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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김병주 탐구]③ 장인 박태준, 이헌재 매주 찾아…한국에서 기회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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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4월부터 매주 만나, 경제·금융 논의
김병주 회장, 40억 달러 외평채 발행 기여
관료와 글로벌 투자자 인맥 구축···MBK 성공

[서울=뉴스핌] 한기진 부국장 =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은 1998년 4월부터 2000년 1월까지 매주 월요일이면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통합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사무실을 찾았다. 박태준 전 회장은 오후 4시, 칼같이 이헌재를 찾았다. 오후 5시 전후에는 김대중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독대했다. 자민련 총재 자격이었다. 박태준과 이헌재는 지난 일주일 간 경제가 돌아간 이야기, 앞으로 경제가 돌아갈 이야기를 나눴다.  

두 사람의 대화는 이헌재 금감위원장에게는 DJ와 간접 대화 같았다. "금리가 높은 상황에선 시장이 안정되기 어렵습니다. 재정긴축을 이제 풀 때가 됐습니다. 대통령에게 금리 말씀 좀 드려주십시오"라고 꺼냈더니 며칠 뒤인 1999년 1월 20일 DJ가 "예대마진이 너무 높은 은행은 대출금리를 좀 낮추라"고 지시한다. "추경 예산을 좀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박태준에게 말하면 DJ가 얼마 뒤 "추경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업구조조정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이야기하면 DJ가 경제대책조정회의에서 같은 취지의 말을 했다. 2000년 1월 박태준 국무총리가 지명되자 이헌재는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발탁된다. 

[MBK 김병주 탐구] 글싣는 순서

1. 이민자 소년, 亞 금융 대부로…"난 한국계 미국인"
2. 운명의 순간…"인터뷰 기회 달라" 골드만삭스 회장에 편지
3. 장인 박태준, 이헌재 매주 찾아…한국에서 기회 얻다

두 사람이 독대하던 그 시기, 김병주도 움직인다. IMF 금융위기 이후 망가진 산업과 금융시스템 속에서 사업 기회를 찾았다. 인맥 덕이 컸다.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가 장인이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최태원(왼쪽부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이헌재 전 기획재정부 장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윤증현 전 장관, 이헌재 전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원로 초청 간담회'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2.12 yym58@newspim.com

김병주의 이름을 알린 것은 1998년 4월 우리나라 정부가 발행하는 외국환 표시 채권 발행 프로젝트를 살로먼 스미스 바니가 대표 주관사로 나선 것이 계기였다. 김병주가 살로몬 스미스 바니 아시아태평양 투자은행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일하며, 중요한 역할을 했다. 40억달러나 되는 규모로,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첫 외화표시 국채였다. 살로먼 스미스 바니가 대표 주관사로 나섰고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도이치뱅크 등이 참여했다. 국가 신용등급이 투기등급(무디스 Ba1, S&P BB+)인 국채에 모집규모 대비 수요가 약 6배 초과했다. 성공적인 외화표시 국채 발행이었다. 외환보유고를 확충하고 국가 신뢰를 회복하는 한편, 금융시장 개방 및 자본시장 접근성을 향상시켰다.

한국채권의 높은 표면 금리(LIBOR 런던 은행 간 금리 + 2.25%~2.75%)와 김용환 전(前) 비상경제대책위원장(전 재무부 장관) 등 정부 외환 당국자의 치열한 전략이 큰 역할을 했지만, 자본시장 플레이어인 살로먼 스미스 바니,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주간사들 간의 협업과 그들의 광범위한 투자자 네트워크 및 성공적인 마케팅의 공도 있다. 

"살로몬이 아시아에서 진행한 최대 규모의 거래였고, 외부에서는 왜 다른 은행이 아닌 살로몬이 선정됐는지 의문을 품기도 했죠." "하지만 마이클(병주 김)은 탁월한 관계 구축 능력과 실행력으로 모든 걸 해냈어요." 당시 골드만삭스 M&A 부문 동기였던 유진 탄은 회상한다.

