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과 경기서 '스파이크 쇼'... 80-59 승리 이끌어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배구 여제' 김연경(36)이 세계적인 스타들과 함께 팬들 앞에 다시 섰다. 1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KYK 인비테이셔널 2025' 1차전에서 김연경은 세계 올스타팀의 아웃사이드 히터로 출전해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며 80-59 대승을 이끌었다.
이번 이벤트 매치는 17~18일 양일간 펼쳐지며, 첫날은 세계 올스타팀과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맞대결로 치러졌다. 경기는 세트당 20점씩 총 80점을 먼저 내는 팀이 승리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운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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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사진=KOVO] |
김연경은 세계 올스타팀 소속으로 선발 출전했다. 함께한 선수들은 이름만 들어도 쟁쟁하다. 나탈리아 곤차로바(러시아), 나탈리아 페헤이라(브라질), 플레움짓 틴카오우(태국), 마렛 그로스, 라우라 데이케마(네덜란드), 에다 에르뎀, 멜리하 디켄(튀르키예), 조던 라슨, 켈시 로빈슨, 치아카 오구보구(이상 미국)까지, 각국 대표급 선수들이 김연경과 한 팀을 이뤘다. 지휘봉은 2024-2025시즌 흥국생명의 통합 우승을 이끈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잡았다.
한국 대표팀은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의 지도 아래 강소휘, 이다현, 정윤주, 정호영, 김다인, 이주아 등 V리그 주전급 선수들로 구성됐다. 진천선수촌에서 열흘간 손발을 맞춘 젊은 대표팀은 세계 올스타의 노련미 앞에서 고전했다.
경기 초반부터 분위기는 김연경 쪽으로 흘렀다. 1세트 12-7 상황에서 김연경은 대각 공격으로 득점했다. 16-10에서는 서브 에이스까지 성공시키며 체육관을 가득 메운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올스타팀은 김연경을 중심으로 물 흐르듯 경기를 풀어가며 1세트를 20-14로 마무리했다. 이어 2세트에서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40-28로 달아났다.
2세트 종료 후에는 가수 효린의 공연이 펼쳐졌다.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김연경에게 "오래오래 응원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효린은 두 곡을 부르며 팬들과 호흡했다. 김연경도 무대 앞으로 다가가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3세트 막판 교체 투입된 김연경은 곧바로 서브 에이스를 꽂아넣으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내 세계 올스타팀은 60-41로 3세트를 끝냈고, 마지막 4세트에서도 고른 선수 기용 속에 80점을 채우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연경은 77-55에서 다시 투입돼 서브를 시도했고, 팬들은 우렁찬 박수로 배구 여제의 마지막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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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사진=KOVO] |
이날 김연경은 비시즌 훈련 없이도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은퇴는 숫자일 뿐'임을 증명했다. 경기 후 "이렇게 많은 팬이 와주셔서 감사하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재미있게 경기한 만큼 즐거우셨으면 좋겠다"며 "오늘은 워밍업이다. 내일도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KYK 인비테이셔널 2일 차인 18일에는 세계 올스타팀이 '스타팀'과 '월드팀'으로 나뉘어 맞붙는다. 김연경은 스타팀의 감독 겸 선수로 나서고, 월드팀은 아본단자 감독이 이끈다. 김연경의 현역 선수로서 마지막 공식 경기가 될 이 날 팬들은 다시 한번 그녀의 마지막 스파이크를 볼 수 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