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30일 기자회견…국정 비전·개혁 의지 강조
"검찰개혁·지역균형·대북대화"…국정 전방위 드라이브
"위대한 국민과 함께…1초를 천금같이 여기겠다"
"협치·개혁·균형발전…위기 넘을 국민 저력 믿는다"
[서울=뉴스핌] 박성준 신정인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어려움과 혼선이 많았지만 최선을 다해 왔다"며 향후 국정운영 구상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약 2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이 대통령은 민생경제 회복, 검찰개혁, 대북정책, 지역균형발전 등 광범위한 분야의 질문에 일일이 답하며 국정 비전을 설명했다.
◆"30일,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다"
이 대통령은 취임 한 달 소회를 묻는 첫 질문에 "사실 30일, 어떻게 지나가는지 잘 모르겠다. 하루하루가 아니라 일주일 단위로 시간이 간다"며 "금요일이 오면 주말에는 공관에 갇혀 있어야 하기에 마음이 쓰인다"고 말했다.
이어 "경호와 의전팀, 대통령실 직원, 경찰 등 수십 명, 어쩌면 100명 이상이 비상 대기를 한다. 눈치가 보여 주말에는 웬만하면 공관에 머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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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2025.07.03 photo@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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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류기찬 인턴기자 = 3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30일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2025.07.03 ryuchan0925@newspim.com |
이 대통령은 인수위 없이 정부를 출범시킨 점을 언급하며 "혼선과 어려움이 많았다"면서도 "그래도 할 건 좀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평가했다.
◆"주식시장, 3000포인트 넘어설 것 확신"
성과로는 주식시장 회복을 거론했다. 이 대통영은 "나라의 시스템이 정상화되는 것만으로도 주식시장은 3000포인트를 넘어설 거라고 확신했다. 정권 교체만으로 국민들이 미래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가지게 된 점이 참 다행이다"고 말했다.
최근 검찰과 고위직 인사를 둘러싼 논란과 협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이 대통령은 "우리의 색깔에 맞는, 편에 맞는 사람만 선택했으면 좀 더 편하고 속도도 나고 갈등도 줄었을 것"이라면서도 "나는 야당 대표도, 여당 대표도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를 대표하는 대통령의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직사회를 '로봇 태권V'에 비유하며 "공직자들은 국민이 선출한 대표의 의사에 따라 움직인다. 헤드에 철수가 타면 철수처럼 행동하고 영희가 타면 영희처럼 행동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최종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모두 배제하면 남는 게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시멘트, 자갈, 모래, 물을 섞어야 콘크리트가 된다. 시멘트만 잔뜩 모으면 시멘트 덩어리고, 모래만 모으면 모래더미가 된다. 차이는 불편한 것이지만 시너지의 원천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야당과의 협치 방식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대화할 생각이고 못 만날 이유도 없다. 공식·비공식 모임에서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싶다"고 답했다.
영수회담 정례화에 대해서는 "형식적일 수 있어 고민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노동시간 단축, 반드시 해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주4.5일제 도입에 대한 전망을 묻자 "저도 모르겠다"고 운을 뗐다. 그는 "우리 사회가 앞으로 노동시간 단축을 반드시 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많이 일하고 생산성은 떨어지고, 국제경쟁력은 점점 약화되는 방식을 지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강제로 법으로 일정 시점에 시행하는 것은 갈등과 대립이 너무 심해 불가능하다"며 "사회적 대화를 통해 점진적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대북정책 방향을 묻는 질문에는 접경지역 주민의 고통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분단으로 인한 피해가 정말 크다. 긴장이 격화되면 접경지 경제가 악화되고, 안전도 위협받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는 철저히 이성적·합리적·논리적으로 해야 한다"며 "대화를 전면 단절하는 건 정말 바보짓"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대북 방송 중단에 북한이 빠르게 호응한 사례를 언급하며 "하나씩 완화해 가야 한다. 전쟁 중에도 외교는 한다. 서로에게 득이 되는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화가 경제를 살리고, 경제가 평화를 강화하는 선순환을 복원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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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류기찬 인턴기자 = 3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30일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2025.07.03 ryuchan0925@newspim.com |
◆민생회복지원금, 추가 지급 계획은 없어
민생회복지원금 효과 관련해서는 "소득 지원과 재분배 효과가 확실하게 크다. 엄청난 부자에게 15만 원은 큰돈이 아니지만, 당장 떼거리가 불안한 사람에게는 50만 원이 정말 큰돈"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정육점, 식당이 이번에 장사가 잘 될 거라는 예측도 있다. 소고기 한번 사먹자는 쪽지를 받았다"며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먹는 문제로 이렇게 애달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가 지급 계획에 대해서는 "지금은 계획이 없다. 그러나 세상 일이 꼭 계획대로만 되지는 않는다"고 여지를 남겼다.
광역화 전략이 기초지자체의 소멸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어려운 정책 과제"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전 세계적 추세는 지방에서 수도권, 뉴욕으로 간다. 이 추세를 없앨 수는 없지만 과도한 불균형 문제는 지속적 발전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정부의 핵심 과제 중 하나가 지역균형발전"이라며 "예산과 정책에 '가중치 표'를 도입해 지방에 더 많은 배려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예산 배정, 교부세 산정에 곱하기 개념을 적용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며 "신도시는 이미 결정된 건 진행하되 새로운 신도시는 지방 균형발전 관점에서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수사·기소권 분리 이견 없다. 얼개를 추석 전 만드는 것 가능"
검찰개혁 일정과 기조에 대해서는 "기소를 목표로 수사하는 나쁜 사례가 더 심화됐다"며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에는 이견이 없다"고 했다. 이어 "제도 자체의 얼개를 추석 전까지 만드는 것은 가능할 수 있다. 완벽하게 정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국회가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통상 관세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매우 쉽지 않다. 8일까지 끝낼 수 있을지 확언하기 어렵다. 최선을 다해 쌍방이 호혜적인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우리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과거사 문제와 협력 문제를 뒤섞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셔틀외교 복원을 내가 먼저 제안했다. 일본 납치자 문제 해결 노력에 공감하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의료계 집단행동 해법에 대해선 "전 정부의 억지스러운 정책이 문제를 악화시켰다. 불신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신뢰를 회복하고 대화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며 "복지부 장관이 빨리 임명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여당 다수 의석과 권력 견제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이건 국민의 선택"이라며 "내년에 지방선거, 3년 후 총선 등 평가가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권력은 견제받아야 한다. 특별감찰관 임명도 요청했다"고 밝혔다.
◆"기존 계획돈 신도시는 속도, 대출 규제는 맛보기 정도"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기존 계획된 신도시는 속도를 내겠다"며 "대출 규제는 맛보기 정도다. 수요 억제책과 공급책이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고 했다.
또한 "부동산보다는 금융시장으로 옮기는 것이 낫다. 지방 균형발전으로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우리 국민들은 위대한 국민들"이라며 "국가적 위기 때마다 그 저력을 발휘해 이겨냈다"고 밝혔다.
그는 "1초를 천금같이 여기고, 대통령이 한 시간, 국가 공무원의 한 시간은 52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park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