김병주 회장은 "제 어깨 위에 그런 무게를 느껴본 적이 없었죠"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소설 『OFFERINGS』에서 당시 재정경제부의 시멘트 벽과 형광등, 담배 연기 자욱한 회의실 풍경과 인물들의 면면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소설에 등장하는 국채 발행 장면의 대부분은 사실을 기반으로 했어요. 독자들이 와서 '이 여자가 누구냐', '이 남자가 실존 인물 아니냐'고 묻기도 했죠. 그럴 때마다 저는 '이건 소설입니다'라고 답하지만, 진짜 경험에서 가져온 감정과 디테일이 있는 건 맞습니다." 

CI. [사진=MBK]

무엇보다 김병주는 운이 좋았다.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가 1998년 1월에 세계 굴지의 종합금융회사 미국 트래블러스 그룹의 샌포드 웨일 회장, 살로만 스미스 바니사의 데릭 모언 회장, 제프리 섀퍼 부회장 등을 만나, IMF 협약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대한(對韓)투자에 적극 나서 달라고 당부하며 판이 깔린 상태였다.

DJ의 지시를 받은 김용환 전(前) 비상경제대책위원장 등 비대위 위원(유종근 대통령 경제고문, 정인용 국제금융대사, 정덕군 재경원 제2차관보, 변양호 국제금융 담당관 등)의 대한민국을 부도에서 건져내기 위한 헌신적인 노력도 있었다. 이들은 1998년 1월 뉴욕, 런던, 도쿄, 등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건너가 외채 만기 연장과 신규발행 등을 IMF와 글로벌 금융기관과 합의하지 못하면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일을 했다. 맥도너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골드만 삭스, 살로먼 스미스 바니, JP모건, 시티은행, 체이스은행, 도쿄 및 미쓰비스 은행 등 13개 은행들과 협상을 했다.

대한민국이 외환위기에 빠져 있는 약점을 노린 글로벌 고리대금업자의 음모가 판친 상황이었다. JP모건은 시장금리 함정을 팠지만, 시티은행 국제금융 담당 로즈 부회장과 YS정부의 고문변호사 마크 워커(Mark Walker·Cleary, Gottlieb, Steen & Hamilton 소속)가 대한민국을 도왔다. 로즈 부회장은 DJ정부에서 훈장을 받았다.

한국 금융시장의 대변화를 맛본 김병주는 30대였다. 목이 말랐다. 칼라일그룹의 아시아법인을 설립하며 대표를 맡고, MBK파트너스의 초석이 될 기념비적인 딜(deal)을 성공시켰다. 2000년 한미은행 인수. 4년 뒤 시티그룹에 매각하고 7000억원의 차액을 남긴다. 칼라일의 투자 자산의 2배가 넘는 규모다. 많은 투자자들이 김병주를 주목한다. 이듬해 김병주는 칼라일 동료들과 MBK파트너스를 설립하고 1호 펀드를 조성한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홀딩스와 온타리오 교직원 연금펀드가 투자했다. 대한민국의 IMF 외환위기가 아니었으면 사모투자업계의 스타가 되지 못했을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화려한 시작이다.

