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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분석-SK그룹] (上) 하이닉스, 그룹 이익 91% 벌어…M&A 역사 쓴 최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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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하이닉스 인수 승부수 큰 성공 가져와
SK온 등 신규 사업 실적 저조, 수익 다각화 고민
SK실트론 매각·SK앤무브 상장, 유동성 확보중
매각 가격 접근·소액주주 보호 방안 마련해야

대기업은 한국 경제의 주축이다. 그러나 더 이상 한국에서 사업을 확장하지 않는다. 인건비 싸고 주52시간 제한과 노동조합 리스크가 적은 중국, 베트남, 인도로 생산공장을 적극적으로 옮긴 지 오래다. 최근에는 미국의 압박으로 제조 공장을 대거 미국으로 옮겨가고 있다. 대기업의 한국내 투자 확대가 줄자, 국내외 금융투자자본들도 한국을 떠나 해외로 탈출 중이다. 대기업들의 현 상황을 돌아보고 미래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을 진단해본다.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재계 순위 3위였던 SK그룹은 2022년부터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이는 SK하이닉스 성장 덕분이다. 지난 5월 1일에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서도 1위 삼성그룹의 589조원(공정자산총액)에 이어 SK그룹이 363조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그런데 만약 13년 전인 2011년에 최태원 회장 주도로 진행된 하이닉스 반도체 인수가 실패했다면 지금의 SK그룹 재계 순위는 몇 위까지 내려갈까? 하이닉스 인수 성공은 한국 M&A(인수합병) 역사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대 성공작이다. 문제는 SK그룹에서 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다는 점이다.

재계 순위 상위 10개 그룹 중 계열회사 수가 200개에 육박하는 회사는 SK그룹이 유일하다. 1위인 삼성그룹은 63개, 3위인 현대차 그룹은 74개로 SK의 3분의 1 수준이다. 다른 그룹 대비 유달리 많은 SK 계열회사 중 실질적으로 이익을 내는 회사는 현저히 적은 게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고민거리다.

◆ SK그룹 하이닉스 이익 비중 91%…쏠림 심각

NICE신용평가 신호용 책임연구원의 'SK그룹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SK그룹은 2024년에 25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했다. 이 중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23조5000억원으로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전체 그룹 영업이익의 91%가 단 1개 회사에 집중된 기형적인 구조다.

SK그룹의 주요 계열사별 순이익을 따져봐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 2024년에 의미 있는 순이익을 달성한 회사는 SK하이닉스 외에 1조4000억원의 수익을 달성한 SK텔레콤 정도가 눈에 띌 뿐이다. SK텔레콤도 최근 발생한 유심 해킹 악재로 올해 이익 증가는 제한적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매각이 거론되는 SK실트론의 순이익도 2000억원 수준으로 미미하다.

가장 문제는 'SK이노베이션'이다. 2024년에만 2조4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DB증권은 SK이노베이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했다. 한승재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2025년 상반기 정유업종의 단기 부진 심화를 예상한다"며 "유가가 하락함에도 수요/정제마진이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려했다.

'SK이노베이션'의 본업뿐 아니라 자회사인 'SK온'의 배터리 사업 부진도 심각하다. 'SK온'은 설립 이후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생산 능력을 확장해 왔다. 하지만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로 심각한 적자를 기록 중이다.

SK온의 2024년 영업손실액은 1조원을 돌파했다. 전년도 손실액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SK이노베이션은 자금 수혈을 위해 현금창출능력이 우수했던 비상장사 SK E&S와의 합병을 작년에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합병비율 논란으로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의 불만을 샀다. SK이노베이션 지분을 6.2% 보유했던 국민연금은 합병을 반대하기도 했다.

NICE신용평가의 신호용 책임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배터리부문은 전방수요 둔화와 공급경쟁 심화가 나타나며 실적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며 "유럽, 북미 지역에서 전기차 판매 성장률이 모두 하락세를 보였으며 유럽 시장은 역성장했다"고 분석한다. 또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의 수출 물량 증가와 유럽 내 생산기반 투자도 함께 나타나며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모두 부정적인 업황이 전개되고 있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친환경차 보조금을 폐지 및 축소하고 있어 채무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를 보였다. 또 다른 주력인 화학부문 역시 "공급과잉 상황이 지속되며 실적 저하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사정으로 인해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지난달에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등급인 Baa3에서 투자부적격등급인 Ba1으로 하향했다.

◆ 반도체 업황 좋지만 변동성 큰 시황산업 한계

하지만 SK그룹 내에서 SK하이닉스만 떼 놓고 보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 결과 올해 1분기 D램 매출액 기준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36%, 삼성전자가 34%다. 사상 처음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무려 7조4405억원으로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사상 최고치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6조6000억원보다도 훨씬 더 크다. 인공지능(AI) 열풍을 등에 업고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도 기대감이 크다. 

