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한 상황 속 분투 중인 김천, 광주
2강으로 꼽힌 울산, 서울은 주춤
안양, 강원은 보강으로 후반기 반등 노려
[서울=뉴스핌] 손지호 인턴기자 = 2025 K리그1이 반환점을 찍었다. 전북과 대전의 2강 체제 속 아시아 무대를 노릴 수 있는 3위부터 강등권인 10위까지 단 7점 차밖에 나지 않을 정도로 치열한 중위권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2월 개막한 프로축구 K리그1이 17일과 18일 주중 경기를 통해 33라운드부터 펼쳐지는 스플릿 라운드를 포함해 전체 38라운드 중 정확히 절반인 19라운드까지 마쳤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토너먼트에 참가한 광주FC와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참가 중인 울산 HD의 일정 조정으로 각 팀의 경기 수가 제각각이었는데 이제는 모두 동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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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인턴기자 = 18일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 김천 상무의 K리그1 19라운드 경기에서 양 팀 선수가 경합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06.20 thswlgh50@newspim.com |
리그 절반을 소화한 현재 순위표를 살펴보면 시즌 전 예상과 제법 다르다.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를 겪은 전북 현대와 2022시즌 K리그1으로 승격해 줄곧 하위권을 맴돌던 대전하나시티즌이 2강 체제를 견고히 구축하고 있다. 전북은 15경기 무패를 달리며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중위권 싸움도 만만치 않다. 오히려 선두 경쟁보다 더 치열하다. 3위부터 10위까지 승점 차이가 단 7점에 불과하다. 김천 상무(3위), 울산(4위), 포항 스틸러스(5위)가 승점 29로 중위권 싸움에서 앞서있다. 다득점으로 김천이 세 팀 중 가장 앞서 있고, 울산은 포항과 득점이 같으나 득실 차에서 우위를 점했다.
김천은 군 팀 특성상 정기적으로 주축 선수가 빠지고, 새로 호흡을 맞추는 선수들이 채워지는 어수선한 분위기에도 올 시즌 굳건히 순위표 앞쪽을 지키고 있다. 김천은 3일 12명의 선수가 전역하면서 새롭게 조직력을 갖춰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지난주 주말 그라운드를 밟은 4월 입대 신병들이 훈련소 생활로 정상 체력이 아닌 상황에 좋은 모습을 보인 것은 고무적이다. 후반기에 이 선수들이 기존 선임병들의 공백을 얼마나 빠르게 채우는 지가 남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개막을 앞두고 2강 중 한 팀으로 꼽힌 '디펜딩 챔피언' 울산은 김판곤 감독이 젊은 피를 수혈하면서 세대교체를 노렸으나 예상보다 시행착오가 길어지면서 시즌 초반 흔들렸다. 김영권, 정우영 등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았으나 3연패 당시 보여준 강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클럽월드컵에서 주전 수비수 서명관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국제 무대 참가가 후반기 성적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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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포항스틸러스 선수들이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04.16 thswlgh50@newspim.com |
5위 포항은 시즌 초반 ACLE 리그 스테이지를 포함 4연패로 부진했다. 하지만 조상혁, 한현서 등 젊은 피들이 제 몫을 해주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애증의 공격수 조르지도 포지션을 변경하면서 부진에서 탈출했고 포항은 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17일 전역한 핵심 수비수 박승욱의 합류와 스페인에서 뛰던 유망주 박수빈까지 합류해 상위권 사수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6위 광주는 팀 내·외부적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도 이정효 감독의 전략가 면모가 두드러지며 파이널 A 범위 안에 간신히 머물러 있다. 직전 제주 SK 원정 승리로 5경기 만에 승전고를 울린 광주는 선수 보강이 시급한 상황에 재정 건전화 규정 위반으로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일각에서는 팀의 핵심 아사니를 매각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후반기가 시작되는 무더운 여름에 스쿼드가 얇은 선수단의 체력과 부상 관리가 가장 주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또 다른 2강 중 한 팀인 FC서울은 7위에 머물렀다. 전반기 때 아쉬움을 털어내야만 상위권 반등을 노릴 수 있다. 대부분의 경기에서 주도권을 갖고 상대 골문을 두드리나 결과는 가져오지 못했다. 무승부도 12개 팀 중 가장 많다. 빈공 문제가 가장 크다. 19경기에서 단 18골만 내주며 최소 실점 2위에 올랐으나 득점은 18골로 팀 득점 11위에 그치는 무딘 창이 발목을 잡고 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빈공 탈출을 위해 영입한 폴란드 출신의 스트라이커 클리말라가 해결사 본능을 보여주느냐가 후반기 반등의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외국인 공격수 둑스와 루카스의 부진 탈출과 창의적인 패스가 부족한 현 상황에 부상에서 회복해 본격적으로 훈련하고 있는 기성용의 합류 시점도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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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안양 마테우스(가운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올 시즌 승격팀 FC안양은 K리그1 첫 시즌임에도 경쟁력을 보이며 전반기를 8위로 마쳤다. 안양의 핵심 모따를 중심으로 야고, 마테우스가 공격을 이끄는 가운데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중원과 수비진 조합에 유병훈 감독이 큰 고민을 갖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여름 이적시장에서 국가대표 수비수 권경원 영입을 앞두고 있어 실점이 12개 팀 중 2번째로 많았던 팀에 큰 보탬이 될 예정이다. 파이널 A 범위 끝에 있는 광주와 단 3점 차에 불과하기에 안양은 후반기에 파이널 A 진입을 노린다.
9위 제주와 10위 강원은 후반기를 통해 반등에 나선다. 제주는 시즌 초반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으나 최근 후방의 안정감과 국내파 공격수들의 활약으로 직전 광주전 패배 전까지 5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며 전반기 막바지를 기분 좋게 보냈다. 10위 강원FC은 K리그1 경험이 있는 최전방 공격수 김건희와 군에서 전역한 김대원과 서민우를 중심으로 빈공 극복에 나섰다.
중위권이 촘촘하게 형성되어 있는 가운데 자칫 연승이나 연패를 거두면 단숨에 상위권으로 오르거나 혹은 강등권으로 빠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하위권으로 떨어진다면 다시 반등할 시간과 힘이 전반기에 비해 부족하다. 그래서 다가오는 주말부터 시작되는 리그 후반기 시작이 어떤 리그 경기보다 중요해진다.
thswlgh5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