hkj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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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 마스터스 2연패 위업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오거스타의 신은 로리 매킬로이의 역사적인 마스터스 2연패를 허락했다. 매킬로이는 수많은 골프 명인들조차 커리어 내내 한 번 입기도 벅찼던 그린 재킷을 2년 연속 차지했다. 역대 마스터스 2연패의 주인공은 단 세 명뿐. 잭 니클라우스(1965·1966), 닉 팔도(1989·1990), 타이거 우즈(2001·2002). 우즈 이후 20년 넘게 끊겼던 대기록을 달성하면서 마스터스 역사상 네 번째 레전드에 이름을 새겼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우승 트로피를 들고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매킬로이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제90회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적어낸 그는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거센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리고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우승 상금은 450만 달러(약 66억원)다. 2년 연속 우승자가 같아 이날에는 오거스타 내셔널의 프레드 리들리 회장이 옷을 입혀주는 역할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오거스타 내셔널의 프레드 리들리(오른쪽) 회장이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자 매킬로이에게 그린재킷을 입혀주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그린 재킷 하나를 받기까지 17년을 기다렸는데…. 연속으로 받게 된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소감을 말한 매킬로이는 "골프는 모든 스포츠 중 멘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종목이다. 4라운드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는 건 정말 어렵다"며 "경기 중 부모님 생각이 몇 번 났지만 '아직은 아니야'라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지난해 부모님이 현장에 오시지 않았고 이 때문에 내가 우승했다고 믿으시더라. 겨우 설득해 부모님을 모시고 왔는데, 부모님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우승을 확신한 순간에 관해선 "18번 홀(파4) 파 퍼트가 홀 바로 옆에 멈췄을 때 그린 뒤에 있던 가족이 보였다"며 "'또 해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보다 격한 감정이 솟구치지는 않았지만, 더 큰 기쁨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가장 긴장했던 순간에 관해선 "18번 홀 티샷을 친 뒤 공을 찾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2라운드까지 2위와 6타 차 앞서며 대회 2연패에 근접했던 매킬로이는 무빙데이에서 1오버파를 치며 공동 선두를 허용, 우승 향방은 짙은 안갯속에 빠졌다. 이날 최종일의 승부는 세계랭킹 1, 2, 3위가 다투는 명승부가 연출되며 패트론의 눈을 즐겁게 했다. 세계 2위 매킬로이는 지난해 연장패로 눈물을 삼켰던 세계 3위 저스틴 로즈와 2년 만의 왕좌 탈환을 노린 세계 1위 셰플러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쳤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11언더파 공동 선두로 나선 매킬로이는 3번홀 첫 버디로 흐름을 잡는 듯했지만 4번홀(파3)에서 2m 파 퍼트를 놓치며 곧바로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한 홀 만에 2타를 잃으며 선두 자리에서 내려왔고 혼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승부는 결국 '아멘 코너'에서 갈렸다. 11번홀(파4)에서 까다로운 파 퍼트를 집어넣으며 위기를 넘긴 매킬로이는 12번홀(파3)에서 홀 왼쪽 2m 남짓에 붙인 티샷으로 버디를 낚아 다시 선두를 탈환했다. 이어 13번홀(파5)에선 그린 뒤 러프에서 과감히 퍼터를 꺼내 세 번째 샷을 3m 안쪽에 세웠다. 이 버디 퍼트까지 떨어뜨리며 2타 차로 달아났다. 3라운드에서 아멘 코너에서만 3타를 잃어 공동 선두를 허용했던 악몽을 최종일 같은 구간에서 만회했다.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는 가장 위협적인 추격자였다. 6번부터 9번홀까지 4연속 버디를 몰아치며 한때 12언더파 단독 선두까지 치고 나갔다. 그러나 11·12번홀 연속 보기로 다시 2타를 잃으면서 아멘 코너에서 고개를 숙였다. 경기 막판 다시 버디 사냥에 나섰지만 벌어진 간격을 끝내 메우지 못했다. 셰플러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며 압박했지만 리더보드 맨 위 이름을 뒤집기에는 한 타가 모자랐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저스틴 로즈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을 마치고 아쉬워하며 듯 모자를 벗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셰플러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을 마치고 아쉬운 듯 모자를 벗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마지막까지 긴장은 이어졌다. 2타 차로 맞은 18번홀(파4)에서 매킬로이의 티샷은 오른쪽 나무 아래 거칠게 빨려 들어갔다. 숲을 통과해야 하는 난감한 라이였지만 그는 8번 아이언을 쥐고 과감하게 그린을 향했다. 두 번째 샷은 그린 왼쪽 벙커에 빠졌고 세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 위 4m 지점에 올린 뒤 침착하게 투 퍼트 파로 마무리했다. 우승 퍼트가 홀에 떨어지는 순간, 오거스타를 가득 메운 갤러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로리'를 연호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는 패트론을 향해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매킬로이는 지난해 17번째 도전 끝에 마스터스를 처음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1년 전 18번 그린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던 그는 같은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그린재킷을 차지했다. "한 번 우승하면 두 번째는 조금 더 쉬워질 것"이라던 그의 말은 아멘 코너를 넘어 역사를 다시 쓰는 순간 현실이 됐다. 1라운드부터 선두를 지킨 그는 4라운드 내내 단 한 번도 리더보드 꼭대기 자리를 내주지 않아 2020년 더스틴 존슨 이후 6년 만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자신의 시대를 증명했다. psoq1337@newspim.com 2026-04-1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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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오르반 16년 집권 '마침표'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과 유럽연합(EU)의 각종 정책에 사사건건 반기를 들며 '유럽의 이단아'로 불렸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결국 16년 만에 권좌에서 물러나게 됐다.