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보름 넘게 혁신안 결과 無
전한길 특검 여파에 지지율까지↓
"당에서 혁신할 준비 안 돼있어"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인적 쇄신'을 앞세우며 호기롭게 출발한 국민의힘 혁신위가 점점 동력을 잃고 있다. 전한길 입당 여파에 3대 특검의 압수수색까지 이어지면서 혁신안의 존재감은 점점 사라지는 모양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희숙 혁신위는 출범한지 보름이 지났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23일 우여곡절 끝에 오전, 오후 한 차례씩 의원총회를 열고 혁신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뚜렷한 결론 없이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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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미소짓고 있다. 2025.07.09 pangbin@newspim.com |
혁신위 측에선 '지도부와 꾸준히 소통은 하고 있다'는 입장이나, 당내에선 '혁신위는 사실상 끝났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혁신하려면 인적 청산이 먼저인데, 지금 당이 그걸 할 수 있는 구조나 시기가 아니다"라며 "사실 인적 청산은 총선을 앞두고 청산 대상들도 모르는 사이에 전광석화처럼 해버려야 하는데 이미 소문만 퍼지고 (논의는) 쏙 들어갔다"고 말했다.
최근 국민의힘 친윤석열계 의원들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차례로 이어지면서, 당 일각에선 "윤희숙 아닌 조은석(내란특검팀 특별검사)의 당 인적 쇄신이 더 빠르겠다"며 '조은석 혁신위원장'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에 앞장서 온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씨의 입당 여파도 여전하다. 서울시당 윤리위원회가 징계 여부 논의에 나섰으나, 당권 주자로 나선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장동혁 의원 등이 두둔하는 입장을 내며 당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 지지율은 또다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도는 직전 조사보다 2%포인트 하락한 17%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에서 혁신안을 받을 의지 자체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뉴스핌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혁신) 방법을 모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5대 혁신안을 내놨고 윤희숙 혁신위원장도 다양한 메시지를 냈다"며 "문제는 당에서 (혁신안을) 받을 마음의 준비가 돼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의원들은) 본인 선거가 오래 남았으니 마음이 급하지 않은 거다. 아직 위기의식이 크지 않다고 보인다"고 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내에서 혁신을 원하는 사람들은 극소수고 다수는 지금 이대로 가길 원하는 것"이라며 "당 소장파나 당원들도 침묵하면서 당이 점점 '극우의 늪'으로 빠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평론가는 "남은 변수는 당원들이 당 지도부와 당권파들의 극단적 이기주의에 휘둘릴 것인가, 저항할 것인가의 싸움"이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