하지만 반도체는 '시황 산업(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산업)'이다. 반도체 시장은 수요와 공급 변화에 따라 급격한 변동을 겪는 업황 사이클이 존재한다. 극단적인 예로 불과 2년 전인 2023년에 SK하이닉스는 7조7000억원의 엄청난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이익이 꾸준한 점과 비교된다.

상황이 급반전된 건 2024년이다. 챗GPT에서 촉발된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폭발로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창사 이래 사상 최대치인 23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HBM 중심의 반도체 업황은 초호황이다. 하지만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업황은 언제든 급변할 수 있다.

◆ 반도체 호황으로 한 숨 돌려…유동성 확보 전력

SK그룹은 지금의 반도체 호황을 기회로 본격적인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SK그룹은 지난 2020~2022년의 저금리 환경 당시 추진한 M&A와 신규 사업 중 상당수가 수익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당시 투자했던 자금 규모는 무려 14조원으로 알려졌다. 방만한 사업추진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다행히 2024년에 SK그룹은 반도체부문 실적개선에 힘입어 6조원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해 채무상환에 활용했다. 또 일부 계열사 자산매각으로 그룹 전체 차입금 규모가 20203년말의 82조원에서 2024년말에는 72조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초호황인 반도체 실적을 빼고 계산하면 이야기가 확 달라진다. 2024년말 기준 반도체부문을 제외한 SK그룹의 순 차입금 규모는 60조7000억원으로 2023년말 대비 2조3000억원이 증가했다. 이에 대해 신호용 책임연구원은 "배터리부문의 실적 대비 과중한 투자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2023년도의 부진했던 반도체 실적이 2024년까지 이어졌다면 SK그룹 전체적으로 재무위기가 번졌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에 SK그룹 차원에서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선제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 대규모 자산 매각 통한 재무구조 개선작업 본격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5월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 2심 결과 1조3808억원 규모의 재산분할 판결로 경영권 방어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가능성은 낮지만 만약 대법원에서도 이대로 확정될 경우 경영권 방어자금도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SK그룹은 작년부터 빠른 속도로 비주력 계열사 및 지분을 정리하는 리밸런싱 작업에 돌입했다. 2024년 4월에는 SK스퀘어가 보유한 크래프톤 지분을 전량 매각해 2660억원을 확보했다.  

2024년 8월에는 SK네트웍스가 자회사 SK렌터카를 8200억원에 사모펀드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했다. 렌터카 사업은 보유 차량의 가동률이 높을수록 이자비용, 인건비, 판관비 등의 대당 고정비 부담이 낮아지는 장치산업 특성을 보인다. 추가 투자 여력이 부족한 SK그룹이 매각을 결정한 이유다.

2024년 12월에는 지주회사 SK가 보유 중인 SK스페셜티 지분 85%를 한앤컴퍼니에 매각했다. 매각가격은 2조7000억원에 달한다. SK스페셜티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과정에서 쓰이는 특수가스를 생산한다. 수직계열화에 꼭 필요한 핵심 계열사지만 자금 확보에 더 중점을 두는 모양새다.

올해 4월에는 SKC의 종속회사인 SK엔펠스의 CMP 패드 사업 매각도 확정지었다. 매수자는 역시 사모펀드 운용사인 한앤컴퍼니로 매각가격은 3346억원이다.

최근 가장 뜨거운 화제는 SK실트론 매각 추진이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칩의 핵심 기초소재인 반도체용 웨이퍼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한 기업이다. 지주회사 SK가 직접 보유한 지분 51%와 최태원 회장이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으로 보유한 지분도 함께 매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매각 가격은 약 3조원대로 실제 실행 시 SK그룹은 반도체 수직계열화를 포기하는 대신 재무적 안정성을 얻게 된다. 지주회사 SK가 SK실트론 인수합병 당시 최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사들인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29.4% 지분은 사익편취 의혹을 받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1년말에 최 회장과 SK(주)에 대해 각각 8억원씩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이에 SK측이 불복하면서 제기한 취소소송에서 SK그룹이 승소해 현재는 대법원에 계류된 상태다.

SK실트론 매각이 실제 성사될 경우 SK그룹 입장에서는 크게 한숨을 돌리게 된다. 추가적인 자금확보 전략으로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자회사인 SK앤무브를 상장할 계획이다. 하지만 중복상장 문제로 소액주주들이 계속 문제 제기 중이라 한국거래소에는 투자자 보호 방안 마련을 요구한 상태다.

올해 SK그룹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SK하이닉스 이익증가와 핵심 계열사들의 매각을 통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중국의 공급 과잉 우려와 치열한 경쟁으로 '배터리' 사업 업황이 여전히 어둡다는 점이다.

수 조원 단위의 막대한 설비투자가 진행된 배터리 사업의 업황 회복이 지연될 경우 그 동안 질주해 왔던 SK그룹의 성장도 상당 기간 정체될 가능성이 크다. 또 SK하이닉스에만 너무 쏠린 SK그룹의 기형적인 구조도 문제다. 관세 전쟁의 불똥이 어디까지 튈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최태원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이유다.

(中) 편에서 계속…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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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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