳에 2개 비행대(약 40대)를 추가 배치하고, 2035년 무렵엔 극초음속 핵미사일을 탑재한 차세대 라팔 전투기도 배치하며 기지 현대화를 위해 약 15억 유로 투자를 약속했다.

지난 3월 18일 프랑스 동부 뤽세유 생 소베르의 공군기지를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 공군기지는 미라주 2000-5 전투기 26대를 보유한 곳으로, 나토의 공중 방어에 핵심 기지 역할을 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나라와 유럽 대륙은 전쟁을 피하고자 계속해서 스스로를 방어하고 무장하며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과 프랑스 말고도 자체 무장에 나선 유럽 국가는 늘고 있다. 스웨덴은 나토 가입을 계기로 국방예산을 향후 10년간 3000억 크로나(약 44조 원) 증액하고, 현재 GDP 대비 2.4%인 국방비 비율을 2030년까지 3.5%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덴마크도 올해와 내년 국방비를 500억 크로네(약 11조 원) 추가 편성한다고 발표했으며, 네덜란드는 2030년까지 현재 7만 명 수준인 병력을 20만 명으로 늘리는 것을 추진 중이다.

스페인과 크로아티아도 국방 예산을 증액하기로 했으며 비(非)EU 국가인 영국도 2025∼2026회계연도 국방비를 22억 파운드(약 4조 원) 올려 GDP의 2.36%로 늘릴 계획이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오는 2027년까지 국방비를 GDP의 2.5%로 올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에 의존했던 유럽 안보 질서는 이제 자력국방으로 옮겨가고 있다. 각국이 스스로 무장에 나서면서, 세계 방산 시장 역시 유럽 국가들의 부상으로 거대한 전환기를 맞았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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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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