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치러진 헝가리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페테르 머저르가 이끄는 중도우파 성향의 친EU 신생 정당인 티서(Tisza)당에 몰표를 던졌다. 투표 마감 30분 전 투표율은 77.8%로, 지난 2002년 기록을 약 7%포인트 웃도는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날 투표가 마감된 지 3시간도 채 되지 않아, 오르반 총리는 이번 선거 결과를 "고통스럽다"고 표현하며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그는 부다페스트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승리한 정당에 축하를 전했다"며 "우리는 야당으로서도 헝가리 국가와 조국을 위해 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10년 총선 압승으로 재집권한 이후 헝가리를 철권통치하며 이른바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를 주창해 온 오르반의 장기 집권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 지지자들에게 패배를 인정한 오르반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16년 철권통치의 종말과 경제난의 역풍 냉전 시절 거침없는 반공(反共) 청년 지도자로 이름을 알렸던 오르반 총리는 1998년 35세의 젊은 나이에 처음 총리직에 올랐으며, 2010년 재집권 이후부터는 권위주의적 행보를 노골화해 왔다. 행정부로 권력을 집중시키고 시민단체(NGO) 활동과 언론 및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등 민주주의 기준을 둘러싸고 EU와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고, 급기야 EU로부터 헝가리에 배정된 수십억 유로 규모의 자금 지원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초래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오르반 총리는 선거 프레임을 "전쟁이냐 평화냐"로 규정하려 애썼다. 반대로 티서당은 헝가리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끌어들이려 한다고 비난하며, 집권당인 피데스(Fidesz)가 평화를 담보할 '안전한 선택'임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헝가리 유권자들의 시선은 철저히 보건의료와 국내 경제 등 민생 문제에 쏠려 있었다. 헝가리 경제는 지난 3년간 사실상 정체 늪에 빠져 있으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 내에서 가장 심각한 인플레이션 급등세를 겪었다. 식료품 가격은 EU 평균 수준으로 치솟은 반면, 헝가리의 임금 수준은 EU 27개 회원국 중 밑에서 세 번째에 머물면서 국민들의 실생활 고통이 극에 달했다. 저렴한 대출 등 관대한 친가족 정책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우경화된 정부에 염증을 느낀 젊은 유권자층이 변화를 열망하며 대거 돌아서면서 오르반의 발목을 결정적으로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 트럼프·유럽 극우 진영 전폭 지지에도 씁쓸한 퇴장 오르반 총리는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과 성소수자(LGBTQ+) 권리 제한 등을 앞세워 서방 보수 우파 진영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르반을 "진정한 친구"라 부르며 강력히 지지했고, 양국 관계가 "새로운 정점"에 올랐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프랑스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독일대안당(AfD)의 알리스 바이델 등 유럽 주요 보수·극우 정치인들이 일제히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이 같은 든든한 외부 지원 사격도 헝가리 내부의 싸늘한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EU "헝가리, 유럽의 길 되찾아" 환영 오르반 총리의 패배 소식에 유럽 주요 지도자들은 일제히 환영 메시지를 내놨다. 특히 브뤼셀에서는 오르반이 지난 16년간 이민정책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등에서 EU와 잦은 충돌을 빚어온 만큼,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안도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헝가리는 유럽을 선택했다"며 "유럽은 언제나 헝가리를 선택해 왔다. 함께 우리는 더 강해진다"고 밝혔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도 페테르 머저르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헝가리의 자리는 유럽의 심장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헝가리 국민이 EU의 가치와 유럽에서 헝가리의 역할에 대한 애착을 보여준 승리"라며 결과를 환영했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강하고 안전하며 무엇보다 단결된 유럽을 위해 힘을 합치자"고 밝혔다. 크리스텐 미할 에스토니아 총리는 "헝가리 국민이 단결된 유럽 속에서 자유롭고 강한 헝가리를 위한 역사적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으며,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헝가리의 큰 승리이자 유럽의 큰 승리"라고 강조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역시 이번 선거가 "헝가리 역사에서 새로운 장을 여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kwonjiun@newspim.com 2026-04-13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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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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