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오피니언 내부칼럼

속보

더보기

[기자수첩] 실체 흐릿한 GTX 추가노선…속도 아닌 방법에 초점 맞춰야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GTX-A 노선 개통 후 B·C 노선 기약 없는데
새 정부, D·E·F 넘어 G·H 노선 도입까지 공약
"재원조달 방법부터 마련해야"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흔히들 새로 추진하는 정책이나 제도에 '혁신'이란 수식어를 붙이곤 하지만 실제로 국민 생활에 지대한 변화를 주는 것들은 많지 않다. 그러던 중 만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은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열차에 발을 올린 지 15분 만에 서울 중심인 서울역에서 경기 고양시에 도착했다. 차로 가도 한참이던 파주 운정신도시가 편도 30분 거리로 불쑥 다가왔다. 어릴 적 읽었던 동화책 속 시골쥐가 도시쥐를 따라 처음 시내에 나간 날 눈이 동그래질 만큼 놀랐던 이유가 이해됐다.

건설중기부 정영희 기자

삼성역까지 개통돼 운정신도시부터 화성 동탄신도시까지 전체 노선이 이어진다면 어떨지 상상했다. 생일 선물이나 연말 보너스 같은 게 아니라 철도 신설이 기대된 건 난생 처음이었다. 그 다음부턴 취재하며 만나는 이들에게 GTX를 타보라며 소위 '영업맨'처럼 권하고 다니기도 했다. 이후 실제로 GTX를 타본 사람들에게서 "4000원 넘는 돈이 안 아깝다"는 생생한 후기가 돌아왔다.

국내 철도의 혁신을 넘어 그야말로 '재창조'와 다를 바 없는 GTX는 A 노선 부분 개통 이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인천 송도부터 남양주 마석을 연결하는 B 노선(연장 82.8㎞)은 착공식 당시 2030년을 개통 목표로 내세웠으나 재정구간 일부(상봉역-구리역 구간)을 제외하고 아직 첫 삽을 뜨지 못했다. 고금리 장기화와 공사비 급등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자금조달 과정에서 애를 먹고 있어서다. 

올 초 사업시행자인 대우건설 컨소시엄에서 DL이앤씨가 지분 4.5%를 회수한 데 이어 현대건설까지 13.0%의 지분을 빼면서 더욱 난항에 빠졌다. 자금 투자를 고려했던 외국계 투자회사 맥쿼리인프라도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새 투자사와의 금융 합의가 절실하다.

경기 양주시 덕정역에서 청량리역, 삼성역을 통과해 수원역까지 86.46㎞를 연결하는 C 노선은 상황이 더욱 막막하다. 지난해 1월 말 착공식을 마쳤으나 C 노선 또한 자금 조달 탓에 아직 공사를 시작하지 못했다. 물가상승률 대비 낮은 공사비가 발목을 잡는단 분석이 나온다. 

총 사업비 4조6084억원 중 공사비는 3조3000억원인데, 이는 2019년 12월에 고정 결정된 금액이다. 그 사이 공사비는 30%가량 올랐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사업시행자로서 국토교통부에 사업비 증액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국토부 또한 이를 고려하곤 있지만 추가 자금조달이 정말 가능할지 불투명한 실정이다.

건설업계에선 지금처럼 공사비가 오른 시점에서 고난도 구간이 많은 철도 공사를 무리하게 진행하는 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며 입을 모은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확실한 수익으로 돌아온다는 보장이 있지 않는 이상 철도 건설에 따른 금융·안전상 리스크를 짊어지는 것보단 아예 안 하는 게 장기적으론 이득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점에서 정권이 바뀌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GTX-A·B·C 노선 준공을 신속히 추진하고, 서울권을 넘어 경기 외곽과 강원도까지 이어지는 D·E·F도 단계적으로 연장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여기에 'GTX플러스'로 불리는 G 노선(포천~인천)과 H 노선(파주~위례) 도입도 검토해 광역교통망을 구축한다. 

수도권 전역을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생활권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는 긍정적이다. 출퇴근 교통난을 해소하거나 저출생이 우려되는 지역의 정주 인구를 늘릴 수 있다는 말에도 일리가 있다. GTX 연장은 전 정권에서부터 추진되던 정책으로, 동일한 기조를 이어감으로써 정권 교체에 따른 사업상 혼선을 최소화하겠다는 목적으로도 읽힌다.

문제는 구체성이 없다는 점에 있다. 당장 B와 C 노선만 봐도 수 조원에 달하는 재원을 못 구해 언제 착공할지 모른다. 당초 정했던 개통 예정 시기는 의미를 잃은 지 오래다. 건설사도 기본적으론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니 땅 파서 장사하는 공사는 수주하지 않으려 한다. 결국 GTX의 적기 개통을 위해선 민자 사업자의 참여를 촉진하고 자금 문제로 공사가 중단되지 않도록 돕는 현실적 대안이 나와야 한다.

정부 또한 지난해 말부터 공사비 현실화 방안을 마련해 왔다. 공사비 산정에 활용되는 공사비보정기준(표준품셈) 할증이 가능도록 기준을 세분화하고, 약 30년 동안 5~6% 선으로 고정돼 있던 일반관리비 요율도 1~2%p(포인트) 상향(300억원 미만 공사 대상)한다. 

업계에선 이 외에도 다양한 재원 투자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는 방향으로의 세밀한 정책 설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주연 한국교통연구원 민자철도관리지원센터장은 "지금은 철도사업 참여에서 오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사업추진 방식이 미비해 재원의 다양성을 유인하지 못하고 있다"며 "공모인프라펀드나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처럼 장기투자가 가능하고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는 투자 재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국민들이 이랬다저랬다 바뀌는 GTX 소식에 기대와 실망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 벌써 정부가 제시한 예정 준공 일자에 대한 신뢰는 바닥났다. '언제'보단 '어떻게' 할 것인지에 무게를 둬야 할 시기다. 그래야 뜬구름 같이 느껴지던 '국가균형 발전'에 한 발짝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다.

chulsoofriend@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오늘 '첫 청와대 국무회의' [서울=뉴스핌] 김종원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이전 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청와대 세종실에서 케이티비(KTV)로 생중계되는 56회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어떤 발언을 하고 국무위원들과 어떤 발언을 주고받을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로 첫 출근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본관에서 김용범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참모진과 아침 차담회(티타임)를 주재하며 주요 현안과 업무 계획을 보고받았다. [사진=대통령실] 청와대 이전 후 첫 국무회의가 대국민 생중계로 진행되고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이기도 해서 이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고 내각에 주문할지 관심사다. 청와대 출근은 이튿날이지만 내각의 전체 국무위원이 모두 참석한다는 의미에서는 사실상 청와대 이전 후 이재명 정부의 첫 상징적인 대국민 공식 일정이기도 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로 첫 출근한 29일 오전 첫 일정으로 청와대 지하벙커인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찾아 안보와 재난 분야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청와대로 이전과 함께 집권 2년차를 시작하는 병오년 2026년 새해 공식 일정도 예정돼 있겠지만 다시 청와대 시대를 여는 첫 국무회의의 상징적 의미가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인 여민1관에서 주한 베냉공화국 대사 내정자 아그레망를 청와대 이전 후 첫 재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특히 국무회의 생중계는 국정 운영의 투명성과 공개성, 책임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국민과 함께 국정의 철학을 공유하고 공직사회에 긴장도를 불어넣는 측면에서 이재명 정부가 손꼽는 큰 성과 중에 하나다. kjw8619@newspim.com 2025-12-30 06:45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