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8시까지 투표…국론 분열·국제사회 신뢰 추락·경제 위기
주요 후보 3명 단일화 없이 완주…새 대통령, 당선 즉시 임기 시작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제21대 대통령을 뽑는 국민 선택의 날이 밝았다. 유권자 한 표가 대한민국 미래를 결정한다. 새 대통령은 예열할 시간도 없이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된다
유권자는 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에 있는 1만4295개 투표소에서 대통령을 뽑는 한 표를 행사한다. 행정안전부가 확정한 이번 대통령 선거 유권자는 4439만1871명이다. 이중 1542만3607명은 지난 5월 29일부터 30일까지 열린 사전투표로 선택을 마쳤다. 남은 유권자 2871만10명이 이날 본투표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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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 배우자 신분증으로 대리 투표를 한 혐의를 받는 60대 선거사무원이 1일 구속됐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한 유권자가 사전투표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
이번 선거는 비상계엄과 대통령 파면이란 초유의 사건으로 치러진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국회는 다음날 새벽 비상계엄을 해제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지난해 12월 14일 국회에서 가결됐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4월 4일 윤 전 대통령 파면을 선고했다.
이 기간 탄핵 찬반을 놓고 사회는 둘로 쪼개졌다. 한덕수 국무총리까지 탄핵당하며 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는 등 국정이 비정상으로 운영됐다. 대통령 부재로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등 급변하는 국제무대에서 한국은 제 목소리를 내기가 어려웠다. 차기 대통령은 당장 사회 통합과 함께 외교무대에서 무너진 한국 위상을 바로 세워야 한다.
국내 경제 상황도 어렵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0.8%로 낮췄다. 1970년 이후 경제 성장률이 1%를 밑돌았던 적은 1980년(-1.6%), 1998년(-5.1%), 2009년(0.8%), 2020년(-0.7%) 뿐이다. 2차 오일쇼크,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팬데믹 등 대형 위기를 겪었던 때였다.
차기 대통령은 이런 여건에서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두고 준비할 시간도 없이 대통령 당선 즉시 임기를 시작해야 한다. 차기 대통령 임무가 막중한 만큼 유권자가 행사하는 한 표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번 선거는 주요 대통령 후보 간 단일화 없이 3자 구도가 끝까지 유지됐다.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진보 진영이 유리한 판세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앞섰고 보수 진영인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후보 중도 하차 없이 완주했다. 이재명·김문수·이준석 후보는 지난 2일 선거 운동 막판까지 유권자에게 불꽃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명 후보는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이번 대선은 국민과 내란 세력 간 정면 대결"이라며 "투표로 서로를 돕고 나라를 함께 구하자"고 호소했다. 김문수 후보는 서울시청 광장에서 "깨끗한 한표가 새로운 역사를 창조한다"며 "방탄 독재를 막고 위대한 민주주의 활짝 꽃피게 하자"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는 대구 수성구 수성못 상화동산에서 정치 교체를 강조하며 "내란·환란 세력을 동시에 청산하자"고 호소했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투표를 독려했다. 노태악 선관위원장은 "우리 사회 갈등과 대립을 넘어 화합과 희망의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선거"라고 말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